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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우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독서”

도서평론가 이권우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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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이가 들어 기성세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마음은 영원한 청년이고 싶지만, 현실은 꼰대가 안되면 다행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나의 세계관을 뒷받침해주는 책보다 내 눈을 덮은 비늘을 뜯어내주는 책이 더 좋습니다. 깊어지려는 욕망보다는 넓어지려는 겸허함이 더 가치 있다고 느끼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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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이가 들어 기성세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마음은 영원한 청년이고 싶지만, 현실은 꼰대가 안되면 다행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나의 세계관을 뒷받침해주는 책보다 내 눈을 덮은 비늘을 뜯어내주는 책이 더 좋습니다. 깊어지려는 욕망보다는 넓어지려는 겸허함이 더 가치 있다고 느끼는 셈입니다.

 

평소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는 바도 많아졌고요. 그런데 책을 읽어오면서 나 자신이 동양철학의 문제의식에 상당히 동의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전쟁이 일상이 된 세계를 평화로운 세계로 바꾸려는 인문적 고투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이 지배하는 오늘에서 인류가 벗어나는 길을 열어 보여줄 터입니다. 일반인이 혼자 동양철학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도 격에 해당하는 책을 쓰려고 나 자신부터 체계적으로 관련도서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혼자만 읽고 좋아하고 깨닫는데 그치지 말고, 주변에 그 즐거움을 공유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뜻있는 이들의 바람과 달리 우리 공동체는 책을 너무 멀리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퇴행하고 있고, 경제는 날로 침체하고 있습니다. 각자도생으로 해결할 일이 아닙니다.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봐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함께 읽는 것 말고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 나를 가득 채운 그 무엇을 이웃의 벗에게도 전해줬으면 합니다. 제발!

 

 

명사의 추천

 

광장
최인훈 저 | 문학과지성사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바로 이데올리기의 대립과 그 해소를 위한 전쟁에 있음을, 그리고 그 어느 체제에도 뿌리내릴 수 없는 지식인의 회색성을 절망적으로 깨닫게 해주었다.

 

 

 

 

 

 

 

한글세대가 본 논어 1
배병삼 주석 | 문학동네

여러 판본으로 논어를 읽었지만, 공자사상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로 이 책으로 공자사상의 고갱이와 현대적 가치를 엿보게 되었다. 공자가 방랑하며 절망의 끝에서 내놓은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리킨다. 오늘도 이기성을 이겨내고 관계성을 회복하라는 말의 참뜻을 되새김질해본다.

 

 

 

 

역사와 계급의식
죄르지 루카치 저/조만영,박정호 공역 | 지만지

정말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던, 헝가리 출신 철학자의 대표작. 사회주의 철학자답게 책은 프롤레타리아가 역사의 담지자일수밖에 없는 이유와 물화의 개념을 대단히 현란하게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의미보다, 철학은 방법론이라는 한마디로 죽비 같은 깨달음을 준 책이다. 권위 있는 사람이 한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는 것이 이성의 태도가 아니다. 그 저자가 그 같은 결론에 이른 과정을 잘 분석해, 오늘에 창조적으로 적용해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거인의 무동을 타되, 자신의 키높이를 최대화하라는 말. 분석적, 비판적 이성과 학문적 태도를 가르쳐주었던 책이다. 너무 어려운 책이라 감히 읽어보라 권하지는 못하겠지만, 서문만은 꼭 읽어보길!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정병준 저 | 돌베개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인상이 가장 깊게 남아 있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비극의 인물에 대한 전혀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그 성실성과 집요함, 그리고 탁월한 글쓰기 능력이라는 점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일제강점기 활발히 펼쳐졌던 공산주의 운동에 대한 재평가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따른 파국을 읽으며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게 된다.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
김수영 저/이영준 편 | 민음사

지성이 타락한 세상에 맞서 사는 가장 서정적이면서도 가장 치열한 이성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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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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