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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혼자 살아내기

6월 5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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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의 삶을 통한 시대의 고찰 『혼자 살아가기』, 최승자 시인의 신간 『빈 배처럼 텅 비어』, 1만 시간을 연습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신화 『1만 시간의 재발견』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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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가기
송제숙 저/황성원 역 | 동녘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청년, 특히 비혼 여성들의 삶을 통해 한국사회의 틈새를 짚어낸다. '비혼'은 미혼을 대체하는 익숙한 단어가 됐지만 여전히 비혼 여성이 혼자 살아가려면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가족과 주변인은 결혼을 정상적인 인생경로로 생각하며,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흔히 흠이 있는 상태로 판단한다. 혼자 살게 된 이후에도 비혼 여성은 남자 신발을 구해 현관에 둔다거나 하며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또한 재정적 불안으로 집을 구할 때 필요한 큰 목돈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독특한 주거금융 시스템인 전세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 자본주의의 획일화된 삶의 양식에서 벗어난 삶이 어떻게 유연한 노동과 결합하게 되는지, 정치적으로는 좌파/진보적이면서도 기존의 운동권의 정서와는 달리 개인적 자유를 중시하는 새로운 주체들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비혼여성을 중심으로 흥미롭게 성찰하는 책.

 

 

빈 배처럼 텅 비어
최승자 저 | 문학과지성사

「이 시대의 사랑」 이 80,90년대를 풍미한 이후로 오랜 침묵이 있었다. 『쓸쓸해서 머나먼』(2010) 이후로 6년 만이다. "병든 세계에서 병이 들어 하릴없이 살아 있는 자가, 살아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기 쉽지 않은 자가 여전히 시를 써서 생존을 증명하고 있다. 살아 있기 때문에 가까스로 새로이 시를 쓴다."(김소연)는 말처럼, 오래된 병환은 그를 오랫동안 보지 못하게 한 동시에 여전히 그를 시에 붙잡히게 했다. 시작(詩作) 투병의 방식인 것처럼, 독자들도 시를 읽는 행위로 시대의 병을 직시하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1만 시간의 재발견
안데르스 에릭슨,로버트 풀 공저/강혜정 역 | 비즈니스북스

90년대 초반,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자기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연구하며 그들의 놀라운 성공 뒤에는 타고난 재능이 아닌 아주 오랜 기간의 노력이 있었다는 논지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의 내용은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이름을 달고 한국에 소개되었다. 이 법칙은 마치 '성공'을 위한 절대명제처럼 굳어지며 책과 미디어 등에서 회자됐고, 어디에서나 통하는 마법의 주문처럼 사람들을 통해 전파되었다. 이 책은 '1만 시간' 연구의 창시자인 저자의 국내 첫 출간작으로,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인간의 적응력과 성취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저 | 한겨레출판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의 하나인 '헬조선'이 '헬한국'이 아닌 이유는 조선 때와 같은 신분세습 사회가 된 것 아니냐는 통찰이 깔려 있을 것이다. 아무리 '노오력'해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오늘날 우리 사회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정서다. '헬조선'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럼에도 조선시대와 같이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하여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제목에서처럼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자본의 탐욕을 견제하고 사회 약자를 보호하지 않고 스스로 기업화되어 자본의 이익 보호에 집중하고 사회 약자의 연대는 막아선다는 논지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이라는 수식어답게 유려한 한국어와 번뜩이는 통찰이 눈부시다.

 

 

경제학의 배신
최현진 저 | 중앙경제평론사

가격과 가치에 만능에 가까운 위치를 부여한 정통 경제학 이론과 맹목적인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결함을 낱낱이 파헤친다.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경제 붕괴의 혼돈 속으로 들어가, 그 과정과 원인을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왜 실질적인 변화 없이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는지, 시장이 정하는 '가격'으로 세계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또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는 '대항운동'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어떻게 해야 지금의 세계로 이끈 경로를 바로잡을 힘을 갖게 되는지 제시한다. 롤링다이스의 설립자 제현주 씨의 번역으로 개정판으로 나왔다.

 

 

중국식 룰렛
은희경 저 | 창비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라 이를 정도로 이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작품활동을 한 작가의 신작. 술, 옷, 수첩, 신발, 가방, 사진, 책, 음악 등 우리가 늘 가까이하고 삶에서 놓을 수 없는 사물을 소재로 한 여섯 편이 묶였다. 단편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며 일상의 우연이 연결되는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펼쳐 보인다. 소설 속 인물들은 대개 표정을 감추고 '거짓된 진실게임'을 하면서(「중국식 룰렛」) 상대에게 속마음을 보이지 않거나 "현실을 수긍하고 거기에 맞춰 자신의 입장과 한계를 정하는"(「별의 동굴」) 고립되고 단조로운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 주변의 사물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한 개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의 실상을 담아낸다.

 

 

냉장고의 탄생
톰 잭슨 저/김희봉 역 | MID 엠아이디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은 가지고 있던 물질과 자연, 그리고 세계에 대한 관념을 바꾸어야 했다. 수많은 사람이 차가움을 꿈꾸며 '차가움의 궁극적인 원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한 덩이 얼음을 얼리기 위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라셀수스, 베이컨, 보일, 라부아지에, 돌턴, 아보가드로 등 근엄한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물질의 본질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훅, 뉴턴, 핼리 등이 다퉈 가면서 온도의 표준을 정했으며, 뢰머, 파렌하이트, 셀시우스 등이 정밀한 온도계를 만들었고, 증기 기관과 전기 모터 같은 동력이 개발되었다. 고대 수메르 문명에서부터 현대를 지나 미래까지 냉장고의 발자취를 추적하고 가늠한다. 여름을 즐길 만한 차갑고 흥미로운 지식이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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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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