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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는 짧고, 내일 뭐 읽지?

예스24 뉴미디어팀 3인이 추천하는 금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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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대구-경주-부산-서울을 연휴 안에 이동해야 하는 나 역시 언젠가부터 명절이 그렇게 기쁘게 만은 다가오지 않았는데 ‘조선은 왜 이렇게 번거로운 풍속을 만들었지?’ 하는 의구심이 명절 때마다 들기 시작했다.

<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엄숙주의를 싫어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지만, 닉네임을 걸고 약속 드립니다. 나만 읽긴 아까운 책이라고! ‘오늘 뭐 먹지?’ ‘내일 뭐 먹지?’ 만 고민하지 말고, 때로는 ‘내일 뭐 읽지?’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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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교화 과정

마르티나 도이힐러 저/이훈상 역 | 너머북스

한국에서 연휴가 주어지는 명절은 추석과 설이다. 쉬는 날이면 응당 좋아해야겠지만, 명절을 평일보다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치열한 예매 전쟁에서 살아 남아야 기차표를 구할 수 있고,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다면 꽉 막힌 고속도로에 수 시간을 갇혀야 할 수도 있다. 유교적 세계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제사나 성묘를 번거롭게 느낄 만하다. 서울-부산-대구-경주-부산-서울을 연휴 안에 이동해야 하는 나 역시 언젠가부터 명절이 그렇게 기쁘게 만은 다가오지 않았는데 '조선은 왜 이렇게 번거로운 풍속을 만들었지?' 하는 의구심이 명절 때마다 들기 시작했다. 그에 관해 답을 준 책 중 가장 압권이 마르티나 도이힐러가 쓴 『한국의 유교화 과정』이다. 이 책 한 권이면 부계 중심, 장남 우선의 종법 질서가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이 땅에 굳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알고 당하면 덜 억울하다. 아닌가. 생각해 보니, 알고 맞는 매가 더 아프더라. (드미트리)

 

 

 

가족의 초상

오사 게렌발 글,그림/강희진 역 | 우리나비

추석이 가까워오자, 아저씨 페친들이 하나 둘씩 ‘추석에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타임라인에 올리기 시작했다. 속으로 ‘아, 부인들은 하루 종일 음식 만들고 설거지할 텐데, 책 읽을 여유라니’ 싶지만. 이것은 뭐 개인사.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부러울 따름이다. 만약 내게 책 읽을 시간이 주어진다면, 내일 나의 선택은 『가족의 초상』, 최근에 만난 한 작가로부터 ‘강추’를 받은 작품이다. (현재 배송을 기다리고 있으니, 아직 읽지는 않은 작품이나, 되게 좋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드는 책이다) 『가족의 초상』은 스웨덴 작가, ‘오사 게렌발’의 두 번째 그래픽 노블로 ‘가족 간의 의사소통 불능을 폭로한 5막 1장의 심리 드라마’다. 오메, 추석이면 명절, 명절이면 ‘가족’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들 서로를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 하나? 바로 ‘불통’ 때문이 아닌가! 그래픽 노블 특유의 감성과 날카로운 필치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내게 이 책을 추천해주신 작가님은 “무려 책 코드가 잘 맞지 않는 남편이 읽고서도 ‘박장대소’하며 재밌게 읽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나도 내가 먼저 읽은 후, 남편에게 한 번 건네보련다. (꾸러기)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 어느 노비 가계 2백 년의 기록

권내현 저 | 역사비평사

대한민국에서 많은 성 중 하나인 김해 '金씨'인 나는 머리가 조금 크고 나서부터 명절을 맞으면 늘 궁금했다. '우리 친가는 노비의 집안이 아닐까? 김해 김씨는 너무 많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양반은 아닐 것 같아.' 어른들이 어처구니 없어할 생각이기 때문에 입밖에 내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조선시대의 노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내게 선배가 추천해준 책.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 이 책의 시작은 18세기 초 경상도에 살았던 한 평민 김흥발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집안이 가지고 있는 가계를 역추적해보면, 17세기 말부터 19세기에 걸쳐, 조선에서 양반이 되려고 했던 '김수봉'이라는 어느 노비와 만난다. 눈물겹고도 여러 세대를 걸쳐 이루어진 수봉가의 역사를 보면 대강 내 조상(?)이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이 간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현재를 바라보면 더 냉담한 기분이 든다. 수봉가가 여러 세대에 걸쳐 좁혀 나간 심정량가와의 간극은 근래 들어 기회의 균등에도 불구하고, 다시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장으로 가는 사다리에서 밀려난 지금 우리 세대는 수봉가처럼 또다시 기회를 엿보며 장기간에 걸쳐 피나는 노력을 기울어야 할까? 수봉가의 후손들은 물론이고 심정량가의 후손들마저 그 노력이 지금까지 반복되지 않고 그저 흘러간 '역사'로만 남기를 바랄지도 모르겠다. (땡감)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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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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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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