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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전통 서정시의 감동을 전하는 시인

1986년 제6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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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의 문학적 흐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을 감동시키며, 대상일 뿐인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시인이다. 김소월과 백석을 잇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김용택(창비 홈페이지).jpg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순창농고를 졸업하였으며 이듬해에 교사시험을 보고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교직기간 동안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임실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2008년 8월 31일자로 교직을 정년 퇴임하였다. 김용택은 시골에 머무르면서 글을 쓰고 있는 보기 드문 작가다. 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이 아닌 곳에서 쓰인 작품들이 쉽게 대중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 그것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용택의 글 속에는 언제나 아이들과 자연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들은 어김없이 글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호흡하는 작가는 아이들과의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을 보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선과 교감하며 세상을 바라본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작품은 어엿한 문학 작품이 되기도 한다(『촌아, 울지마』). 또한 김용택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숨겨진 진실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직관적인 시선에 감동받으며 자신의 글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연시에 무척 어울릴법한 섬세한 시어와 감성(실제로 그의 연시는 널리는 읽히는 연시들이다)을 가지고 김용택이 바라보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과 아이들만이 아니다. 작가는 그 빛나는 시적 대상들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있는 한국 농촌의 황폐함에 주목한다. 험난한 세월을 견디며 살아 왔으나 이제는 폐가만이 황량한 농촌 마을과 피폐해진 땅을 갈며 살아가는 사람들, 지난한 역사를 흘러오면서 억세진 어머니와 누이의 손등에서 이 나라의 아픔을 발견한다. 그것은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잊혔던 우리 고향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름이 알려진 후에도 김용택이 고향 마을을 떠나지 않은 까닭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출근길의 꽃 내음과 학교 뒷산 솔숲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자신의 시와 삶을 길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누이야 날이 저문다』, 『그리운 꽃편지』,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그래서 당신』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작은 마을』,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섬진강 이야기』,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인생』, 『나는 참 늦복 터졌다』 등이 있다. 이밖에도 장편동화 『옥이야 진메야』, 성장소설 『정님이』,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내 똥 내 밥』, 동시엮음집 『학교야, 공 차자』,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시엮음집 『시가 내게로 왔다』,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등 많은 저작물이 있다. 1986년에 ‘김수영문학상’을, 1997년에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김용택 작가의 대표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김용택 저 | 문학동네 

섬진강은 김용택 문학의 시작과 끝을 잇는 가장 중요한 줄기이며, 역사이자, 심장이다.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에는 작가를 '섬진강 시인'으로 만들어준 섬진강과 그 곁의 자연,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는 고향 진메마을의 산이며, 강이며, 나무며, 샘이며, 징검다리며 그 무엇도 빼놓지 않고 '복원의 밑그림'을 성실하게, 빽빽하게, 아름답게, 때로는 서럽게, 눈물겹게 그려왔다. 사라져가는 것들, 철 지나고 낡은 것으로 치부되는 인간 삶 본연의 가치를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고된 글쓰기를 계속해온 것이다. 그는 고통과 슬픔 없이 쓸 수 있는 글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자신만의 행복한 외길을 걸어왔으며,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에서 그 기나긴 징검다리에 놓인 글들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복원하고 있다.

 

 

그 여자네 집   

김용택 저 | 창비 

예전의 김용택 시와는 달리 집과 여성에 대한 몸의 친화와 마을의 회귀성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집으로 간다」, 「집을 찾아서」, 「그해 그 겨울 그 집」, 「아름다운 집, 그 집」 등의 시에서 보듯 이번 시집에는 유달리 집에 대한 시편들이 많다. 그 시편들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이함은 「애인」, 「그 여자네 집」 외 여러 시편들에서 여성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시적 변주로 다양한 사물과의 교감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의 조화된 일체감을 준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는 시인의 새로운 변모다. 김용택 시인만이 지닌 자유로운 화법의 산문시들은 농촌생활의 풍부한 체험과 숨은 이야기들을 시화하여 감동을 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김용택 저 | 창비

시집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에서 시인 김용택은 "사라지는 것들과 곁에 남아 있어주면 좋겠는 것들"(이철수, 추천사)을 애틋한 그리움으로 노래하며,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과 그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존귀함을 일깨운다. 우주적 질서를 관조하는 고요한 사유의 세계와, 물질적 욕망에 포섭되어 삶의 진정한 가치와 참된 행복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이 시대를 통렬하게 일갈하는 우수 어린 목소리는 김용택 시의 새로운 진경을 이룬다. 특별한 존재보다는 사소한 것들에 애정을 쏟는 김용택의 시는 곧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이기에 친근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시인은 더는 "삶에 여한을 두지 않기로 한"(「삶」) 너그러운 마음으로 차분히 세상을 바라보며 "하찮은" 존재들의 "무한한 가치"를 새삼 깨닫는다.

 

 

 

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

김용택 저 | 문학동네

창우와 다희는 마암분교에서 만난 아이들이다. 섬진강 댐가에 있는 이 작은 분교는 전교생이 열여덟 명이고, 운동장 끝에는 파란 호수가 걸려 있었다.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도 수록된 김용택의 교사 시절의 산문집 『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에는 작가가 마암분교에서 만난 아이들 이야기와, 그 아이들이 쓴 '아이답고 솔직한' 동시들이 사이 좋게 실려 있다. 마암분교의 작고 어린 아이들은 공동체를 형성했고, 그 속에서 창우와 다희는 무럭무럭 자랐다. 모든 아이들이 일기도 쓰고 동시도 쓰며 김용택 '선생님'을 일깨우는 '어린 선생님'이 되어줬다. 손을 잡아주고, 어깨동무를 해주고, 목을 껴안아주는 어린 동무들과 함께한 시간을 되새기며 작가는 "꽃과 바람과 새와 눈과 비와 호수와 아이들과 나,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말한다.

 

 

사랑이 다예요

김용택 저/김선형 그림 | 마음산책

김용택 시인이 특별한 사랑시 39편을 손수 엮었다. 사람과 자연, 인생에 대해 농밀한 사유와 더불어 그것들 사이의 따뜻한 화해를 시도하던 시인은 그 가운데 '사랑 없이 어찌 한 순간인들 살겠는가'라고 『연애시집』을 통해 전한 바 있다. 시를 읽기 어려운 시대지만 사랑시만은 모든 시의 원류처럼 자리하고 있고 결국 사랑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인간다워질 수 있음을 시인은 말한다. "세상에는 사랑할 때와 사랑 이후가 있다"(「시인의 말」에서)는 말은 그래서 더 되새겨봄 직하다. 김선형 화가가 한지 위에 그린 소박하고 아름다운 청화靑華 그림들과 함께 자리한 사랑시편들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준다. 여백을 살린 시와 그림의 배치로 독자들이 시를 읽고 음미하면서 그 여운으로 자신만의 시와 그림을 적고 그려볼 수 있도록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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