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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따뜻한 시선의 작가

2001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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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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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 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 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 『풍금이 있던 자리』,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은 한 여자와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신경숙이 정밀하게, 더 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실린 시선으로, 그리하여 진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그려 보이는 것은, 그들의 사랑과 운명이 화해롭게 겹치는 국면이라기보다 자꾸만 어긋나면서 서로의 기대와 희망을 배반하는 광경이다. 아니, 차라리 그들의 관계에선 겹침이 곧 어긋남이다. 

 

『외딴방』은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 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 신경숙은 자신의 체험을 질료로 한 글쓰기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 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으로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엄마가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 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 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지듯 보여준다.

 

2013년에 출간한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명랑하고 상큼한 유머로 반짝이는 스물여섯 편의 짧은 소설들을 담은 소설집으로 산다는 것과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달에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짧은 형식의 글이자, 달이 듣고 함빡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신경숙 작가의 대표작

 

풍금이 있던 자리

신경숙 저 | 문학과지성사 

여성 화자 '나'가 이 년간 지속해 온 불륜의 사랑을 끝내기로 결심하기까지, 마음의 바닥에서 일어나는 하염없는 상념을 상대방 남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고백하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눈먼 송아지'는 화자 '나'를 포함한 그들 연약한 운명을 상징하며, 더 큰사랑의 보살핌을 기다리는 인간 존재의 보편적 자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눈먼 아기 송아지에게 젖을 내어 주는 어미 소, 새끼 까치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어미 까치의 모습은 『풍금이 있던 자리』의 아픈 사랑들이 마침내 가 닿아야 할 궁극의 풍경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며, 동시에 그것은 신경숙 문학을 일구어 낸 원점의 풍경이기도 할 것이다.

 

 

 

 

외딴방  

신경숙 저 | 문학동네 

1980년대의 암흑기 속에서 문학에의 꿈을 키워나가던 신경숙의 시원(始原)을 만날 수 있는 자전적 성장소설. 현재진행형의 글쓰기를 통해 오로지 문학만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이와 아름다움을 표현해내어 독자와 언론의 열렬한 관심은 물론 문단의 다양한 진영에서 일치된 찬사를 이끌어냈다.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새로운 리얼리즘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 『외딴방』은 90년대 한국문학이 거둔 최고의 수확일 것이다.

 

 

 

 

 

 

 

감자 먹는 사람들

신경숙 저 | 창비

1996년에 『오래전 집을 떠날 때』로 출간되었던 작품집으로 이후 『감자 먹는 사람들』로 제목을 바꾸어 새롭게 선보였다. 생명을 지닌 것들의 미세한 기척과 기미들을 빼어난 관찰력과 섬세한 언어감각으로 포착하며, 여리고 미미한 것들의 존재를 보듬는 신경숙 특유의 부드러움이 독자에게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보내는 작가의 여리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아름다운 문체를 보여주는 중단편 8편이 수록되어 있다.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저 | 창비

엄마의 실종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엄마는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전단지를 붙이고 광고를 내면서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각 장은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독자를 사로잡는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 저 | 문학동네

'지금까지와는 다른' 글, '달이 듣고 함빡 웃을 수 있는 이야기' '달이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이야기'를 엮은 짧은 소설집으로, 신경숙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경쾌하고 명랑한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해내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과 은근슬쩍 숨겨놓은 유머의 뇌관들이 담겨있다. 세상이 결국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일구어나간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소박한 깨달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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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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