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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걸스 < Basic >, 귀만으로도 즐거운 앨범

브라운 아이드 걸스(Brown Eyed Girls) < Bas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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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작 주인공과 생소한 과학 개념으로부터 모티브를 찾아내 기존 곡에 색을 입히는 것이 이번 브라운 아이드 걸스 기획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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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법칙과 우주를 넘나드는 심오함도 브아걸이라면 용서가 된다. 일렉트로닉 여전사로의 변신 「Abracadabra」 이후 꾸준히 '강(强)'한 이미지를 고수해온 이들에게 < Basic >처럼 잘 짜여진 콘셉트 앨범은 새로운 일관성을 제공한다. 음악은 준수했으나 퀄리티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인지도의 과거를 생각해본다면, 난해하더라도 새로운 미래지향형의 캐릭터는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좋은 장치다. 미지의 패러다임을 탐구하며 1980년대 마이클 잭슨과 일렉트로닉을 스쳐 가는 타이틀곡 「신세계」를 필두로 그들은 미래로 달려간다.

 

이 신작 주인공과 생소한 과학 개념으로부터 모티브를 찾아내 기존 곡에 색을 입히는 것이 이번 브라운 아이드 걸스 기획의 핵심이다. 「Warm hole」, 「Atomic」, 「신의 입자」, 「Fractal」과 같은 제목도 기반은 < Black Box >에서 선보인 리얼 세션 디스코 / 펑크(Funk)이며, 곡의 세부 내용은 '성인돌'과 가인의 섹시 콘셉트 등 이제까지 그룹이 구축한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세계」가 지향점으로는 최전선일지 몰라도 오히려 가장 튀는 곡처럼 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 Basic >은 그러나 사실, 이렇듯 눈과 뇌를 즐겁게 하지 않아도 귀만으로도 즐거운 앨범이다. 펑키한 기타 리프 위에서 「아이스크림의 시간」은 제목 그대로 부드럽게, 「Wave」는 아련하게 그려내는 멤버들의 역량은 아이돌 정점의 것이고, 기타 한 대만으로도 이별의 아픔을 그려내는 「Fractal」과 사랑의 환희를 오가는 「Atomic」의 콘셉트 전환 또한 성숙의 증거로 확실한 완성도를 갖춘다. 특히 「아이스크림의 시간」부터 2015년 한국 최고의 '섹슈얼 송'으로 꼽아도 모자람 없는 「Warm hole」, 천천히 달려나가면서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는 현대적 디스코 「Wave」까지 이어지는 초반부 몰입도는 최고 수준이다.

 

완성도의 검증도 확실하고 새 콘셉트도 나쁘지 않다. 다만 계속되는 강성 분위기가 이제는 조금 부자연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단발적으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었으나 이들은 계속해서 성인돌이었고 여전사였다. 살짝 비틀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화장을 바꾸는 대신 아예 민낯을 드러내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각종 수식어나 물리 법칙, 복잡한 계산 없이도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좋은 작품을 낼 수 있는 그룹이기 때문이다.

 

2015/11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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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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