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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달인, 세계여행을 떠나다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정은길 저자 1년간의 세계여행으로 깨우친, 일상에서도 여행자의 삶을 유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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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생활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피곤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좋다고 말하는 여행에는 분명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대단한 매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제가 싫어하는 것을 극복해보고 싶은 의지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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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에 1억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한 생활재테크 이야기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여자의 습관』의 저자, 정은길 아나운서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첫 책에서 밝혔듯이, 정말로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여행을 떠나 약 1년 만에 돌아온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생활재테크의 달인답게 ‘알뜰하게 여행하는 방법’이 주된 이야깃거리가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알뜰한 여행의 기술보다 ‘복잡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만들어가는 법‘이 더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저자는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인생 자체를 여행자로서 살 수 있게 됐다


많은 분이 세계 여행에 얼마를 썼고, 그 돈은 어떻게 모았는지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생활재테크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던 『여자의 습관』의 저자이신 만큼 여행 경비를 모으는 데에도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남편과 둘이서 11개월 동안 35개국 130여 곳의 도시를 여행하는 데 든 비용은 딱 7천만 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했던 예산이었고, 그에 맞추기 위해 가난하지만 낭만적인 배낭여행족이 되어야 했습니다. 세계 여행 경비를 모으기 전에 우리 부부는 28년으로 설정되어 있던 아파트 대출금 청산을 해야 했습니다. 대출금 상환을 다 하고 나니, 그에 비해 여행 경비를 모으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했어요.


제가 돈을 모으는 노하우는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최대한 저축액을 늘리는 것! 둘째, 일상생활 속에서 절약과 저축을 철저히 실천해 습관으로 만드는 것! 다만 핵심은 돈을 모으는 목표가 얼마나 명확한가에 있습니다. 목표가 명확해야 그만큼 절실해지니까요. 목표란 곧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 돈을 모으는 방법보다 돈을 모으는 이유를 몰라서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아마도 첫 책 『여자의 습관』의 독자 분들은 알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기대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책은 일상에서도 여행자의 삶을 유지하고 심플하고 단순하게 사는 법에 관해 다루고 있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쓰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여행을 하면서 알뜰하게 여행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긴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중 4개월간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알뜰한 세계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는 단편적인 정보가 대부분이라 특별히 의미가 있는 메시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신 저는 돈의 상위 개념인 삶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불행하다고 느꼈을 때는 삶이 복잡하고 힘겨울 때였어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복잡한 삶의 무게가 줄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정말 괴로웠거든요. 그런데 여행길에서 문득, 해야 할 일 하나 없는 단순한 삶이 큰 행복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아, 단순하고 쉬운 행복한 삶은 분명 존재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여행자로서의 삶을 일상에서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어요. 저는 삶이 고통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난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책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끈기가 아니라 용기다.’라는 말씀으로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강력하게 말씀해주셨는데요. 오늘도 버티는 것만이 답이라고 여기며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유예하고 있는 여성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줄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사실 진짜 좋아하는 일에는 버티기가 필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끼니를 걸러도 배고픔을 잊을 수 있고, 잠을 줄여가면서도 집중할 수 있습니다. 즉, 내가 버틴다고 느끼는 일은 대부분 힘들고 괴로운 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그렇게 힘들고 괴로운 일은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버티는 데 쓰는 에너지로 내 가슴이 뛰는 행복한 일을 찾는 게 더 낫습니다. ‘끈기’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참는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삶에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기’는 일종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아야만 하고, 새로운 것을 택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충분히 참으면서 살아왔습니다. 하고 싶은 일 말고 해야 하는 일들만 하면서 말이죠. 그 정도의 끈기를 기록하고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고, 오늘을 참는 것으로 내일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면 끈기 대신 용기를 선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 중 이 책에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기보다 여행 중 제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제게 영감을 주었다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껏 만나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었어요. 제 주위에는 가족과 직장 동료들, 같이 학교를 다닌 친구들이 전부였으니까요. 대부분 저와 비슷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이었고, 그래서인지 서로 나눌 수 있는 대화 역시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여행길 위에서 매일같이 만난 사람들은 제가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었고, 새로운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요. 결국 여행은 새로운 곳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 원래 여행을 싫어했다는 부분이 있어 굉장히 놀랐습니다. 어떤 이유로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하셨나요? 그리고 여행을 다녀오기 전과 다녀온 후,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어떤 건가요?


『여자의 습관』에도 썼지만, 20대 초반에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돈을 모으던 제게 여행 경비는 너무나 아까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체력이 좋지 않았어요. 회사에서 단체로 가는 등산도 체력이 나쁘다는 이유로 제외되기 일쑤였을 정도죠. 집을 떠나 생활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피곤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좋다고 말하는 여행에는 분명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대단한 매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제가 싫어하는 것을 극복해보고 싶은 의지도 있었고요.

 

사실 여행 중반까지는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집 밥도, 잠자리도 모두 그리웠으니까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점차 여행이 좋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습니다. 여행에 서서히 물들어갔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여전히 집이 그립긴 했지만, 여행자로서의 삶도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모두 마친 지금은 여행을 단순히 ‘좋은 것, 싫은 것’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인생 자체를 여행자로서 살 수 있게 되었거든요. 계속 여행을 싫어하기만 했다면 결코 이 기쁨을 맛볼 수 없었겠죠. 
 
책에는 남편분과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은데요. 혹시 여행 중 다투셨던 적은 없는지, 부부가 같이 여행하면 좋은 점과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조언을 하신다면. 


남편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이유는 ‘같이 여행하되, 각자의 여행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각자 여행하는 이유가 달랐어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남편은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서, 아나운서였던 저는 삶의 결을 다르게 만들어보고 싶어 여행을 떠났던 것이거든요.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었던 남편은 계속 이동하는 여행을, 글을 쓰고 싶었던 저는 한 곳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을 원했어요. 그래서 남편이 사진을 찍는 동안 저는 숙소에 남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싸울 일도 많지 않았어요. 부부가 같이 여행을 한다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함께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해요. 두 사람이 동일한 여행의 목적을 가질 수도 없을 거고요. 여행을 떠나기 전 각자 어떤 여행을 원하는지,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 부부 역시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존중해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가고 싶은 길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커다란 의미의 계획이라면 ‘행복하게 살기’입니다. 예전보다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여행을 다녀왔으니 이러한 삶의 태도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때에 하는 삶’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답을 하곤 하는데요. 저는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인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증거가 되고 싶어요. 힘든 걸 참고 견디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행복이란 게 젊었을 때 참고 견뎌야 노년에 크게 찾을 수 있는 적립식 통장은 아니잖아요.

 

당장 참고 견뎌야 한다면 그건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여야 하지, 목표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버티는 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행 경비를 모으는 동안의 시간을 참을 수 있었던 것도 ‘세계 여행’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니까요. 저는 앞으로도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는 삶을 이어가려 합니다.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것들 말고, 오로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골라가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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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정은길 저 | 다산3.0
우리에겐 자신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누려볼 권리가 있다. 저자는 정보 검색을 그만두고 온전히 나의 생각에 의존하는 여행을 할 때 정말 독립된 자아로서의 나를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보통의 여행기는 여행지에서 느낀 점을 감성적으로 풀거나 그곳에서 얻은 깨알 정보 등을 공유하는 데 머무르지만, 이 책은 여행에서 얻은 깨달음과 통찰을 일상에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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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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