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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7월 1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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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동물학자가 관찰한 늙은 동물들의 세계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 15년 동안의 외식업계 컨설팅 노하우가 집약된 『장사는 전략이다』, 노희경 작가의 언어가 소설로 옮겨 온 『디어 마이 프렌즈』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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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
앤 이니스 대그 저/노승영 역 | 시대의창

진화적 측면에서 번식에 초점을 맞추는 동물학은 '누가 가장 건강한 새끼를 낳는가?', '어떤 형질을 가진 개체가 새끼를 더 많이 낳는가?' 같은 문제에만 주목할 뿐, '번식하지 않는 동물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번식이 끝난 늙은 동물은 살아남아 후손의 식량을 축내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편이 더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하지만 많은 동물이 늙어서도 살아가는 것을 보면 여기에는 무언가 진화적 이유가 있음이 틀림없다. 늙은 개코원숭이 수컷은 보초 노릇을 하고, 늙은 수컷 늑대는 호전적인 젊은 수컷 두 마리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늙은 범고래는 어미가 사냥을 나가면 대신 새끼를 돌보는 보모 노릇도 한다. 다채로운 동물들의 사연을 읽고 있자면 옮긴이의 말처럼 '동물이 오히려 인간보다 슬기롭게 노년을 헤쳐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장사는 전략이다
김유진 저 | 쌤앤파커스

저자는 국내 최초의 외식업 매니저이자 푸드 칼럼니스트로 25년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15년간 외식업체 컨설팅으로 성공시킨 레스토랑만 300곳이 넘고, 300만에 달하는 외식업계 종사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 '장사의 神'으로 불린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고, 두 집 건너 한 집이 밥집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계속되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식당이 부지기수. 아무리 맛있는 비장의 메뉴를 보유한 집도, 아무리 목 좋고 기발한 서비스로 소문 난 집도, '전략' 없는 장사는 모래 위에 지은 성에 불과하다. 이제까지 전국 유명 '맛집' 사장님들과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초대박을 터뜨린 식당들이 배워간 성공 전략이 총망라된 책이다.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장점과 비기(秘技)에 '전략'을 더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노하우를 제공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 1
노희경 원저 | 북로그컴퍼니

2, 30대의 달달한 로맨스도 아니고, 결혼과 유산을 둘러싼 막장 스토리도 아닌, 일흔 전후의 노인네들 이야기인 동명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노희경 작가의 언어 그대로 소설이 되어 나왔다. 작가인 완이가 엄마와 꼰대 친구들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과 관찰자적 시점을 오가며 솔직하게 묘사해 읽는 재미를 높임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사연과 심리 등을 더욱 깊게 파고들어간다. 노희경 작가가 불러낸 늙은이들은 "내 인생은 내가 주연"이고 병원이나 요양원에 갇혀 죽느니 "새처럼 훨훨 날다 길 위에서 죽겠다"고 선언한다. "흑맥주 한 병 자유롭게 마시고 싶다"며 집을 뛰쳐나온다. 이 노인들의 이야기가 비단 그들 세대에만 통하는 게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도 뜨거운 감동을 주는 것은 작가의 말처럼 그들의 길이 바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칼과 입술
윤대녕 저 | 마음산책

세태가 변하고 취향이 변하는 가운데서도 음식과 맛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오래도록 기억된다. 그 맛이 우리를 키웠고 살게 했던 힘이었기에 그러하다. 하물며 작가가 음미하는 맛의 멋은 변치 않는 고도의 미감을 선물한다. 끊임없이 회자되어오던 윤대녕의 맛 산문집 『어머니의 수저』를 출간 10년 기념 특별한 산문집으로 다시 펴냈다. 열 가지 맛의 기억 사전 형식을 빌려 우리나라 음식의 기본이라 할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장아찌, 젓갈부터 소, 돼지, 닭 그리고 갖가지 생선, 술, 제주도와 섬진강의 먹을거리 등을 정갈하고도 맛깔나게 써내려갔다. 사람은 태어난 곳으로부터 사방 십리의 음식을 먹고 살아야 무병하다는 작가의 말처럼, 결국 돌아올 곳, 화해할 곳은 지난날의 음식, 시간, 사람임을 깨달은 기록이다.

 

 

눌변
김찬호 저 | 문학과지성사

미디어의 혁신 속에서 소통의 회로는 날로 팽창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의 친구들은 날로 늘어나고 지구 정반대편의 친구들과도 친구를 맺지만, 정작 중대한 곤경에 처했을 때 손을 뻗칠 사람은 없는 경우가 많다. 가히 '연결의 과잉, 관계의 결핍' 시대다. 이 책은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 거기에 내재한 살풍경한 언어 세태를 통해 개개인으로 파편화되어 빠르게 소멸되어가는 '사회'의 부재를 드러내며, 그 복원과 생성 문제를 고민한다. 인간의 삶은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사회적 공간 안에서 온전하게 영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경제적인 계산을 넘어 사회적인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때 그 해결책과 협의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새삼 서툴고 어눌한 '눌변'의 가치가 필요한 까닭이다. 저자는 '눌변'의 의미를 말재주가 없는 것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판단에 신중을 기하고 실행에 옮기기 전에 숙고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한다.

 

 

파인더스 키퍼스
스티븐 킹 저/이은선 저 | 황금가지

그간 장르에 관계없이 왕따, 가정폭력, 남녀차별, 빈부격차 등 미국 사회가 가진 다양한 문제점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왔던 스티븐 킹은 이번 책에서도 2008년 세계경제 위기를 무대로 중산층 가정의 몰락 위기를 소재로 한다. 부동산 중개업자로서 입지를 쌓아가던 한 가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을 거쳐 실업자로 전락하고, 테러 사건으로 인해 장애까지 얻게 되자 가정의 해체를 목전에 두게 된다. 작가는 당시 순식간에 빈곤층으로 전락한 미국 가정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듯 세심하게 묘사하는 한편, 그 과정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모습과 심리를 밀도있게 그려내기도 한다. 미저리』의 팬들에게 큰 선물이라는 언론사 서평처럼, 노(老)작가와 『미저리』 속 애니의 광기와 꼭 닮은 팬의 만남으로 시작한 줄거리는 숨 막히는 긴장감을 연출한다.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채상욱 저 | 헤리티지

현직 금융권의 주택부동산 애널리스트가 한국 부동산을 근본부터 뒤흔들 변화를 말한다. 금융투자업계에는 작년 말부터 집합투자기구를 만들어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으로부터 주택을 2,000호~3,000호씩 구매하고 있다. 주택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역시 조 단위로 구성된 펀드 등에 거리낌 없이 주택들을 팔고 있다. 조합들이 팔겠다는 물량이 너무 많아서 집합투자기구의 설립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급작스러운 변화는 2015년 말 시행된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등장한 후부터다. 언론에서는 간단히 '뉴스테이법'이라고 부른다. 현재 집주인, 전ㆍ월세 세입자, 무주택자들은 특별히 촉각을 곤두세울 사안이다. 공공분양은 물론 일반분양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임대주택시장에서 현재의 개인 임대사업자, 전ㆍ월세 세입자, 그리고 무주택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는 집을 살 기회는 앞으로 5년이 마지막이고, 월세를 받아왔던 개인 임대업자들의 시대도 그때 끝난다는 커다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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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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