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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의 대중스타, 엘리 굴딩

EDM의 주류 부상을 이끄는 데 기여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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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뉴웨이브에서 출발해 최첨단의 EDM까지, 전자음악의 많은 부분을 섭렵하며 EDM의 새 뮤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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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언더그라운드에서 암약한 전자 음악을 주류로 끌어 올려 대중화를 꾀한 선두주자들은 주로 여성 팝스타들이었다. 전자 음악은 주로 화려하고 댄서블한 이미지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무기로 하는 팝 디바들에게 자양분으로 활용되었다. 조르조 모로더의 뮤즈로서 디스코 열풍을 주도한 도나 섬머(「Love to love you baby」, 「Hot stuff」), 90년대 인더스트리얼과 트립 합을 시도했던 자넷 잭슨(「Velvet rope」)과 마돈나(「Frozen」)가 그 대표 주자였다. 특히 마돈나는 셰어(「Believe」)와 함께 20세기 말 테크노 붐을 일으키며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다운 위용을 보이기도 했다.

 

21세기에도 대표적 디즈니 스타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시작으로 힐러리 더프, 마일리 사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스타의 극적 이미지 변신을 위한 수단으로 전자 음악이 동원됐다. 특히 2011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덥스텝 사용은(「Hold it against me」) 팝계에 덥스텝 열풍을 불러오며 포스트 마돈나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중에게 생소하고 어색한 전자 음악을 팝의 요소로 견인해 일렉트로닉을 친숙하게 하고 대중적 수용 범위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오늘 날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새로운 뮤즈로 떠오른 엘리 굴딩은 이들과 차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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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굴딩은 「Lights」, 「Burn」, 「Love me like you do」 등 다수의 EDM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 특정 장르에 국한되는 가수는 아니다. 데뷔 앨범 < Lights >에는 인디 록과 80년대 신스 팝, 뉴웨이브적 음악을 담았고, 소포모어 앨범 < Halcyon >은 전작의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더 깊고 어두워진 감성을 음반에 유려하게 배치했다. 그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미래보다는 복고 지향적이었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현해내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레트로에 쏠려있던 엘리 굴딩 사운드는 캘빈 해리스와의 공동 작업으로 전기를 맞았다. 트렌디한 EDM 「I need your love」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 그는, 자신의 몽환적 음색이 미래지향적 일렉트로닉 사운드와도 좋은 합을 이룬다는 것을 실증했다. 각국 인기 차트에서 거둔 준수한 글로벌 성과는 그의 성취를 한층 드높였다.

 

뒤이어 2집의 리패키지 싱글로 발매된 「Burn」은 음악적 진화에 속도를 더했다. 캐치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강한 비트와 세련된 신시사이저로 감싼 이 노래는 영국 차트 1위를 포함, 유럽 전역과 전미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능숙한 보컬의 강약 조절과 희망적 가사는 히트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 후 그는 EDM 트렌드를 십분 반영한 「Goodness Gracious」, 「Beating heart」를 싱글로 발매하고 DJ 프레시(Fresh)와 「Flashlight」, 캘빈 해리스와 「Outside」를 발표하는 등 이전과 등급이 달라진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올 초, 영화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의 주제가로 사용된 「Love me like you do」는 영화 속 섹시, 몽환적 무드를 환상적 EDM으로 재현해내며 「Burn」, 「Outside」로 이어진 변화된 행보에 정점을 찍었다. 히트곡 제조기 맥스 마틴이 가세해 아름다운 멜로디와 중독적인 훅으로 무장한 노래는 영국을 포함 20개국 이상의 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엘리 굴딩 최대 히트곡이 됐다. 맥스 마틴의 존재는 엘리 굴딩이 정통 EDM 뮤지션보다는 팝스타임을 증명해주는 단서이며, 긍정적으로는 상기한대로 그가 EDM의 주류 부상을 이끄는 데 기여한 인물이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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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는 디플로가 중심이 되어 만든 일렉트로닉 뮤직 그룹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와 함께 싱글 「Powerful」을 발매하며 여전히 EDM 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과거 전자 음악을 잘 활용했던 팝 디바들과 엘리 굴딩이 갖는 가장 큰 차이는 전자 음악에 대한 접근법이다. 마돈나가 사운드와 노래의 구조 등 전자 음악의 요소를 차용해 가수 주체의 팝 음악을 만들었다면, 엘리 굴딩은 캐치한 멜로디, 청량한 보컬 등 팝 음악의 요소를 전자 음악에 대입했다는 것. 탁월한 표현력과 일렉트로니카에 최적화된 음색은 캘빈 해리스, 디플로 등 스타 DJ들을 매료시켰고, 건전하고 희망적인 가사와 추문 없는 사생활은 10대 소녀 팬들을 운집시켰다.

 

2000년대 말 혜성처럼 등장한 엘리 굴딩은 복고풍 뉴웨이브에서 출발해 최첨단의 EDM까지, 전자음악의 많은 부분을 섭렵하며 EDM의 새 뮤즈로 떠올랐다. 일렉트로닉 팝을 하는 여자 가수들이 대부분 퍼포먼스에 주력하는 것을 생각 할 때, 시각적 자극이 아닌 오직 가창과 사운드만으로 자신만의 일렉트로니카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그의 포지션은 각별하다. 최근 그는 영국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새 앨범 발매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의 EDM 헌신이 어느 수준에 도달 할 것인가가 신작에 대한 팬들 관심의 초점이다.

 

2015/09 정민재(minjaej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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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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