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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Paws), 팝보다 펑크

퍼즈(Paws) - 〈No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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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편한 선율과 압축적인 구성. 밴드는 로파이가 갖는 미완의 미학과 펑크의 DIY 정신이 맞물린 이전 작품들을 계승하면서도 수용층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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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Cokefloat!><Youth Culture Forever>에서 보여준 로파이(lo-fi) 사운드에 대한 집착과 노이즈를 한껏 머금은 펑크는 영미 인디록 씬의 아티스트들과 궤를 같이했다. 1집의 「Bloodline」는 라몬스로 대표되는 70년대 펑크록을 재현했고 이들의 음악은 2집에서 하드코어 펑크로의 접근을 시도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밴드는 캐치한 멜로디에 펑크를 끼얹은 음반을 내놓는다. 「Complete Contemp」의 중독적인 기타리프와 명확한 훅이 존재하는 「Impermanent」, 「Clarity」. 프로듀싱을 맡은 블링크-182의 멤버 마크 호퍼스의 입김이 작용한걸까. 그 중에서 「No grace」는 발군이다. 팝에 근거한 전개방식과 곡조는 개러지 펑크라는 수단을 거친다. 팝과 펑크의 밀도를 적절히 유지해내는 능력은 「Empire state」의 변칙성과 함께 흔한 팝펑크 앨범으로 치부되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하는 듯하다.


25분 남짓의 짧은 러닝타임은 강렬하고 빠르게 머릿속을 뒤흔든다. 듣기 편한 선율과 압축적인 구성. 밴드는 로파이가 갖는 미완의 미학과 펑크의 DIY 정신이 맞물린 이전 작품들을 계승하면서도 수용층을 넓혔다. 마크의 터치가 이들의 음악에 대중성을 부여했지만 ‘팝’펑크가 아닌 팝’펑크’로 정체성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은 퍼즈(Paws)자신들의 의지가 아닐까. 간만에 괜찮은 앨범이 나왔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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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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