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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나

『타인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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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방향을 정할 수 있다. ‘그들’의 영향력은 항상 엄청나지만, 그 영향력이 발휘되는 것은 나라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 삶의 현장이다.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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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 수 없는 인간의 숙명

 

중ㆍ고교 시절, 주위에 소위 ‘문제아’라 불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흡연과 폭력 등의 이유로 교무실로 불려 가기 일쑤였던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최후 통첩은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말이다. 아들이 말썽을 일으켜 학교에 온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우리 OO이가 원래 착한 애인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 저마다 착한 아이들이라면 도대체 누가 문제의 원흉일까. 물론 친구를 잘못 만나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자식으로 인해 주위의 많은 친구들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아이들이 모이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지, 누군가 일방적으로 물을 흐리지는 않는 법이다.

 

되돌아보면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의 영향력이 다른 시기에 비해 강력했던 것 같다. 다르게 말하자면, 한 사람의 마음이 성장하는 과정에 주위의 다른 사람의 영향력은 지배적이다. 주위에 어떤 부모와 형제, 친구들이 존재하고,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지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가 달라진다. 결코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인간의 숙명이다.

 

 

평범한 사람의 어마어마한 변신

 

『타인의 영향력』은 제목 그대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그들’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의 양상을 조목조목 분석한다. 저자는 말한다. ‘그들'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하다고. 우리는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주도한다고 여기지만 대개는 우리가 놓인 상황, 특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짐작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책 속에는 타인의 말과 행동이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를 보여주는 각종 실험과 사례가 풍부하게 실려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타인의 의해 이끌리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감정 전염, 동조 심리, 넛지 전략, 방관자 효과 등 다양한 사례 중 특히 인상적인 것은 테러리스트와 전쟁 영웅에 대한 분석이다. 끔찍한 테러를 자행하는 사람에게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특별한 문제가 있을 것 같지만 그냥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에 별다른 저항 없이 동조하고 동시에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개인적인 특질이 결합되어 끔찍한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허버트 켈먼은 “대다수의 고문 가해자는 가학적인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며, 그저 자기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제정신이고 합리적인 사람도 자신의 통제를 넘어 집단 압력이나 다른 상황의 힘에 휘둘려서 평소에는 끔찍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쟁 영웅 역시 날 때부터 남달라서 모두가 뒷걸음칠 만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성격 특질을 타고난 것 같지만, 그들 역시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 개인적인 영광을 누리고 싶어 행동하기 보다는 전우에게 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행동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용감무쌍했을 뿐이다. 미리 생각할 틈도 없이 주어진 순간에 평소 자신의 신념대로 즉각 반응했고, 그것은 동료에 대한 의리이자 행동으로 이어진 무의식적 충동에서 행동한 결과였다. 다른 사람들을 사로잡는 사회적 힘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는 심리가 영웅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들’의 영향력은 항상 엄청나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변하지 않는다.

 

타인의 영향력이 그렇게 막강하다면, “So what?”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의 생각과 행동의 영향을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상적이고 왜곡된 사회적 압력에 대해서는 동조하기 보다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길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냄새 나고 괜히 피곤한 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가 모른 체 하더라도 그런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모두가 ‘예’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급박한 재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고 구조하는 헌신적인 행동은 한 개인으로 시작해서 다른 사람으로 번져갈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내 안의 타인들을 직시하고 분별하여 현명한 사회적 연결을 구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인간이 사회의 힘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집단 학살이나 살인적인 정권을 막아낼 길이 요원하다고. 막강한 타인의 영향력 앞에서 우리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라. "나는 이 일을 옳은 일이라서 하는가, 아니면 주위 사람들이 옳다고 느끼게 해줘서 하는가?"(243~244쪽)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방향을 정할 수 있다. ‘그들’의 영향력은 항상 엄청나지만, 그 영향력이 발휘되는 것은 나라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 삶의 현장이다.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나에게 스며드는지 잘 분별하고 직시할 때, 사공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주인공이 된다. 삶의 멋진 주인공이 될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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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영향력마이클 본드 저/문희경 역 | 어크로스 | 원서 : The Power of Others
한 개인은 여러 집단에 다양한 방식으로 속해 있으며, 인류 역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타인과 촘촘하고 광범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그 관계망 속에서 타인과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 책은 감정 전염부터 동조 심리, 넛지 전략, 집단사고, 카멜레온 효과, 루시퍼 이펙트, 방관자 효과, 고독의 사회학까지 내 안에서 작용하는 타인의 영향을 바로 보게 하고 나를 둘러싼 타인들의 움직임과 그 속에 내포된 의미를 포착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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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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