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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과 타협이 혼재하는 이상적인 앨범을 보여준, 위켄드

위켄드(The Weeknd) < Beauty Behind The Madn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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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뜨거운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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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치솟은 위켄드의 인기는 어디서부터 생긴 것일까? 이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은 '위켄드의 변화'일 것이다. 영화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에 수록된 「Earned it」이 영화의 인기에 탑승하며 차트 정상에 접근하는 동안 대중의 관심은 '에로틱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듯한' 그의 음악에 쏠렸다. 그 후에 공개된 싱글 「The hills」과 「Can't feel my face」 또한 그 기대를 충족시키며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Can't feel my face」는 정상을 찍으며, 처음 등장했을 때 붙여진 '힙스터(Hipster) R&B'란 말의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큰 호응을 얻은 선공개 싱글 세 곡의 공통점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비교적 깨끗하고 잘 들린다는 점이다. 느릿한 비트 사이 빈 공간을 채우던 앰비언트 사운드를 걷어내고, 뒤에 숨어있던 보컬은 전면으로 나왔다. 그러나 「The hills」의 무겁게 깔리는 베이스와 「Can't feel my face」의 마이클 잭슨 풍의 보컬은 전의 것과 동일하다.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고 어지럽게 꼬기만 했던 전작 < Kiss Land >의 문제점에 대해 그가 내놓은 해결책으로 보인다.

 

친화력을 갖춘 그는 본 싸움인 < Beauty Behind The Madness >에서 다양성까지 추구한다. 직접 프로듀싱을 담당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맥스 마틴(Max Martin)과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 여러 프로듀서에게 곡을 맡겼다. 그 결과, 그의 목소리가 「Can't feel my face」, 「In the night」과 같은 섹시한 디스코 넘버나 「Earned it」과 같은 스탠다드 팝에도 잘 녹아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가 만든 피비알앤비가 그저 몽환적이고 암울한 음악이란 관념을 내려놓는 순간이다.

 

매끈하고 매력적인 트랙이 있는 동시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트랙들이 있다. 「Real life」는 새로 유입된 팬들과 < Trilogy >, 혹은 < Kiss Land >를 좋아했던 고정 팬들 사이에서 방황한다. 너절하고도 몽환적인 이전의 모양새를 그대로 옮겨온 채 강렬한 훅을 부각시켜 대중성을 챙긴 「The Hills」의 비해 「Real life」의 위치는 애매하다. 다양한 색채를 위해 에드 시런, 라나 델 레이 등 새로운 목소리를 추가시킨 「Dark times」과 「Prisoner」 또한 그 목적을 잃고 다른 트랙들에 비해 임팩트 없이 지나간다.

 

그럼에도 < Beauty Behind The Madness >는 변화의 시도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앨범이다. 한정된 스펙트럼 안에서 여러 스타일을 복합적으로 다루던 그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21세기 리듬 앤 블루스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던 그가 또 다른 청사진을 제안했고 대중이 반응했다. 고집과 타협이 혼재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앨범이 보여준다.

 

2015/09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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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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