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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도쿄1』 완두 작가 인터뷰

이런 도쿄 이야기는 처음이다! 레진 코믹스 인기 연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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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일상툰만큼 독자들도 진화하고 있어서, 요즘은 작가가 상정하는 거리를 존중해준다는 느낌도 받아요.

레진코믹스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도쿄일상웹툰 『안녕 도쿄 1』이 출간됐다. 프로그래머인 남편을 따라 도쿄에서 살게 된 만화가 완두의 생활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이 가득 담긴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치 독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도쿄 골목길을 쏘다니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안녕 도쿄 1』가 특별한 건, 작가인 완두가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의 시선으로 도쿄를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만화는 시부야, 신주쿠, 아키하바라처럼 도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을 그리지 않는다. 대신 도쿄라는 낯선 도시에 살게 된 한국인 부부가 추운 도쿄의 실내 난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일본 사람들과 어떻게 친해지는지를 보여준다. 자칭 소심한 만화가 완두는 한국과 일본의 사소한 차이를 놓치지 않고, 소소한 디테일에서 발생하는 컬처 쇼크들을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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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완두 작가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얼마 전, 도쿄로 다시 이주하게 되어서 그 뒷수습 중입니다. 이사를 너무 자주 해서 책 프로필에 우스갯소리로 이삿짐 싸기가 특기라고 적었는데, 다음 책엔 '국제 이사'라고 써야 할 것 같아요.  

 

2006년에 DAUM 웹툰 『동물원에서 만나다』로 데뷔하셨다고 들었는데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오래 돼서 특별한 계기 같은 건 기억이 잘 안 나네요. 흔한 만화 키드 중 한 명으로 어릴 때부터 만화를 보고 따라 그리고, 본 만화에 대해 얘기하는 걸 좋아해서, 만화가 일상의 한 부분이었어요. 대학생 때부터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 나는 조직 생활 잘 못하겠구나 싶었고, 그러면 프리랜서가 되어야지 마음먹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동물원에서 만나다』때는 ‘피뢰침’이라는 필명을 쓰셨는데 ‘완두’로 바꾸신 이유가 있나요?

 

일상툰의 특성 때문이죠. 픽션물일 때는 필명은 아무래도 좋은데, 일상툰에선 필명이 곧 주인공 캐릭터의 이름이니까요. 캐릭터의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머리통이 완두콩 모양이라든가) 조금 귀여운(?) 느낌도 있고 발음도 쉬운 이름을 지으려고 했어요. 

 

필명이 바뀐 만큼 스타일도 확 바뀌었는데요, 『동물원에서 만나다』『안녕 도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전자는 순정 로맨스물이고, 후자는 일상 논픽션물이인데요, 장르에 맞춰서 가장 효과적인 그림체를 찾다 보면 바뀌는 게 당연하다고 봐요. 일상 논픽션물은 독자로서 굉장히 좋아하는 장르인데,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어쩐지 부끄러워서 감히 도전은 못하다가,  도쿄에서 돌아온 뒤에야 용기를 내게 됐어요. 도쿄에서 겪은 일들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고 손이 근질거려서 못 참겠더라고요. 

 

막상 시작하고 보니까 작업량도 저한테 잘 맞아요. 순정 로맨스물 때는 워낙 손도 드리고 작업량도 힘에 부치다 보니, 두 작품 연재하는 동안 몸도 생활에도 엄청 무리가 갔거든요. 『안녕 도쿄』를 연재하는 동안에는 건강과 일상을 유지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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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많이 기르시고 있다고 들었고, 만화 안에서도 양념처럼 고양이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기르시게 된 계기 같은 것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네, 지금 4마리고요. (많은가요?)  어쩌다 한 마리로 시작했는데, 남편이 길에서 다른 한 마리를 데려왔고, 그 아이를 예방접종 맞히려고 병원에 갔다가 마침 그 병원에서 위탁 중인 아이를 만나서 또 식구가 늘고……. 고양이 집사들 세계에선 아주 익숙한 패턴이지요.   


우리 집 애들은 제 만화 속에서 대부분 의인화되어서 나오는데요, 그 편이 그릴 때 더 즐겁기도 하지만 같이 살다 보면 얘들이 사람인 양 굴 때가 있어요.  
 

『안녕 도쿄 1』에서 가장 좋아하시거나 애착을 가진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1권에서는 '이웃의 마리에'나 '모모짱 이야기' 같이 특정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피소드가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고요, 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진 에피소드는 아쉽게도 2권 부분에 몰려 있네요. 2권이 무사히 나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안녕 도쿄 1』에는 웹 연재분에 없는 스페셜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는데, 원래 그려놓으셨던 건가요?
 
그럴 리가요. (만화가에게 ‘미리 그려놓는다’란 표현은 어쩐지 낯서네요) 단행본에는 원래 연재 분에 없던 새로운 내용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는 게 미덕이잖아요. 독자로서도 만화 단행본에 늘 그런 기대를 갖고 있고, 출간 결정이 되면서 공공연히 약속도 했고요. 그래서 단행본 작업하면서 새로 그렸어요. 연재 당시 미처 다루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을 늦게라도 선보일 수 있어서 다행이죠. 참, 연재 당시 맘에 들지 않았던 컷들도 꽤 많이 새로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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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브로콜리’ 캐릭터가 인상적인데 1권에서는 생각보다 등장이 적어서 좀 아쉽습니다. 그렇게 하신 이유는?
 
인상적인가요? (응? 왜죠?)  그냥 남편이 에피소드에 기여한 만큼만 그린 거예요. 연재 당시 남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소재 제공 면에서는 아니었어요. 일터에서의 재미난 일화 같은 걸 이야기해줬으면 했는데, 시선이 다르달까 본인이 관찰자 역할에 관심이 없달까. 만화 속에 조금 나오는 회사 에피소드도 제가 심문하듯이 묻고 또 물어서 겨우 엮어낸 거예요.  
  
일상툰이라는 장르에서 작가와 화자의 거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거리를 유지하고 계신지요?
 

이렇게 인터뷰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식으로? (하하~) 할 수만 있다면 만화 외에는 아무 것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가끔 들어요. 블로그나 트위터를 쓸 때도 괜시리 망설일 때가 있고요.  소심한 성격 탓도 있지만 완두가 아닌 나라는 개인이 드러나면 날수록 만화 감상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요. 어차피 완벽히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지만요. 늘어나는 일상툰만큼 독자들도 진화하고 있어서, 요즘은 작가가 상정하는 거리를 존중해준다는 느낌도 받아요.
  
일상 경험을 만화로 옮길 때의 기준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따로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균형감각이요. 직접 경험처럼 확실하고 강렬한 소재도 없지만,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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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도쿄 1』에 일본인 친구들이 나오는데 본인들은 만화 캐릭터가 되었다는 걸 알고 있나요?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이웃집 캐릭터 마리에상과 야마다 아저씨껜 얼마 전에 만나 직접 책을 드렸어요. 
 
『안녕 도쿄』 는 레진코믹스에서 완결되었습니다. 차기작은 언제 시작하실 예정이신가요? 또 어떤 스타일의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다시 도쿄에서 살게 되었기 때문에, 『안녕 도쿄』 속편 격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안녕 도쿄』 는 서울로 돌아와 도쿄 생활을 회상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실시간이니까 좀 더 현장감 있는 내용이 될 것 같아요. 연재 일정이 결정되면 블로그(blog.naver.com/pirechim)에서 자세히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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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도쿄 1완두 글,그림 | 북스토리
작가는 일상적인 일에서 서울과 도쿄가 얼마나 다른지를 꼼꼼하고 코믹하게 묘사해낸다. 집은 월세가 기본이고, 가전제품 후기를 꼼꼼하게 쓰며,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과도하게 존중하는 도쿄의 문화를 자신이 경험한 대로 솔직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한국인인 작가보다 더 한국 연예인에 빠삭한 유코, 미워할 수 없는 응석받이 모모, 이웃집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에 등 개성 넘치는 친구들의 이야기도 『안녕 도쿄 1』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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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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