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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왕따래, 내일 뭐 읽지?

예스24 뉴미디어팀 3인이 추천하는 금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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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어가며 우리는 어떤 면에서 사이코인지를 생각해 봐도 좋겠다. 한편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주인공의 당돌함을 읽자면 ‘왕따면 어때, 표준 아니면 어때, 정답 아니면 어때’ 하는 생각도 든다.

<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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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꾸 래봉

 

싸이코가 뜬다

권리 저 | 한겨레출판

왕따 당하는 사람 중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내가 겪은 바로는 권력 관계가 대등한 집단에서 평범한 사람이 왕따가 될 확률보다는 싸이코, 또라이라 불리는 존재가 따돌림 당하는 확률이 약간은 높았다. 그런 면에서 『싸이코가 뜬다』는 어쩌면 왕따가 주인공인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 오난이를 왕따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사실은 그녀가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그녀가 일본으로 유학가서 겪은 이야기를 담는다. 뚜렷한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고, 퀴즈 동호회에서 만난 다양한 사이코가 등장한다. 작품을 읽어가며 우리는 어떤 면에서 사이코인지를 생각해 봐도 좋겠다. 한편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주인공의 당돌함을 읽자면 '왕따면 어때, 표준 아니면 어때, 정답 아니면 어때'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싸이코가 뜬다』는 발표 당시 표준과 정답만을 강요하는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드미트리)

 

 

 

삐꾸 래봉

마영신 저 | 창비

왕따는 어른 세계에도 있고 아이 세계에도 있다. 본인이 알기도 또 모르기도 한다. '왕따'는 왜 발생하는가. 어떻게 보면 살기 위해서인 것도 같다. 내가 저 사람을 따 시키지 않으면 내가 고립될 것 같아서, 그런 한심한 발상에서 오는 게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못난 사람은 왕따를 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키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왕따 시킴으로서 자기의 존재를 증명 받으려고 하는 인간형. 자기혐오가 가장 극심한 유형이다. 몇 주 전 마영신의 만화 『삐꾸 래봉』을 읽었다. 주인공은 새끼손가락이 옆으로 휘어서 친구들로부터 '삐꾸 래봉'이라고 불리는 래봉이. 만화는 래봉이의 학교 생활을 많이 우울하지 않게 그려냈다. "그냥 조용히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래봉이의 캐릭터에 불쌍함, 처연함을 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명작이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라면,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라면 『삐꾸 래봉』을 권한다. 김려령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함께 읽어도 좋지만, 아이들은 만화를 더 좋아하니까. (꾸러기)

 

 

 

새의 선물

은희경 저 | 문학동네

나는 왕따였다. 한 3년쯤 겪고 나니, 친구라는 존재를 기대하거나 상상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누군가를 만났고, 무척 행복했다. 그녀가 해준 모든 것은 다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다정히 말을 걸어주는 일, 누군가가 내 손을 덥석 잡아주는 일, 누군가가 성실하게 내 글을 읽어주는 일, 누군가가 자신의 비밀을 내게 털어놓는 일. 그 기쁨들이 차곡차곡 내 마음의 곳간을 채우고 있을 무렵, 그녀가 유학을 갔다. 누군가의 손을 놓아야만 하는 일. 그 깊은 상실의 체험 역시 내게 처음이 줄 수 있는 모든 기쁨을 준 그녀에게서 발생하는 상황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그녀가 나에게 준 마지막 선물은 『새의 선물』이었다. 나는 책을 보물처럼 품에 안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직까지도 그 길을 감싸던 공기조차도 잊지 못한다. 눈물을 너무 흘려서 두 눈이 퉁퉁 부은 채로 걸었다. 차라리 그녀를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는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책을 읽었지만, 좀처럼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내게 『새의 선물』은 그런 기억이 있는 책이다. 지독히 외로웠던 나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그녀가 선물한 마지막 책. 하지만 책을 다시 펼쳐보진 않았다. 대학생이 되고, 회사원이 되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말이다. 그러다가 다시 이 책을 다시 보게 된 것은 어떤 말 때문이었다. "땡감씨는 진희 같아요." 처음엔 의아했다. 어디가 비슷하다는 것인지. 왜 하필 『새의 선물』을 내게 말한 것인지. 그 뒤로 나는 그 말을 해준 이에게 많이 의지했다. 어쩐지 그 사람이 그녀의 도플갱어 같았다. 내게 유일한 '처음'이 되어준 그녀 말이다. 어쨌거나 시간이 흘러서 알게 되었지만, 우리 모두 '진희' 같다. 그러니 한번쯤 읽어보자. 우리는 누구나 '삶의 이면을 보기 시작'하며, 누구나 '삶이 시작부터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 채기 마련이니까. (땡감)

 

'삶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그 삶에 성실하다는 것은 그다지 대단한 아이러니도 아니다.' - 『새의 선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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