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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독립운동가 10인의 삶

독립을 위해 총을 들었던 여성독립운동가는 한 사람뿐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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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후손 입장에서 다시금 기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우리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 큰 자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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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위해 총을 들었던 여성독립운동가는
한 사람뿐만 아니다

 

2015년은 ‘광복 70년’인 해다.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종전 7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였다.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을 해오면서 이처럼 의미 깊은 때에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대대적인 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비폭력 평화운동’이었던 3.1만세운동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역사 속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고난과 희생을 통해 얻어졌다. 그러나 이를 체감하는 사람은 적다. 당연하게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기도 했구나.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싸워주었구나’라고 당시 상황을 가늠해 볼 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가족에게, 한 민족에게 ‘우리나라’를 되찾아 주고 싶었던 사람들이 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그 안에서 투쟁했던 사람들을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1919년 3월 1일에서 5월 말까지 이어진 3.1만세운동에는 2백만여 명이 참여했는데, 사망자는 7천 5백 명, 부상자는 1만 5천여 명, 체포자는 4만 6천여 명에 이르렀다. 3.1만세운동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전국의 지식인, 학생부터 평범한 시민 모두가 참여한 대규모 민중운동으로, 날선 총칼을 들이민 일제를 향해 오로지 “대한독립만세”만을 외치며 태극기를 들고 맞섰던 비폭력 평화운동이었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독립운동은 해외에서도 대서특필되기도 하면서 세계에 우리의 독립 의지를 알릴 수 있었으며, 일제의 무단통치를 문화통치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어떤 한 영웅이 아닌 민중의 역사다.


이러한 3.1만세운동의 정신을 세계에 다시금 알리기 위해 가장 먼저 ‘유관순’ 열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안창호와 같은 남성독립운동가들이 아닌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독립운동가, 특히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재조명해보고 싶었다. 마침 올해 일제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암살〉이 개봉하면서 1천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극중 무장 여성독립운동가인 ‘안옥윤’이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고, 그가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존했던 여성독립운동가 ‘남자현’ 지사를 모델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러 매체에서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많이 알고 있겠지만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독립운동가는 남자현 지사뿐만 아니라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266명의 인물과 함께 2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광복 후 7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자료와 기록들이 거의 남아 있지는 않지만 나라를 되찾고자 독립운동 현장 안팎에서 싸웠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은 그동안 조사하고 연구해 오신 분들뿐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지켜져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단지 한때의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가고자 책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을 출판해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마침 ‘당신이 알아야 할’ 시리즈의 일환으로 여성 영웅에 대해서도 전하고자 많은 고민을 하던 차였기에 주저 없이 한국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한국사 분야별 전문가들과 의기투합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독립운동가 유관순, 윤희순, 조마리아, 남자현, 조화벽, 안경신, 박차정, 정정화, 김마리아, 권기옥까지 모두 10인을 선정하여 인물 중심의 역사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모쪼록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인물편)의 출간이 우리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고 깊어지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세계를 다니다 보면 대개 어떤 나라를 생각했을 때 상징적으로 떠올리는 인물들이 있다. 특히 그 인물의 이야기와 삶을 투영해 해당 국가의 이미지를 지니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대에 우리의 역사적 인물을 한국의 유산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인물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싶었다. 또 반대로 세계사 속에서 우리의 역사적 인물을 바라볼 수 있는 큰 안목이 필요한 때다.


특히 2014년에 조사된 바에 따르면 유관순 열사의 행적이 일본 교과서 7종 가운데 4종에 서술된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8종 중 1종에만 수록되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요즘은 세계 각 나라마다 자국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사 교육을 강화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또한 올바르고 폭넓은 역사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역사와 영웅을 제대로 알고 소중히 여기는 것, 우리가 실천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한다.


이제 ‘광복 70주년’을 넘어 다가올 2019년 ‘3.1만세운동 100주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를 제대로 알고 어떤 미래를 일궈가야 할지 고민을 함께 나눠야 할 것이다.
 

 

무명으로 잊힌 여성 영웅들을
되찾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여성독립운동가 10인의 삶을 살펴봤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그들의 삶은 온전히 독립운동가의 삶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폭탄을 안고 뛰어들겠노라’, ‘나라를 되찾는 데 남녀가 유별한가’라고 외쳤던 여성독립운동가 10인이 가진 독립을 향한 열망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그 시대 여성으로서 여러모로 제약이 많았겠으나 나라 안팎을 넘나들며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 현장 일선에 뛰어든 그들의 활약에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또 이런 훌륭한 분들을 잘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런 ‘존경의 마음’만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독립의지를 실천했던 우리의 여성독립운동가들과 같이 나 역시 나의 역할을 통해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일지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대외적으로 한국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차에 평소 한글을 세계적으로 홍보하는 활동과 연계하여 한글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 중인 배우 조달환 씨와 함께 지난 2015년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광복70년, 한글로 우리의 영웅을 기리다’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회는 삼성역 인근 큰 규모의 복합쇼핑몰 지하1층에 있는 스물두 개 기둥의 미디어 광고판을 활용해 독립운동가 스무 명의 캐리커처와 이름을 조합하여 새로운 영상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기획한 행사였다. 광복 70년인 뜻깊은 해에 점차 잊히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을 다시금 기리기 위해 한글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한국의 영웅과 한글의 위대함을 전하고자 했다. 당시 독립운동가라고 하면 익숙한 인물인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함께 남자현, 박차정, 안경신, 조마리아, 유관순 열사 등 국내외 전 방위로 활동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도 소개함으로써 그들의 존재와 이름, 그리고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전시회가 열린 곳은 한 달 평균 약 3백만 명의 유동인구가 있어 오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한글과 함께 담긴 우리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인식시키는 데 최적의 장소였고, 뿐만 아니라 그곳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유동인구도 많기 때문에 한글과 한국의 위대한 인물을 함께 알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뜻깊은 시간이었다.


당시 한글 캘리그라피 작업에 재능기부로 도움을 준 조달환 씨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한글작품으로 표현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지난 한 달간 온 힘을 다해 쓰게 됐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첫 시작에 많은 사람들이 애써주었는데, 이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무명으로 잊힌 여성 영웅들을 되찾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시작된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일찍이 그들의 발자취를 좇으며 조사하고 기록에 남기고 있는 감사한 분들도 참 많지만, 우리 역시 그 역사를 지키는 데 함께한다면 좋겠다.


그것은 실천하기 어렵거나 그리 큰일이 아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바를 찾고 고민해보면 무슨 일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책을 읽는 것도,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나 연극, 전시회를 보는 것도, 길거리 광고판에 소개된 여성 영웅들의 모습을 관심 있게 보고 응원해주는 것도 모두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역사를 지키는 데 일조하는 실천방안이다.


나 역시 그러한 생각에서 ‘역사 지키기’를 시작한다. 그냥 존경하는 마음만 갖고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현재의 ‘문화한류’를 넘어 ‘역사한류’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후손 입장에서 다시금 기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우리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 큰 자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에게 이 책이 나와 같은 ‘마음’에서 ‘행동’으로 바뀔 수 있는 데 작은 매개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자, 그럼 이제부터 우리의 영웅을 세계인들과 함께 이야기해보자. 우리 다 함께.

 


2015년 12월
서경덕(한국홍보전문가-성신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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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 인물편 1 서경덕,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공저 | 엔트리
한국 여성독립운동가의 역사, 이것은 오롯이 '민중의 역사'와도 같다. 이름 있는 누군가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닌, 우리 곁에 있는 어머니와 딸들이 개척해낸 '평범한 사람들의 독립운동사'다. 무명으로 남아있는 그들에게 이름을 되찾아주고, 그들의 역사가 새겨져야 할 자리에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는 것 역시 분명 역사의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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