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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움의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역사적 인물들의 차가움 원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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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은 특유의 물샐틈없는 논리로 여러 시대에 걸쳐 내려왔던 '차가움의 원인'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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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보일(Robert Boyle, 1627-1691)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차가움의 궁극적인 원인은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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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은 황금처럼 건조한 물질도 차가울 수 있다고 반박했고, 깊은 물에서 얼음은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에서부터 언다고 지적했다. 물이 차가움의 궁극적인 원인이라면, 물이 깊은 곳에서부터 얼어야 하지 않겠는가?

 

보일의 영감의 원천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차가움의 원천이 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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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일은 그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고, 그보다 앞서 똑같은 견해를 주장한 1세기의 학자 플루타르크Plutarch를 표적으로 삼았다. 지구는 표면에서 가장 차갑고 내려갈수록 따뜻해지므로, 분명히 지구의 중심부가 뜨겁다고 보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공기가 차가움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철학자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도 이 견해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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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는 보일에게 천적 같은 존재였다. 보일은 이미 공기가 차가움을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을 직접 보였다. 물이 담긴 플라스크에서 공기를 빼낸 다음에, 물을 얼려본 것이다. 보일은 홉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홉스는 차가움이 바람에 의해 운반된다고 보았다. 보일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플라스크에 넣고 공기를 뺐다. 동물은 질식해서 죽었지만, 보일의 목적은 동물을 바람으로부터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다음에 플라스크 속에서 꽁꽁 언 동물을 밖으로 꺼냈다. 홉스의 생각이 확실히 틀렸음이 드러났다.


보일은 네 번째 차가움의 원인도 공격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가상디Pierre Gassendi는 초석이 차가움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했고, 이것 때문에 초석이 얼음이 잘 얼게 하는 데 유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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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은 가상디의 아이디어를 거부했는데, 그 이유는 그의 발견에는 실험적 고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금과 알코올도 눈과 섞었을 때 초석과 비슷한 냉각 효과가 있는데, 어떻게 초석만 차가움의 원천이 될 수 있는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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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은 어떤 차가움의 원천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얼음은 물의 입자들이 용수철처럼 작용해서 팽창한 것이며, 이 과정은 모든 물질에서 동일하다고 보았다. 사실 물만이 얼면서 팽창하는 유일한 물질이며, 다른 모든 물질들은 얼 때 수축한다. 보일은 이런 사실을 몰랐지만, 우리는 그를 용서할 수 있다.

 

보일은 과학적인 관점에서 차가움을 이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차가움은 물질을 분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혼합물에서 물은 얼지만 기름과 알코올은 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기름과 알코올이 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국의 겨울은 춥지 않아서 보일은 이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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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자기가 가진 온도경의 부정확함을 한탄했다.
그는 여러 가지 혼합물이 얼 때의 차가운 정도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동료들에게 강조했다.

 

※ '온도경'은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의 차이만 보여주는 초보 단계의 발명품으로 온도계와 구분하여 온도경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표준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가 무게, 크기, 시간의 표준을 정했듯이,
특정한 차가움의 표준을 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더 좋은 장비가 필요했다.
그것은 온도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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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탄생톰 잭슨 저/김희봉 역 | MID 엠아이디
이 책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차가움을 꿈꾸며 ‘차가움의 궁극적인 원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한 덩이 얼음을 얼리기 위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라셀수스, 베이컨, 보일, 라부아지에, 돌턴, 아보가드로 등 근엄한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물질의 본질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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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톰 잭슨

영국 브리스톨에 살고 있는 톰 잭슨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과학과 기술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을 즐긴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들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과 기술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발굴했다. 동물원 사육사, 여행작가, 들소 사냥꾼, 문서 정리원 등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과학을 배우고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창조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냉장고의 탄생

<톰 잭슨> 저/<김희봉> 역14,400원(10% + 5%)

차가움을 꿈꾸는 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냉장고의 탄생』은 고대 수메르 문명에서부터 현대를 지나 미래까지 냉장고의 발자취를 추적하고 가늠한다. 이 책은 냉장고의 역사에 관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보여준다.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은 가지고 있던 물질과 자연, 그리고 세계에 대한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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