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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시디, 세 번의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1981년 부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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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중하고 지적인 문체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살만 루시디(위키백과).JPG

 

소설가이자 수필가, 극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이자 불합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비판자이기도 했던 살만 루시디는 자신의 문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문학을 둘러싼 논쟁에 있어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가이다.

 

1947년 인도의 뭄바이(예전의 봄베이)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영국으로 건너가 중학교를 다니게 된 살만 루시디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 과정에서 가족은 파키스탄에 정착했지만 마음은 인도에 등을 돌리지 못하는 심리적 무국적 상태를 겪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킹스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하였고 대학 극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파키스탄에 살고 있던 가족들과 지내면서 잠시 방송국에서 일하다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28세 되던 해인 1975년 소설 『그리머스 Grimus』로 문단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두 번째 작품 『한밤의 아이들』(1981)로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살만 루시디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그 해 ‘부커상’과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을 수상하고, 1993년에는 지난 25년간 ‘부커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을 뽑는 ‘부커 오브 부커스’에 선정됐다. 

 

파키스탄의 정치 상황을 다룬 『부끄러움 Shame』(1983)을 내놓은 데 이어 선과 악, 종교적 신념과 광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 소설 『악마의 시 The Satanic Verses』(1988)로 ‘휘트브레드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을 내놓은 뒤 살만 루시디는 이슬람 세계로부터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다가 마침내 1989년 이란 정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기에 이른다.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줄곧 숨어 지내던 루시디는 1998년 호메이니가 사망하고 나서야 사면을 받을 수 있었다. 도피 중에도 살만 루시디의 창작 활동은 계속 이어졌다.

 

온갖 상상력이 가득한 『하룬과 이야기 바다 Haroun and the sea of stories』(1990)로 ‘영국작가협회상’을 받았으며, 향신료 무역업을 하는 인도의 한 집안 이야기 『무어의 마지막 한숨 The Moor's Last Sigh』(1995)로 다시 문단의 주목을 끌었다. 신화의 신비한 세계와 락앤롤의 현실적인 세계를 융합한 『그녀가 딛고 있는 땅 The Ground Beneath Her Feet』(1999)에 이어 『분노』(2001), 『피렌체의 여마법사』(2008) 등을 발표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예교수를 역임했으며, 2007년 봄부터 애틀랜타 에모리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살만 루시디 작가의 대표작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슈디 저/김진준 역 | 문학동네

1947년 8월 15일 인도가 독립하는 순간,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1,001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이 이야기는 그 중 12시 정각에 태어나 신생 독립국 인도와 운명을 함께하게 된 살림 시나이의 서른 해를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화자인 살림은 밤마다 매혹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마치 세 쌍둥이처럼 불가분의 관계가 된 '나'와 '한밤의 아이들' 그리고 인도의 역사를 자서전으로 쓰는데, 그 글쓰기 과정을 피클공장의 유능한 일꾼이자 연인인 파드마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띤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로 시작해 신화와 역사,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 이야기는 『천일야화』의 문학적 전통을 바탕으로 자신의 모든 공력을 쏟아낸 살만 루시디 필생의 역작이다. 1981년 출간되어 그 해 '부커상'과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부커상' 25주년 기념 '부커 오브 부커스', '부커상' 40주년을 기념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수상작 중 가장 사랑하는 작품을 선정한 '베스트 오브 더 부커'를 수상한 작품으로 세 번의 '부커상' 수상이라는 문학사상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

 

 

악마의 시
살만 루시디 저/김진준 역 | 문학세계사

봄베이발 여객기가 런던 상공에서 폭발하고 두 남자가 살아남는다. 두 주인공이 각각 천사와 악마의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악마의 시』는 성서의 '욥기'와 괴테의 『파우스트』처럼 신의 묵인 아래 인간을 제물로 삼는 악마의 '실험'을 다루고 있다. 현재와 다른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작품 속에서 작가는 선과 악, 남과 여, 식민자와 피식민자, 강자와 약자 등 인간세계의 현실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대립과 갈등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악마의 시』가 출간된 1년 후, 이란의 정치 종교 지도자 호메이니는 루시디에게 이슬람교 모독죄를 적용하고 이슬람교도들에게 루시디의 처형을 명령한다. 이후 루시디뿐 아니라 관련 출판사, 신문사, 번역자들에게 수많은 테러가 일어났다. 소설은 서구와 회교국간의 정치, 종교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현 세대가 영어권에서 내놓은 20세기 최고의 소설이 되었다.

 

 

하룬과 이야기 바다
살만 루슈디 저/김석희 역 | 문학동네

살만 루시디는 1998년에 『악마의 시』라는 소설을 출간한다. 작품은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과 지독한 고난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출간 이듬해 이란의 정치 종교 지도자는 이 소설이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독했다고 여겨 이슬람교도들에게 루시디의 처형을 명령했고, 그의 목숨에 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작가뿐만 아니라 출판사, 번역가, 신문사에도 가해진 테러와 위협은 1998년에 이란 대통령이 루시디를 향한 파트와(죽음의 선고)를 공식 철회할 때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루시디는 불안한 도피 생활의 한복판에서도 삶의 무게에 굴복하지 않고 큰아들 하룬을 위한 작품 『하룬과 이야기 바다』를 썼고, 현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증명해 보였다. 활발한 서사와 언변, 유머는 독자들을 책 속으로 강하게 이끈다. 잠자리에서 아들에게 들려줄 요량으로 지은 이 작품은, 자녀에게 이 거친 세상을 설명해야만 하는 아버지로서의 살만 루시디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색다른 소설이다. 전 세계의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화려한 재미와 재치가 폭죽처럼 곳곳에서 터지고,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깊은 철학 또한 담고 있다.

 

 

피렌체의 여마법사
살만 루슈디 저/송은주 역 | 문학동네

계속되는 전투에 지치고, 미덥지 못한 왕세자로 인해 마음을 끓이고, 신앙과 인간의 욕망과 철학적 난제들로 고뇌하던 무굴제국의 삼대 황제 아크바르의 궁정에 스스로를 '모고르 델라모레'(사랑의 무굴인)라 소개한 키 큰 금발의 젊은 유럽인이 나타난다. 오직 황제에게만 들려줄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야기를 품고 피렌체에서 세상의 반을 가로질러 왔다는 당당하고 거칠 것 없는 이방인의 모습에 아크바르 황제는 흥미를 느끼고 이야기할 기회를 준다. 그러자 이방인은 자신이 무굴제국의 사라진 공주, 황제의 조부인 무굴제국의 창시자 바바르의 막내 여동생의 아들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꺼내는데... 16세기 인도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아크바르 황제의 무굴제국과 문화, 예술, 사상의 부흥기였던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서로 다른 두 세계는 『피렌체의 여마법사』에서 '이야기'를 매개로 접목된다.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타 문화에 대한 무지함과 편견을 깨뜨리는 서사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며, 이를 통해 전혀 다르다고 느꼈던 세계가 오히려 아주 닮은꼴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트, 웨스트
살만 루슈디 저/김송현정 역 | 문학동네

살만 루시디의 유일한 단편집. 장편소설을 통해 경이로운 상상력과 압도적인 서사로 독자를 사로잡아온 루시디는 단편집에서도 특유의 현란한 입담을 과시하며 아홉 편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선보인다. 인도 출신의 영국 작가로서 동양과 서양 그 어느 곳에도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자신의 딜레마를 기발하고 신랄한 농담으로 빚어냈다. 오직 살만 루시디만이 쓸 수 있는 이 이야기들은 "옛것과 새것, 익숙한 세계와 매혹적인 미지 사이의 줄다리기를 이보다 실감나게 쓸 수는 없다"(<타임>)는 찬사를 받았다. 루시디는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던 해인 1947년 인도에서 태어나,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동양과 서양이 완전히 뒤섞인 도시"(<파리 리뷰> 인터뷰)였다고 회고하는 봄베이의 풍경은 장차 그의 작품에서 주요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루시디는 열세 살에 영국으로 건너가 유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두 세계의 충돌'을 겪었다. 이 시기에 대한 기억은 『이스트, 웨스트』에 수록된 자전적 작품 「코터」에서 유쾌하면서도 서글프게 재생된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바뀐 이 경험은 루시디의 작품세계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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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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