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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고 되새기는 고전, 『국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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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호흡 깊은 성찰이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그리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그런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야말로 우리가 온 생애를 걸고서라도 모색하고 대답해야 할 깊은 물음이라는 점을 『국가』는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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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제 축제를 구경하러 교외 항구로 내려갔다가 아테네 시내로 다시 올라오는 길에 우연찮게 여러 사람들에게 붙잡혔다네. 그 김에 그들과 아주 진지하고 긴 대화를 나누었지. 어제 나눈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이제 자네에게 상세히 들려주겠네.”

 

플라톤이 이와 같은 구절로 『국가』의 첫머리를 연 것은 아니다. 당대의 실존 인물 혹은 가상의 존재를 등장시켜 주로 소크라테스와 이야기하게 했던, 그래서 ‘대화록dialogue’이라는 드라마틱한 그릇에 자신의 생각을 즐겨 담았던 플라톤이다. 그는 그런 식의 대화를 나눌 법한 특성을 지닌 인물들과 그런 이야기가 이끌려 나올 법한 배경이나 절묘한 상황 등을 자신의 각 대화록 안에 적절히 배치하곤 했다.

 

그뿐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누군가와 나눴다고 알려져 있는 대화에 대해 관심과 궁금증을 내보이는 제3자, 그리고 그 대화를 직ㆍ간접으로 이미 알고 있어서 이 제삼자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고도의 극적 구조를 지닌 다른 작품들에 비한다면 『국가』는 플라톤의 대표작이자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꼼꼼한 무대 설치나 특별한 서막도 없이 불쑥 본극의 막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무지를 담백하게 인정하고 이 점을 오히려 실마리 삼아 상대와의 대화를 풀어 나가는 소크라테스. 『국가』에서 그는 노령의 지혜를 구하는 질문들을 케팔로스에게 건넴으로써 동석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열어 나간다. 이런 논의들은 작품 속 인물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응답할 것을 요구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바로 이 물음이 『국가』의 면면을 관통하는 가장 근원적이고 중요한 물음이다. 『국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호흡 깊은 성찰이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그리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그런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야말로 우리가 온 생애를 걸고서라도 모색하고 대답해야 할 깊은 물음이라는 점을 『국가』는 보여 준다. 역사상 플라톤 철학에 대한 반감과 반론은 그에 대한 존중과 후속 연구의 깊이 못지않게 강력하고 때로는 끈질기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플라톤 연구자들이 논란을 벌이곤 하는 문제들과 씨름할 이유는 없다. 플라톤의 『국가』가 정치철학 분야의 최고 고전이라고 주장하든, 플라톤을 ‘이데아’라는 키워드로 표상되는 관념론자라고 부르든, 또는 전체주의자나 엘리트주의자 등등의 푯말을 앞세우며 플라톤의 그런 면모가 『국가』에서 가장 전형적이고도 종합적으로 드러난다고 확언하든 간에, 우리가 주의 깊게 살피고 음미해야 할 점이 있다.

 

하룻밤의 열띤 논의를 다시 들려주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그리고 내가 그 대화 자리에서 그들과 함께 대화하고 논쟁했다면, 탐구의 갈피마다 내가 그들에게 보내는 응답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라. 이 방법이야말로 대화로 철학을 했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다가가는 아주 좋은 길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하루 동안의 이야깃거리가 아니라 온 생애를 걸고 탐구해 가야 할 것, 일생의 물음임을 주장하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 인간은 정말 어떤 존재인지,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어떻게 꾸미고 운영해 갈지, 그 원칙에 대한 탐구에서 결코 물러서지 말 것을 우리에게 촉구하려는 것인지 모른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왜 대화인가? 이제 이것은 우리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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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플라톤 원저/김혜경 저 | 생각정거장
선뜻 고전을 집어 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방대한 분량, 어려운 단어와 문장들, 복잡한 논리 구조, 낯선 시대 상황, 선행되어야 할 배경 지식 등을 극복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전은 어렵다’며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간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리즈가 클래식 브라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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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원저/<김혜경> 저10,800원(10% + 5%)

고전의 정수, 철저히 분석하고 완벽히 재구성하다 고전을 읽어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여러 언론과 대중매체들은 인문 고전의 놀라운 통찰에 대해 시시때때로 보도하며, 국내외 유명 대학들은 학생들이 읽어야 할 고전 목록을 해마다 발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고전을 집어 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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