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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엄지, 정세랑 작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

문단의 주목을 받는 젊은 여성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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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목요일 늦은 저녁. 홍대 이리카페에서 김엄지, 정세랑 작가와 독자들의 만남이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강연회를 찾아 준 많은 독자들 덕분에 작은 카페 안은 따뜻한 공기로 가득했다.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막막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독자들과 두 작가는 진지한 소통을 했다. 출판기념회 겸 낭독회로 열린 이번 자리는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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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엄지 작가와 정세랑 작가(오른쪽)

 

오늘의 젊은 작가

 

김엄지의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은 각각 민음사에서 출간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의 여덟 번째, 아홉 번째 소설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민음사와 한국 문단의 신예 작가들이 경장편 소설을 출간하는 프로젝트로, 문학성, 다양성, 참신성을 고루 갖춘 젊은 작가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황정은 『백의 그림자』, 이장욱 『천국보다 낯선』, 조해진 『아무도 보지 못한 숲』 또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나온 책들이다. 이러한 젊은 작가 시리즈는 작품성, 대중성을 고루 갖추어 문단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발간 된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 『보건교사 안은영』역시 두 작가만의 개성과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날의 출판 기념회 겸 낭독회에는 30여명의 독자들이 함께 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2010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김엄지는 초기에는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뽐내는 소설을 주로 썼으나, 최근에는 주로 무미건조하고 비관적인 현실에 대한 소설을 발표했다. 소모적인 하루하루를 사는 수동적인 현대인을 그녀만의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 나간다. 그녀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명확한 특징도 이름도 없다. 반면 정세랑 소설의 주인공들은 주체적이다. 2010년 《판타스틱》에 장르 소설로 등단한 정세랑은, 통통 튀는 참신하고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주체적이고 개성적인 인물을 창조해낸다. 그녀의 소설에는 주인공과 그가 속한 세상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과 따뜻한 위로가 담겨있다.

 

확고한 스타일을 가진 그녀들답게 이번 책에서도 두 사람의 확연히 다른 개성이 드러난다.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에서 김엄지는 특유의 무심하고 단조로운 어투로, 반복되는 삶을 사는 현대인의 건조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정세랑은 주체적이고 매력적인 주인공 안은영을 내세워 감각적이고 기발한 사건을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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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맡은 서효인 시인

 

 

꿈, 소설의 원동력이 되는 것


이 날 사회를 맡은 서효인 시인은 차분한 진행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두 작가는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책의 일부를 낭독했다. 


서효인 : 두 권의 책이 굉장히 상반되죠? 하나는 얇은 스타일로 나왔고, 하나는 상당히 두꺼운 스타일로 나왔어요. (웃음) 두 분 다 청탁을 받고 어땠는지, 소설을 어떤 마음으로 쓰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정세랑 : 500매 청탁을 받았는데 쓰고 나니까  750매가 나왔어요. 가면 갈수록 이야기가 안 끝났어요. 끝나지 않는 이야기 느낌? 250매가 들어가면 독자분들이 더 좋아해주실 줄 알았어요. (웃음) 마지막에 걱정했던 건 양장으로 안 묶이지 않을까였는데, 다행이 책이 튼튼하게 나와서 만족했습니다. 


김엄지 : 저랑은 다른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저는 이대로 더 썼다가 독자들이 안 읽을 거 같아서 제가 끊었어요. (웃음) 제가 자제했고요. 원래 먼저 문예지에 내려고 421매로 썼던 소설인데 책으로 묶을 때는 뒷부분을 많이 지워서 300매로 줄였다가 다시 수정을 해서 지금의 책으로 나왔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이즈가 마음에 들어요. 경장편이라서 좋은 거 같아요. 


서효인 : 먼저 김엄지 작가님께 질문을 드리도록 할게요. 이번 책 안에 제목 그대로 주말, 출근, 산책 이 이야기는 들어 있는데, 사실 어두움과 비는 이야기이기보다 이미지잖아요. 어두움과 비에 대한 의도하신 의미가 있나요?  


김엄지 : 말씀하신 대로 어두움과 비는 이미지이고, 그 안에 주말, 출근, 산책이 속해 있거든요. 어두움과 비는 인물이 생활하는 전체적으로 통일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독자분들도 통일된 배경이라고 생각해주시면 편할 것 같아요.

 
서효인 : 정세랑 작가님의 소설을 읽다 보면 캐릭터에 상당히 애정이 느껴져요. 전체적으로 캐릭터의 힘으로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에는 안은영이라는 캐릭터가 소설 전체를 이끌고 있는데, 안은영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으셨나요?


정세랑 : 어떤 소설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종이인형 같을 때가 있거든요. 하늘하늘하고 구원을 바라고 어려운 처지에 있고... 그런 걸 보면서 저는 좀 씩씩하고 계속 뛰어다니고 직업이 있는 그런 여자주인공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사실 안은영의 가장 본질적인 면은 투 잡이에요. 제가 그때 회사를 다니면서 소설을 쓰고 있어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웃음) 이 방전의 느낌을 담으려고 했고. 투 잡 쓰리 잡을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다 하고 썼던 캐릭터에요.


서효인 : 안은영이 모든 일을 척척 해내고, 어디에도 기대지 않고 어떻게든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서 많은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에피소드 형식으로 많은 일들이 나는데, 여러가지 문제들 중에 가장 애정이 가는 에피소드는 어떤 건가요?


정세랑 : 저는 ‘가로등 아래 김강선’ 에피소드를 좋아해요. 그 소설에 저의 학창시절을 조금 갈아 넣었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거 같아요. 많은 독자 분들이 슬퍼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더라구요.


서효인 : 쓰면서 힘드셨던 에피소드는요? 저는 개인적으로 ‘온건 교사 박대홍’을 읽으면서 조금 마음이 아팠고, 시대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정세랑 : 이 소설의 주제는 점점 더 나빠지는 세계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실 제가 역사교육과를 나왔거든요. 제 친구들이 역사 교과서 문제로 많이 힘들어하는 걸 직접 봐왔기 때문에 소설 안에 좀 담아내려고 했어요. 그 에피소드를 쓸 때와 현재의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 당시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포착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온건 교사 박대홍’은 분노에 불타서 썼기 때문에 (웃음) 그렇게 어렵진 않았구요, 쓰면서 힘들었던 건 ‘럭키, 혼란’ 이었어요. 그 이야기는 선이 아슬아슬해서 쓰는 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서효인 :  안은영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정세랑 : 5년 전 일이라 조금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꿈에서 봤던 것 같아요. 무의식에서 끌어 온 이미지가 소설을 쓰는 데 좋더라고요. 자주 그렇게 쓰는 건 조금 반칙인 거 같아서 가끔씩 그 이미지를 가져오고 있어요.


김엄지 : 저는 꿈 얘기를 자주 써요. 꿈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이 소설도 그렇고 다른 소설도 그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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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게 돼서 다행이에요

 

질문타임을 가진 뒤, 두 작가들은 서로의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낭독했다. 김엄지 작가는 『보건교사 안은영』120쪽을, 정세랑 작가는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 46쪽을 낭독했다. 정세랑 작가는 말과 말이 이어지는 리듬감이 특히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낭독 이 후 미리 받은 독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서효인 : 등장인물의 이름을 짓는 방식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김엄지 : 이 소설은 어두움과 비라는 이미지를 좀 짙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등장인물 이름이 너무 튄다거나 하면 인물만 각인이 될 것 같았어요. 약간 색깔 없이 등장을 시키고 싶어서 이니셜로 처리를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캐릭터들의 특성이 드러나긴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확고한 이미지로 등장시키면 특유의 이미지가 독자들에게 먼저 박힐까 봐 이니셜 a, b, c라고 지었어요. 소설 속의 인물을 짓는 방식은 그때그때 다른 거 같아요. 쎈 이미지가 필요하면 작위적으로 짓기도 하고, 아니면 이번 소설처럼 짓기도 하고.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정세랑 : 저는 이름 짓는 걸 너무 어려워해서 어떻게 지어도 부자연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인물 이름을 지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허락을 받고 써요. 이번 소설 주인공인 안은영은 5년 전에 같이 밥을 한 번 먹은 분 이름이에요. 그분이 별명이 ‘아는 형’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너무 웃겨서 그 분한테 나중에 소설에 이름을 써도 되냐고 여쭤봤어요. 그래서 쓰게 됐어요.


서효인 : 저는 『보건교사 안은영』 읽고 여성캐릭터의 주체성을 느꼈어요. 정세랑 작가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는데, 혹시 젊은 한국 여성들이 덜어내야 할 것과 더 해야 할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정세랑 : 저는 일단 현대사회를 사는 한국 여성들이 불안을 좀 덜어내셨으면 좋겠어요. 외모뿐 아니라 여러 가지 불안, “너는 꼭 ~해야 한다, 꼭 결혼을 해야 한다, 아이를 낳아야 한다” 같이 당위를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강력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위험해요. 여성분들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이나 매체나 집단, 그 모든 것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자기만의 세계. 저는 좋아하는 작가가 굉장히 많아요.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기다리는 게 진짜 즐겁더라고요. 삶이 되게 풍부해 지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진짜 내 것,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많으면 삶이 행복해요. 구체적으로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 이렇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사람에게 참 중요한 거 같아요. 자기자신의 욕구를 자세히 들여다 보시고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서효인 : 소설을 쓰시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책 한 권이 있으신가요? 꼭 한 권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김엄지 : 저는 내 작가가 없어요. (웃음) 저는 날카로운 독자에 속하는 편인 것 같아요. 냉정하게 읽어요. 문장에 관해서는 여러 소설, 단편들을 주로 봐요. 딱히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제일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제가 그 전에 쓴 소설들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요.


정세랑 : 작가로서 이런 태도가 참 필요해요. 저는 너무 애호가 스타일이라... 그래도 저는 제가 애호가 인게 행복하기 때문에 줏대 없어 보여도 많은 작가들을 좋아해요. 저는 미국의 스티븐 킹을 제일 좋아해요. 미국에 사는 저의 삼촌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그리고 독일 작가 발터 메르스도 좋아해요. 여성 추리 소설가도 좋아해요. 글이 막혔을 때 읽으면 뻥 뚫리더라고요. 아가사 크리스티, 조지 핀테리 등. 저는 두 시간 동안 이 얘기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그만하겠습니다. (웃음)


서효인 :  여러분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상반된 스타일의 작가분들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웃음) 정세랑 작가님께 질문 드릴게요. 학교에 숨어든 퇴마사라는 컨셉이 문단소설에 출판되는 게 돌발적인 시도라고 생각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세랑 : 사실 저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저는 장르문학에서 활동하다 문단에서 활동하게 된 케이스예요. 그래서 제가 중간지점에서 소통의 길을 뚫고, 제 뒤에 오는 작가들을 위해 길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은 있어요. 저도 선배 작가들 덕분에 그렇게 됐고요. 사실 이 소설은 실험이고 모험이었어요. 다행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좋게 봐주셔서 문단이 아직 유연하구나 하고 크게 느끼게 됐어요.


서효인 : 두 분 작가님들은 글을 써서 다행이다,라고 느끼신 순간이 있나요?


김엄지 : 저는 매 순간 글을 쓰는 거에 대해서 감사해요. 작품을 구상하고 결과물이 나왔을 때 보다,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이 저는 가장 편안해요. 쓸 때 고뇌도 많이 하고 괴롭고 안 풀려서 힘들지만, 글을 쓰고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해서 ‘내가 하길 잘했구나’라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내가 잘 썼다는 만족감이 드는 게 아니고, 이 시간에 이걸 하고 있다는 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생각이 들어요.


정세랑 : 저도 글을 쓸 때 정말 재미있고 행복한 거 같아요. 그래도 특히 어떤 분들에게 작지만 괜찮은 영향을 미쳤다고 느낄 때 보람이 크더라고요. 전작인 『이만큼 가까이』 라는 책을 읽고, 어떤 독자분이 위안을 받았다고 쓰신 글을 봤어요. 그 글을 읽고 내가 어떤 사람에게 조그만 해방감이라도 주었으면 정말 잘 썼구나 싶었어요. 부담스럽지도 않고 굉장히 즐겁고 보람찬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럴 때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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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정해진 질문시간이 끝나고, 현장에서 독자들은 작가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소설을 쓸 때 중요시 하는 게 있으신지,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정세랑 : 저는 제 세대가 쓰는 구어체를 쓰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입에 올리면 부자연스러운 단어들은 지양하려고 해요.


김엄지 : 저는 되도록 작위적이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쓰고 있고, 문장의 흐름 같은 걸 많이 염두에 두고 쓰고 있어요.


젋은 청춘들이 희망이 거세당한 현 시대를 살고 있는데, 작가로서 현 시대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의 이 헬조선에 대해 멘탈을 관리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김엄지 : 사회적인 문제는 극복이 되는 문제 같지 않아요. 사실 그전에 소설을 쓸 때 사회적인 문제나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그런 문제에 많이 예민해졌어요. 원래 그런 정신을 가진 소설가는 아니었는데 앞으로는 자유에 대해서 쓰고 싶다는 바램이 생겼어요. 개개인은 자유가 있는 존재자잖아요. 각자 자신의 자유를 깨달으면 사회가 이렇게 문제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런 문제에 대해 얼마나 잘 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글로 써보려고 합니다.


일상생활과 집필을 동시에 하면서 감정선을 유지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그런 감정선 유지를 어떻게 하시는지, 페이스는 어느 정도 인지 궁금합니다.


정세랑 : 오전에 두 세시간 쓰고, 오후에는 전에 쓴 걸 고치면서 집필을 해요. 하루에 6~8시간 정도 쓰고 그 동안은 계속 생각을 하는 거죠. 사실 쓰는 거 자체는 얼마 안 걸리는데, 자잘한 일상생활들이 방해를 많이 해요. 그럴 때 저는 과학의 도움을 받아서 (웃음) 생활을 자동화 시켜서 최대한 방해를 덜 받으려고 해요.


김엄지 : 저는 글을 쓰는 기간에는 살림을 안 해요. 글은 주로 카페에 나가서 써요. 한 카페에서만 하다 보면 눈이 아프고 정신이 없어져서, 카페를 옮겨 다니면서 집중적으로 하루 종일 글을 쓰곤 해요. 그러다가 아예 작품을 안 보는 시기도 가져요. 작품이 다 안 써졌어도 제가 너무 작품에 젖어서 스스로 판단을 못 할 때는, 하루나 일주일 정도 글을 안 써요. 제 생활을 하다가 다시 보면 비문도 보이고 억지스러운 부분도 보여서 다시 써요. 그리고 저는 제가 썼다고 해서 미련을 많이 안 가지는 편이라 삭제도 많이 해요.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했던 만남이 끝날 시간이 되자 독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처음 독자와의 만남을 가져봤다는 김엄지 작가도, 추운 날씨 탓에 적은 인원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던 정세랑 작가도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저녁을 잊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하면서 작품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정세랑 작가의 진심 어린 인사말과 낭독을 끝으로 이날의 강연회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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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김엄지 저 | 민음사
『주말, 출근, 산책: 어두움과 비』는 하나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영위하며 식욕, 수면욕, 성욕 등 기본적인 욕구만 소심하게 추구하는 주인공 E의 무의미하고 반복적이며 성취 없는 일상을 간결한 문체와 불연속적 장면, 그것의 무한한 반복을 통해 서술함으로써 생의 불가해함과 권태로운 일상이 동반하는 고독의 질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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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정세랑 저 | 민음사
특별한 것 없는 직업과 평범한 이름이지만 안은영은 보통의 보건교사가 아니다. 복 중의 복, 일복 하나는 타고난 그녀는 직업으로 ‘보건교사’ 역할에 열심히면서 동시에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을 처치하고 쫓아내며, 또는 위로하는 ‘퇴마사’의 운명에도 충실히 복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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