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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2006년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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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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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 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에도가와란포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 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 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 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면서도 자신의 사생활을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다작의 작품과 한 장의 사진이 남긴 강한 인상으로 스타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가로, 20세기 중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드라이한 문체는 극명하게 사건과 행위 위주의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감정은 휘발되고,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다음 퍼즐의 조각을 찾아 매 페이지를 바쁘게 내달려야 한다. 종종 ‘읽는 엔터테인먼트’로써 소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동시대의 현실 감각을 놓치지 않는 재능에 감탄하게끔 만들어버린다.

 

현재 전업 작가로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가족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교사이기도 한 위대한 존재”인 네코짱(고양이)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삶에는 ‘술시’라는 독특한 시간이 있는데, 밤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 또는 벗들과 술을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늦은 밤까지 일을 끝내고 “아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군” 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감을 끝내면 이모쇼추(고구마소주)를 마시면서 “그래, 그 대목은 그걸로 괜찮겠지”, “아휴, 거긴 고쳐 쓰는 게 좋았을 걸” 하며 되돌아본다. 때로는 도쿄 긴자의 바 ‘문단’을 찾는다. 다양한 업계 사람들을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얻는 곳이며, 편집자들을 만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향을 논하기도 한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까지 ‘나오키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片想い), 『편지』(手紙), 『환야』(幻夜) 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 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 『흑소소설』, 『독소소설』, 『괴소소설』, 『레몬』, 『환야』,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한여름의 방정식』, 『몽환화』, 『그 무렵 누군가』 등이 있다.

 

『방과 후』, 『쿄코의 꿈』, 『거울의 안』, 『기묘한 이야기』, 『숙명』, 『백야행』, 『갈릴레오』 등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비밀』, 『변신』, 『편지』, 『용의자 X의 헌신』, 『더 시크릿』 등 10여 편이 영화로 제작되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대표작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억관 역 | 현대문학

일본 미스터리 소설사 이래 최초로 3개 부문 베스트 1위를 기록한 초유의 화제작. '이 미스터리가 최고',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부문에 각각 1위를 기록한 작품이며 '2006년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사건은 에도가와 근처 작은 도시의 연립주택에서 한 모녀가 중년의 남자를 교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혼한 아내 야스코가 돈을 갈취하는 전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 옆집에 사는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는 마음속으로 사랑해온 야스코를 위해 비상한 두뇌로 범행사실 은폐에 나선다. 완벽한 알리바이로 미궁에 빠진 형사는 이시가미의 대학 동창인 천재교수 유가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본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여지는 잔혹함이나 엽기 호러가 아닌 사랑과 '헌신'이라는 고전적이며 낭만적인 테제를 따르고 있으며, 미로처럼 섬세하게 얽혀 예측하기 힘든 사건 전개와 속도감을 더하는 구어체 진술로 주제를 잘 풀어나가고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강도 짓을 하고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던 삼인조 좀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으로 숨어든다. 그리고 난데없이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앞으로 온 편지는 고민 상담을 담고 있다. 삼인조는 누군가의 장난은 아닌지 의심하지만, 편지에 이끌려 답장을 해주기 시작한다. 이상한 편지는 한 통으로 그치지 않고, 답장도 이어지면서 여러 가지 고민과 인생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와 더불어 나미야 잡화점을 둘러싼 비밀도 하나 둘 베일을 벗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들이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생각에서 결점투성이의 젊은이들을 등장시켰다고 말한다. 고민과 해결,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붉은 손가락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만이 가능한 반전의 매직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작품이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와 마찬가지로 도입부에서 이미 범인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과감한 구성도 작품의 흡입력과 사건의 흥미를 더해준다. 독자들이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힘 안 들이고 풀어가는 사이, 작가는 허를 찌르는 반전을 곳곳에 숨겨놓는다. 하나의 반전으로 끝을 맺는가 싶더니, 이내 또 다른 반전이 불쑥 튀어나온다.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슬픔으로, 몇 번이나 거듭되는 반전의 반전이다. 47세의 중년 가장 아키오, 그의 아내 야에코, 중학생 아들 나오미. 치매에 걸린 노모와 함께 살아가는 이 집의 정원에 어느 날 어린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이들의 깜짝 놀랄 음모와 반전, 그리고 이를 파헤치는 가가 형사의 치밀한 두뇌 플레이가 펼쳐진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감동과 긴박감 넘치는 흡입력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역작이다.

 

 

유성의 인연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 소설은 내가 쓴 것이 아니다. 등장인물이 써낸 것이다"라고 말했을 만큼 주인공 세 남매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작품이다. 끔찍한 강도 살인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세 남매는 험난하고 비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기꾼으로 성장한다. 한 가족이라는 인연의 끈으로 묶인 세 남매가 그렇게 점점 더 완벽한 '사기 작전팀'으로 변모해가던 중, 그들은 우연히 부모를 살해한 범인을 목격하게 된다. 부모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펼치는 이들의 기상천외한 사기극과 클라이맥스에서의 절묘한 트릭. 하지만 사기 작전 때문에 오히려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일이 꼬여버리고, 완벽해 보이던 작전에 여동생 시즈나의 감정이 개입되면서 반전의 반전은 숨 쉴 틈 없이 거듭된다. 그동안 사회적인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던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끔찍한 사건 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스한 시선을 던진다. 피해자에게 무심코 던지는 편견이나 무관심을 꼬집으며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저/이선희 역 | 자음과모음

출간 즉시 일본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며 일본 독자들의 찬사를 받은 『공허한 십자가』는 딸을 잃은 주인공 나카하라가 형사로부터 전부인 사요코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시작된다. 20년 전, 두 부부가 잠시 잡을 비운 사이 침입한 강도로부터 딸 마나미가 죽고, 더 이상 부부로서의 삶을 살 수 없어 각자의 길로 간다. 나카하라의 딸과 아내는 모두 살해당했다. 두 범인은 모두 우발적이라 진술했고 감형 받았다. 그들에게 내려진 사형이 수감형으로 줄었고, 범죄 사실에 대한 진술이 형을 결정했다. 가족들은 울분을 삼켰고, 나카하라는 단념했다. 소설은 범인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야 마땅한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나 이는 표면에 불과하다. 『공허한 십자가』는 '속죄'에 관한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유가족이 된 우리는 범인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야 할까. 소설의 구절처럼 "살인자를 그런 공허한 십자가로 묶어두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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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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