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마음은 고장난 기계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아프다’라고 하면 의사들은 사람을 마치 고장 난 기계 취급을 해요. 왜냐하면 인간의 병을 고친다는 것은 신체가 고장 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고쳐야(fix)한다’는 거예요.
글 : 채널예스 사진 : 출판사 제공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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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계의 셜록 홈즈, 황상민 박사. 그는 지난 10년 동안의 연구와 상담 결과, 자신의 삶에서 경험을 통해 얻은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마음 읽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마음 읽기』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저자는 ‘나의 진정한 마음을 아는 것’으로써 살면서 수시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은 더욱더 어려운 것이다. 『마음 읽기』는 이러한 모든 삶의 문제의 근원인 마음의 민낯을 보게 하여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저자 황상민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외부겸직 위반 사유 등으로 해임되었다. 한국 사회의 정체성과 마케팅 소비 심리 및 트렌드 분석, 심리 상담과 코칭을 하는 연구법인 위즈덤센터에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마음 읽기』 출간은 이전에 다른 책들과 감회가 많이 다르실 것 같아요.

 

사실 『마음 읽기』 원고는 작년 연말에 거의 끝냈는데, 연초에 큰일이 발생했네요. 그러면서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 그만큼 쏟지 못했어요.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마음이 좀 남아요. 그리고 『마음 읽기』 이전에 출간한 책들은 제가 연구하고 사례 분석한 것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내 연구의 결과물이다’라는 생각이 더 많았어요. 그런데 『마음읽기』 는 이전의 책들과 형식을 많이 다르게 해서 에세이 느낌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물론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앞으로 ‘내 삶에 있어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것처럼 연구를 할 수 있을까’에서부터 ‘앞으로는 책을 못 쓰게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까지 참 여러 가지 것들이 머릿속에 가득했지요.

 

근황은 어떠신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지 참 난감해요. ‘상대방이 무슨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거지?’라는 나름의 추측도 하게 되고요.

 

저는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라는 팟캐스트도 있고 안식년을 덤으로 얻었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지금까지 안식년을 두 번을 가졌는데 그 두 번 다 쉬거나 논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제 개인적으로는 그때 온전한 안식년을 보냈다고는 할 수 없어요. 언제나 연구하는 일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았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번엔 안식년을 지내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는 마음은 맞는 것 같아요.

 

이번 책에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누군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 아픈 사람이 없다”가 핵심 메시지라고 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다른 심리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일반적이고 상식적으로 가지는 생각이 ‘알고 보면 다 사연이 있다’ ‘알고 보면 다 마음이 아프다’라는 것이에요.

 

『마음 읽기』에서 보면 ‘아픈 마음이란 고장 난 기계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보통 사람들이 ‘아프다’라고 하면 의사들은 사람을 마치 고장 난 기계 취급을 해요. 왜냐하면 인간의 병을 고친다는 것은 신체가 고장 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고쳐야(fix)한다’는 거예요. 그건 고장 난 기계의 부품을 교환하거나, 윤활류를 바르거나 하는 등의 방법과 마찬가지 의미지요.

 

하지만 WPI는 마음의 MRI를 찍듯 접근해요. 그리고 사람마다 같은 상황에서도 각기 다른 행동의 양태를 보이고 성격이나 심리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하죠. 만약 사람에 따라 본인 나름의 안정을 추구하고 싶으면 안정을 추구할 수도 있고, 안정보다는 불안정을 추구할 수도 있어요. 여기에서 모든 사람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리얼리스트적인 사고라는 거죠. 아이디얼리스트는 안정된 상태에 대해서 만족할 수도 있지만, 결코 그 안전 자체를 지향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러한 측면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다르다라는 것 자체가 어떤 하나의 전형적인 틀에 맞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핵심이지요.

 

유재석을 비롯해서 유명한 사람들을 분석한 내용들이 특히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특별히 그분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유재석 씨를 포함한 다섯 분을 선택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가장 대표적인 연예인이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이해하기 가장 쉽고 친근한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보통 우리가 자기계발과 관련한 책들을 보면 “반드시 이래야 한다”라는 당위성이나 규범 같은 이상적인 인성의 모델을 제시하잖아요. 그러고는 그걸 따라야지만 제대로 된 사람이 될 것처럼 이야기하고요. 그런데 『마음 읽기』에서는 그런 틀에서 자유로워져야만 하는 이유를 잘나가거나 유명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서 보여 주려고 했어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보여 주면서 특정한 “틀” 때문에 그 사람이 유명해지거나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래야지만 성공한다”가 아니라 한 특성이라도 어떤 상황에 있을 때에는 상당히 찌질해 보이지만, 어떤 수련 과정을 거쳐서 남들이 상당히 부러워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이것이 단순히 그 사람이 가진 특성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타이밍에 어떤 환경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바뀔 수 있다라는 측면을 알려 줬을 때, 각자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성향에 대해서 과도하게 기대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자기의 삶에 있어서 한계를 너무 설정한다든지 하는 등의 일은 안 할거라는 거죠. 결국에 사람이 특정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책에서 무명의 일반 사람을 언급했다면 단편적으로 판단하고 쉽게 단정을 지어 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잘 아는 유명인을 하면 ‘와, 유재석은 잘나가는 이유가 말발 때문이 아니었구나. 내가 그냥 봤을 때 조금 별로 뭐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리얼리스트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때그때 맞춰서 사는 리얼리스트는 별로 성공할 가능성이 없고,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만 뚜렷하게 자기 삶을 멋있게 만들어 갈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유재석이 리얼리스트라고 한다면 기존에 ‘성공하고 잘난 사람들에 대한 거대한 환상’을 깨고 자신이 어떤 유형이냐가 성공적인 인생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요소이거나 걸림돌이 아니라는 희망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 마음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라는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사실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진짜 나 사이의 괴리가 분명히 존재하고, 내 모습이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다른 데에서 오는 고통이 있을 텐데요. 이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요?

 

물론 본인이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실제 내 모습과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 괴리가 있을 때 고통스럽긴 하지만, 이걸 알게 될 때에는 ‘아, 내가 지금 삽질하고 있구나’를 알게 되어서 삶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의 계기나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현실의 나의 모습과 내가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나의 모습이 차이가 날 때에는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리얼리스트적인 사고랍니다. 왜냐하면 ‘이상적인 나의 모습은 규범적이고 당위적이고 마땅히 이래야 된다’라고 믿는 정답과 같은 것인데, 현실의 내 모습은 그렇지 않다면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고통스러울 것이라 믿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상적인 자신과 실제 자신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이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우선 자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질문을 잘못 던지셨으니 다시 질문을 하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 중 많은 수가 자신을 숨기고 살고 있고, 실질적으로 자기 마음이 닿는 대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환경에서 오는 압박감도 그만큼 크고요. 위로와 위안을 받기보다는 자신을 먼저 아는 게 우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으로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번 질문은 리얼리스트의 마음을 또 표현하는 거예요. 자기를 알게 되면 본인이 원하는 행복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정말 행복한 인생하고 행복한 인생과 조금 행복한 인생하고 차이가 있나요? 이것도 리얼리스트적인 절대적이고 아주 분명하고 당위적인 이런 행복이라는 것이 어디엔가 저쪽에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자세예요. '사람들마다 행복이 다를 수 있다'라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앎에도 불구하고 또 이런 질문으로 확인을 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질문들은 '마음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호기심도 있고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는 거예요. 하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은 '예, 그렇습니다.' 입니다.

 

앞으로 박사님께서 더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싶으신 인물이나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싶은 인물은 사실 특별히 더 없어요. 그다음에 주제가 있다면 내년 대선까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오는 정치인들 모두 다 WPI로 분석해서 그들의 마음 그대로를 알려 주고 싶어요. 그것이 지금 제가 시작을 한 일입니다. 그래서 안철수를 했고 반기문 총장을 했고, 앞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국민의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박지원 씨를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씨와 그 유승민 씨도 포함되어 있어요. 그런 식으로 이제 한 사람씩 한 사람씩 매주 분석하다 보면 1년이 가겠죠. 그리고 이제 내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그들 중에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이 나라는 어떻게 되고 국민들은 어떤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인가, 어떤 이슈들이 부각이 될 것인가 그 마음을 읽어 주는 거죠.

 

재미있잖아요. 괜히 대학교수일 때는 눈치 보느라고 못 했던 일을 프리랜서로 사니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도요. 교수 시절에는 속 시원히 밝히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에는 자유롭게 해보려고 해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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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기황상민 저 | 넥서스BOOKS
그동안 한국인 특성에 맞는 성격 유형 분석과 마음의 민낯 보기에 집중해 온 황상민 박사의 《마음 읽기》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황 박사는 이에 대해 ‘나의 진정한 마음을 아는 것’으로써 살면서 수시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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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세종대 교육학과 연세대 심리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과 그와 관련된 한국인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왔다. 그의 연구 결과는 2000년 출간된 『인터넷세계의 인간심리와 행동: 사이버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를 시작으로, 『한국인의 심리코드』, 『독립연습』, 『짝, 사랑』, 『나란 인간』, 『대통령과 루이비통』,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 만들어지는 병, 조현병』 등 수십 권의 저서와 백 편 이상의 논문과 학회 발표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30년 이상 이어온 ‘한국인의 심리’에 대한 탐구 결과를 토대로, 개개인이 자신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WPI(Whang’s Personal Identity) 검사를 개발했다. 이와 더불어 ‘마음의 MRI’ 검사들을 개발해 누구나 각자 다양한 삶의 문제나 이슈와 관련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자기 삶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 각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각자 갖게 되는 자기 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이 심리검사들을 활용해 각 사람들이 자기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심리상담 모델’을 고안했다.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던 2015년, 황상민 박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중들에게 우매한 지도자인 ‘혼군’이며 누군가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임을 확인하는 연구 결과를 『신동아』지와 한국심리학회에 발표하게 된다. 당시, 연세대 총장 정갑영 씨는 이런 황 박사의 연구활동에 대해, 자신의 임기 마지막 날에 ‘겸직 금지 위반’이라는 구실로 테뉴어(종신) 교수인 그를 해임 시키고 만다. 이후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되고, 2017년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의 직에서 파면된다. 그녀의 ‘혼군’과 ‘꼭두각시’ 이미지는 그녀의 실체로 확인되었다. 이후, 황 교수는 개인의 마음의 아픔을 읽어주는 심리상담사로 변신하면서, 자신의 연구주제를 ‘마음의 아픔’으로 바꾸게 된다. 황 박사가 상담실에서 접하게 된 많은 사람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마음의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내담자를 통해 그는 현대의학에서 ‘마음의 아픔’을 마치 제거해야 하는 질병처럼 취급하고, 이것을 몸에 작용하는 약물로 대응하는 현상에 관심을 두게 된다. 왜냐하면 누구나 가지는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정신병’이라 규정하고, 또 약물로 신체를 억압, 통제, 관리하는 일이 아주 ‘신기하고 놀라운 상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음의 아픔을 겪는 심리상담 내담자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에게 정신과 의사들은 마치 동화 속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옷’을 파는 옷 장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진정시키고 마비시키는 약을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는 약으로 포장하여 그들을 약물 중독 상태로 살게 하는 사례들이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대와 달리,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마음의 아픔을 살펴보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단지, 일방적으로 ‘정신과 약’으로 마음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행동을 진정시키고 몸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천천히 고사시켜 나가게 하고 있었다. 단군 이래 최대의 번영을 누리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대중들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보는 사람들처럼, ‘정신과 약’이 마음의 아픔을 회복시키고 치료한다고 믿는 상황이다. 몸을 진정 또는 마비시키는 약물이 ‘마음의 아픔’을 치료한다고 믿게 된 것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린 채, 마음의 아픔을 ‘정신병’으로 믿게 된 결과이다. 현대 정신의학이 도입한 약물 치료법은 환자의 마음이 아닌 단지 몸에 작용할 뿐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상담실의 내담자를 통해 황 박사는 더 잘 파악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마음의 아픔’에 적절한 해법을 찾으려 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적응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등교를 하게 만들기 위해’ ‘정신과 약’을 투여하게 하는 교육 정책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학교생활과 적응의 어려움에 교육의 방법이 아닌, 정신의학의 치료법을 당연하게 도입한 비현실적 교육 정책의 결과가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로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국민 정신건강과 마음 치유’에 관한 정부 대책들이 역설적으로 더 높은 자살률과 학교 적응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목격하면서 그는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자기 마음 찾기 라이브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에 출간된 『92년생 김지영, 정신과 약으로 날려버린 마음, WPI 심리상담으로 되찾다』라는 책은 자기 마음을 읽고, ‘정신과 약’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된 한 아이 엄마의 심리치료 다큐 소설이자, 현대 정신의학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아픔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소심한 고발서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학자의 소명으로 그는 오늘도 ‘마음 읽기’를 통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정신과 약’으로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자식 세대까지도 약물 중독 상황을 너무나 당연하게 만들어가는 어이없는 현실에 대한 각자 나름의 해법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으로 그는 오늘도 누구나 자기 마음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또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심리상담과 마음 읽기에 대한 교육과 연구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