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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깊을수록 세상의 깊이도 깊어진다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저자 김명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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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면서 앎의 즐거움을 깨달았습니다. 그 관심이 과학으로까지 확장된 것이지요. 특히 저에게 과학은 마치 추리소설 같아요. 과학자들의 실패와 도전의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어린이 과학 월간지 <과학쟁이>, 우주학에 관한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등 다양한 과학 관련 매체에 삽화를 그리며 오랫동안 과학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김명호 작가가 지구 곳곳의 생물들이 던진 난제들과 그 어려움에 오히려 매혹된 과학자들의 열정을 결합한 과학 만화책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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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작가는 유치원 때부터 제법 큰 사생 대회에서 우수상을 거머쥐며 그림에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까지 그린 그림은 곧잘 학교 복도에 전시되었다. 하지만 대략 10여 번 미대 입시를 치렀고, 모두 떨어졌다. 지금껏 그림을 그려서 어디에 합격해 본 적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과학은 관심 밖이었다. 생물 선생님은 반드시 시험에 나온다는 불호령과 함께 몸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소화 과정들을 무작정 외우게 했다. 학교에서는 담을 쌓았던 과학이었지만, 학교를 나온 후에는 꾸준히 과학책을 탐독했다. 그렇게 20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 영어로 쓰인 과학 논문과 씨름하며 과학 만화를 그린다. 이번 출간한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에서는 작가가 직접 주제를 선정했을 뿐 아니라 단행본은 물론 영어 논문까지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여, 일반 독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생물학의 원리와 그것이 규명되기까지의 긴 역사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작가님은 ‘과학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오랫동안 활동해오셨는데, 과학 비전공자로서 과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앎이 깊을수록 세상의 깊이도 깊어진다고 할까요? 고등학교 때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면서 앎의 즐거움을 깨달았습니다. 그 관심이 과학으로까지 확장된 것이지요. 특히 저에게 과학은 마치 추리소설 같아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접근하고,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는 실험을 설계하죠. 틀린 것으로 밝혀지면 다시 처음부터 새로 도전하고, 전혀 엉뚱한 곳에서 단서가 튀어나오고....... 과학자들의 실패와 도전의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생물들의 꼼꼼하고 자세한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가장 그리기 어려웠던 생물은 무엇이었나요?
 
털(?)이 많이 달린 바다나리를 그릴 때 손이 많이 갔습니다.
 
말씀하신 바다나리는 책 2장에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수많은 심해 생물 중 바다나리에 관심을 두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시작은 챌린저 탐사를 출발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다룰 생각이었지만, 나중엔 그 독특한 생김새와 진화 이야기에 끌렸습니다. 딱 봐도 식물처럼 생겼는데 입과 창자, 항문까지 있고 움직이기도 하잖아요. 인터넷으로 바다나리가 심해 바닥을 기어가는 모습을 찾아보시면 정말 재미있을 겁니다. 이렇게 재밌는 녀석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암흑 속을 비행하는 박쥐의 능력을 밝히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 수많은 박쥐의 희생과 같은 뒷이야기들이 흥미롭습니다. 책을 쓰시면서 재미있었던 과학 발전의 역사 속 뒷이야기가 또 있을까요?
 
심해 탐사의 경우 20세기 중반에 고래를 관찰하려다가 심해 탐사정을 바다에 빠뜨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일 년 뒤에 탐사정을 다시 끄집어냈더니 탐사정 안에 있던 수프와 샌드위치가 변질되지 않고 신선하게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생각은 심해에는 미생물조차 살 수 없어서 음식물이 분해되지 않은 거로 생각했지만,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높은 압력에서는 미생물의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초고압처리를 이용한 식품저장법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각주를 보면 19세기 그림 자료부터 외국 논문, 기사 등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신 것 같습니다. 자료를 구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아마도 20년 전만 되었어도 이런 작업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워낙 자료들이 인터넷 상에 잘 정리되어 있고, 공유되고 있으므로 자료를 검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단, 한국은 예외입니다. 한글로 검색하면 쓸 만한 자료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과학기사가 하나의 소스를 복사해서 쓰고, 출처도 없고, 그나마도 영문기사를 잘못 해석해 틀린 내용을 적은 기사가 복사되어 수많은 기사로 퍼져나가기도 합니다. 비단 과학기사 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기사의 질적 하락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마지막 장은 투구게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투구게의 어떤 점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을까요?
 
투구게의 혈액은 미생물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료, 제약 분야에서 필수적입니다. 왜냐하면 보통 그러한 것들은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는데 이미 면역이 약해진 환자에게는 적은 양의 세균이라 해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구게 혈액의 민감도가 어느 정도냐면, 모 과학잡지의 기사에 의하면 수영장에 떨어트린 소금 알갱이 하나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1950년대 의료, 제약 분야가 크게 성장하면서 투구게 혈액의 이러한 유용성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입니다.
 
생물학을 주제로 책을 쓰셨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분야를 주제로 작품을 쓰고 싶으신가요?
 
여러 분야의 재미있는 과학뉴스를 만화로 소개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만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공룡에 관한 만화도 준비 중이고요. 고생물학에 관한 책을 몇 권 준비하고자 하는데 이것은 아직 기획 중입니다. 물론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은 펜을 놓는 날까지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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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의 생물학 공방김명호 저 | 사이언스북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은 카메론의 심해 잠수정 ‘딥씨 챌린저호’보다 140년 앞서 카메론이 탐험하고자 했던 바로 그 장소인 챌린더 딥 해연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낸 챌린저호 탐사에서 시작해,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다채로운 생물들과 그들의 신비를 밝혀내고자 노력했던 과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과학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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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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