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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실력은 뛰어나지만 불친절한 듀오

XXX 〈KY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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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야의 래핑과 FRNK의 메인 비트가 교차하는 「승무원」을 제외하곤, 뛰어난 실력자인 두 멤버의 합은 그다지 조화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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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는 이센스의 〈The Anecdote〉에서 유일한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래퍼 김심야(Kim Ximya)와 에프엑스의 「4 walls」의 리믹스를 제작해 주목을 받은 프로듀서 FRNK로 구성된 듀오이다. 이들은 음반이 발매되기도 전,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에서 인기 있는 라디오 스테이션 중 하나인 비트원 라디오(Beat 1 Radio)와 패션 브랜드이자 트렌디한 전자 음악을 다루는 레이블인 메종 키츠네(Maison Kitsune) 등 여러 해외 매체에서 먼저 관심을 받아 신인답지 않은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총 7곡으로 구성된 첫 EP 〈KYOMI〉에서 먼저 돋보이는 건 FRNK의 프로듀싱이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음반의 사운드는 퓨처 하우스와 덥스텝 등 EDM의 세부 장르들과 맞닿아있다. 이러한 장르들의 뒤섞임 잦은 변주는 난해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양한 소리들과 각기 다른 비트들이 등장하는 「Liquor」와 미국의 익스페리멘탈 힙합 그룹, 데스 그립스(Death Grips)의 질주가 연상되는 「우물정자」의 후반부는 음반이 그리 쉽지 않음을 나타내는 트랙이다.

 

타이트하고 날카로운 김심야의 래핑 또한 즐길 거리 중 하나. 남녀관의 관계를 동물의 교미에 빗댄 콘셉트 아래, 재치 있게 풀어낸 몇몇 가사는 흥미롭다. 그러나 영어 가사의 무분별한 사용 탓에 의미 없이 흩어지는 여러 어구들과 매끄럽지 못한 문맥, 불투명한 주제는 감상에 방해가 된다.

 

김심야의 래핑과 FRNK의 메인 비트가 교차하는 「승무원」을 제외하곤, 뛰어난 실력자인 두 멤버의 합은 그다지 조화롭지 않다. 자극적이고 과시적인 프로듀싱은 가사의 딜리버리를 방해하고 중심을 잡는 훅 또한 전무하여 대부분의 트랙이 모호하고 불친절하다. 〈KYOMI〉는 호기롭게 등장한 듀오의 확실한 인상만 심어줄 뿐, 그 이상은 없다.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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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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