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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초콜릿, 어디까지 먹어봤니?

사랑을 말하는 책 그리고…… 카카오봄 고영주 대표가 말하는 ‘좋은 선물’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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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초콜릿 상자를 주머니에 쏙 넣어줘도 받는 사람에게 마음이 잘 전해진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훌륭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2월 <채널특집>의 주제는 ‘사랑을 말하는 책 그리고……’입니다.

 

 

밸런타인데이가 지나갔지만 곧 화이트데이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 그 날, 당신은 어떤 선물을 준비하고 있나? 설마 곧이곧대로 ‘사탕’을 준비하고 계시진 않으리라 믿는다. 대개 여성들은 사탕보다 초콜릿을 선호한다. 편의점에서 나름 고급스러운 포장지를 두른 초콜릿을 선택해도 좋지만, 선물은 결국 마음이다. 의무가 아닌 정성이다. 하여, 정직하게 만드는 진짜 명품 초콜릿을 소개한다. 주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도 기쁜 ‘초콜릿’은 어떤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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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봄의 대표 초콜릿들

 

 

정직한 단맛을 추구하는 ‘카카오봄’

 

초콜릿 선물을 받고 기분이 안 좋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굉장히 맛없고 싸고 오래된 초콜릿을 받은 경우다. 한동안 수제초콜릿 만들기가 유행했던 때가 있다. 정성이 가득한 선물을 주기 위해, 많은 젊은 남녀가 초콜릿 만들기에 도전했다. 지금 초콜릿 시장은 너도나도 ‘수제초콜릿’이라며 제품 포장에 혈안이 돼있다. 마케팅만 잘하면 뭐든지 잘 팔리는 세상, 입소문이 가장 무서운 세상이다. “정말 정직한 재료와 철학으로 초콜릿을 만드는 곳”이라는 제보를 받고, 서울 홍대 카카오봄을 찾았다. 카카오봄은 네덜란드어로 ‘초콜릿나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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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초콜릿 경력의 고영주 ‘카카오봄’ 대표는 대한민국 1세대 초콜리티어다. 2011년 출간된 『초콜릿 수첩』을 비롯해 『리얼 초콜릿』, 『초콜릿 학교』의 저자이기도 한 고 대표는 벨기에 유학 중에 초콜릿의 매력에 빠져 초콜리티어가 됐다. 카카오봄은 현재 서울 홍대, 이태원 2개 지점이 있다.

 

“주로 카카오봄을 찾는 손님은 20,30대 여성들이지만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다 보니, 지금은 남녀노소 손님이 정말 다양해요. 아저씨들끼리도 오고 아이들끼리도 오고요. 남자들끼리 핫초코 한 잔 마시러 오는 경우도 많아요. 지난주가 설 연휴였잖아요. 고향 내려가는 길에 부모님께 초콜릿 선물을 하러 들리신 단골들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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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카카오봄 대표

 

홍대 카카오봄은 카페와 매장, 작업실이 함께 있는 공간이다. 홍대 작은 골목에 자리하고 있지만 뚝심 있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어, 단골이 상당하다. 슈퍼에서 사먹는 초콜릿에 길들여졌다가 카카오봄 초콜릿을 경험하면, 다시 방문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5천원 대부터 10만 원이 넘는 금액 대까지 카카오봄이 내놓는 선물세트의 종류는 20가지가 넘는다. 가장 인기 있는 스테디셀러는 카카오봄의 독창적인 레시피로 만들어진 ‘실키봄’, 견과류가 첨가된 ‘바크’ 등이다. 최근에는 위스키 안주로 제격인 썰어 먹는 ‘초코살라미’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선물은 하는 사람의 마음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격대에 맞춰 권하곤 하지만, 선물하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선물로서도 가치가 적어요. 내가 기쁜 마음으로 고를 수 있는 허용치를 생각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초콜릿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많은데요. 꼭 화려하고 비싼 걸 추천해드리진 않아요. 손바닥만한 초콜릿 상자를 주머니에 쏙 넣어줘도 받는 사람에게 마음이 잘 전해진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훌륭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고영주 대표는 부모나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도, 초콜릿을 함께 봉투에 넣어 준다. 돈봉투만 주기에는 손이 멋쩍어질 때, 좋은 아이디어다.

 

“카카오봄을 연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 강원도에 사시는 임산부가 찾아온 적이 있어요. 초콜릿을 너무 먹고 싶은데 태아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못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전혀 상관 없거든요. 지금도 강원도에 사시는데 10년이 넘게 찾아오세요. 두 아이와 함께요. 달콤한 초콜릿을 먹고 자라서인지, 아이들이 정말 예뻐요. 지금, 아이 엄마는 제 초콜릿 수업을 듣고 있는 제자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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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제초콜릿이라 하면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선물하거나 받지 않으면 즐기기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당 땡겨, 단맛이 필요해”를 외친다. 잠시 잠깐 좋은 기분을 만끽하려 달콤한 디저트를 입 안에 넣지만, 몸은 반기지 않을 때도 있다.

 

“어차피 인간은 단맛을 추구해요.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하고요. 이왕 맛볼 거라면 고급스러운 단맛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이들 이유식을 만들 때 엄마가 엄청 정성을 쏟잖아요. 좋은 재료를 준비해서요. 시중에 파는 초콜릿은 식물성기름, 팜유 등의 경화유지와 설탕을 다량으로 넣어 만들어요. 건강은 모르겠지만 본재료가 빠지니 맛이 좋을 리 없죠. 좋은 초콜릿은 100% 카카오버터로 만들거든요. 좋은 경험치를 넓혀야 좀 더 좋은 걸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고영주 대표는 초콜릿마니아보다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을 만날 때, 오히려 반갑다. 시중의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이 수제초콜릿에 반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초콜릿을 즐기는 사람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수제초콜릿 시장이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초콜릿 소비자는 늘고 있지만, 선택의 다양성은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요. ‘수제’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의 가치 있는 상품도 적은 것 같고요. 화려한 마케팅에만 혈안이 돼있으니까요. 양질의 제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 있는 소비자가 적은 건, 시장 탓이라고 생각해요. 양산초콜릿을 만드는 한 두 개 회사의 제품으로 아직도 초콜릿 시장이 머물러 있으니까요. 소비자가 피해자죠. 다양한 맛의 세계를 알 수 있는 환경이 없으니까요.”

 

고영주 대표는 1년에 2반씩 초콜릿 수업을 열고 있다. 제자들은 공방을 열기도 하고 초콜릿전문점을 창업해 초콜리티에로 활동하고 있다. 초콜릿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계기를 들어보면 “줄리엣 비노쉬가 출연한 영화 <초콜릿>을 보고, 반했다”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의 원작 소설인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은 아쉽게 현재 절판 상태다.

 

“원작 소설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여태껏 읽은 초콜릿 관련 도서 중에 초콜릿의 본질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쓴 책이라고 생각해요. 현실과는 조금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창작을 참 잘한 작품이에요.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에요.”

 

한창 초콜릿 대목인 밸런타인데이가 지났고, 곧 화이트데이가 다가온다. 빼빼로데이에는 불량 빼빼로가 대거 생산되고, 크리스마스에는 공장표 케이크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내 곁에 소중한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라면, 조금 발품을 팔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카카오봄 홈페이지: www.cacaoboom.com / www.facebook.com/cacaoboo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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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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