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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걸즈>, 그대는 그냥 웃기만 해!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 본능에 충실한 자만이 웃음을 쟁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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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걸즈>에는 점잔과 체면의 겉옷을 던져버린 날 것 그대로의 웃음이 있다. 그것을 쟁취하려면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본능에 충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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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그냥 웃기만 해!


코믹컬 <드립걸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각종 ‘드립’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쎈 언니들’의 거침없는 입담이 포화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정신없이 웃다 보면 문득 무대 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것. 어쩌면 이것이 <드립걸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자 유일한 것일지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았으되 보았다고 할 수 없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드립걸즈>의 무대는 매회 다른 이야기로 채워진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표방한 작품은 많았지만 <드립걸즈>를 능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거의 모든 코너가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무대 상황은 즉흥적으로 흘러간다. 매 순간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인데, 그때마다 관객을 구원하는 건 출연 멤버들의 순발력과 재치다. 그들의 애드리브 없이는 <드립걸즈>도 없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들은 어떤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강심장과 짧은 순간에도 관객에게서 개그 소재를 발견해내는 재능을 가졌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드립이든 소화해낸다. 비방용 드립을 툭툭 던지는 그녀들에게서 주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역시, 괜히 쎈 언니들이 아니었다.

 

그러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대 한 가운데에 서게 됐다고 해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그녀들을 믿고 따라가도 좋다. 당신이 무엇을 보여주든 <드립걸즈>는 웃음의 호흡을 불어넣어줄 것이고, 관객들은 빵빵 터질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한 가지 뿐이다. ‘오늘만큼은 모든 걸 내려놓고 즐기리’ 그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그대는 그냥 웃기만 해”라고 말하는 언니들의 주문을 기억한다면 유일무이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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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웃고 싶다면 본능에 충실하세요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은 <드립걸즈>에는 총 세 팀의 개그우먼들이 출연한다. 개그콘서트의 김영희, 허안나, 안소미, 박소라는 레드팀으로 웃찾사의 홍윤화, 홍현의, 이은형, 맹승지는 블루팀으로 활약한다.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 중인 안영미, 박나래, 김미려, 최정화는 골드팀으로 뭉쳤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열두 명이 모인만큼 팀마다 다른 색깔의 무대를 보여준다. 이 점 또한 <드립걸즈>를 ‘보았으되 보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한 번의 관람만으로 <드립걸즈>의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언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면, 공연을 보는 동안 ‘이 언니들,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 거라는 사실이다. 섹드립과 비속어, 과감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무대는 비방용 개그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제발) 마음 놓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이와 동행하시길. <드립걸즈>의 객석에서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자만이 즐거움을 쟁취한다. 민망함이나 부끄러움 따위는 일찌감치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드립걸즈>와 함께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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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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