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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이 삼성 家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저자 보헤미안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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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에 성공할 수 있을까? 천재 수학소녀의 거짓말 논란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난해한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의 보헤미안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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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사 문제도 쉽고 간결하게 ‘풀어주는’ 인기 블로그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일명 <뻔지르>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지난 8년 동안 블로거 ‘보헤미안’이 들려주었던 경제 시사 역사에 대한 생각들을 책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안에 담아낸 것이다. 저자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역사 전공자도 아니며 기자로 활동한 적도 없지만, 그렇기에 <뻔지르>의 이야기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바로 그 매력이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에서도 빛을 발한다.

 

“어떤 시사나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주장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나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누구나 활발하게 토론하면서 사회적 담론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고요. 그래서 블로그와 책의 이름을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는 모두가 한 번쯤 궁금해 했던 이야기, 그러나 간단한 해답을 찾기는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자는 당연한 것일까?”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기업의 이익을 곧 국가의 이익으로 봐야 하는지’ ‘대학교가 하숙집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와 같은 각종 의문들에 답한다. “시아파와 수니파, 이들은 왜 끊임없이 싸우는가?” “영화 <300>과 페르시아 전쟁” 이야기에서는 세계 역사를 짚어보고 “뮤지컬 <명성황후>와 그녀의 호칭” “<징비록>과 과대평가된 유성룡?”을 통해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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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열쇠는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


지난 20일 이루어진 독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천재 수학소녀의 거짓말 논란’에 대해 저자는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는 한편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에 있어서는 범 삼성 가와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갈등을 조명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의 주식을 네 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엘리엇이 말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비해서 적은 비율을 가지고 합병해야 하냐는 것이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 대 0.35입니다. 국내법으로 보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죠.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정하니까요. 그런데 삼성물산을 구성하고 있는 주주들과 기관들의 가치를 보면 주가만 반영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큽니다. 더 나아가서 2014년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연 매출은 제일모직보다 5배가 많습니다. 순이익도 제일모직보다 3배 이상 많고요.”

 

삼성 측은 이번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경영상의 효율은 표면적인 명분일 뿐 실제로는 이재용 부회장의 기업 내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저자인 보헤미안 역시 “이번 합병은 삼성 가의 지배 구조를 조금 더 탄탄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광고주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언론들이 삼성의 편을 들고 있죠. 예를 들면 엘리엇이 ISD 제소를 못할 거라고 예상하는 거예요. ISD는 국가의 정책에 대해서 소송을 거는 것인 만큼, 삼성이라는 한 회사의 일에 대해서 ISD 제소를 할 수는 없을 거라고 바라보는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 중에 국민연금이 있거든요. 결국은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서 합병이 결정 나게 되어 있는데, 만약 국민연금이 삼성 측에 서서 합병이 성사되면 ‘국가 기관이 기업의 편을 들어줘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손실을 봤다’는 식으로 충분히 제소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만약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ISD 제소가 현실화될 경우, 소송에서 패소하면 국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연금으로서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아울러 ‘엘리엇이 ISD 제소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맹신할 수도 없다.

 

“주주총회가 7월에 열리는데, 제 예상으로는 어떻게든 삼성과 엘리엇이 합의점을 찾을 것 같습니다. 양측 모두 문제를 빨리 마무리 지어야만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합병이 된다 하더라도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사사건건 경영에 개입하게 될 텐데요. 그러니 삼성 입장에서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원하는 만큼 대가를 지불하고 내보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삼성이 그 정도의 자본이 있느냐가 문제인데,  회사에는 돈이 있겠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게 그만한 비용이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1년 동안 경제 신문을 구독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블로그 <뻔지르>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저자는 한 가지 팁을 알려주었다. 경제 문제를 비롯해서 특정 이슈를 이해하려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Cui bono?)’라는 질문을 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그를 둘러싼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갈등을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경제신문 때문이었습니다. 일부러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 일반인과 자신을 구분 짓고 지적 우월감을 만끽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모습이 경제신문에서도 느껴졌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심으로 쉽게 경제에 접근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소박한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시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시사와 경제, 책 등 다양한 주제가 있는 버라이어티한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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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


이어서 그는 ‘천재 수학소녀의 거짓말 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교에 동시 합격했다는 이유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떠오르고 언론들은 사실 확인도 없이 앞 다투어 보도했던 일련의 해프닝 속에서,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와 기능이 마비된 언론의 오늘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잖아요. 그런데 경향신문이 나서기 전까지 어떤 언론도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내보냈어요. 여기에는 믿을만한 사람의 이야기니까, 라는 믿음이 깔려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소녀가 미국의 과학고에 재학 중인 것은 사실이고, 소녀의 아버지는 전 중앙일보 기자로 현재 넥센의 전무이사니까요. 그런 사람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그냥 기사를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학벌사회라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게 돼서 씁쓸했습니다.”

 

저자는 “소녀가 이슈가 될 수 있었던 우리 사회의 민낯과 그걸 확산시켰던 언론의 민낯을 한 번 더 짚어보는 게 발전적인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말을 끝으로 강연을 마쳤다. 그리고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를 향한 독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만이 가진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자의 입장에서 장점을 말하기가 부끄러운데요(웃음). 책을 쓰고 난 후에 저 스스로는 ‘깊이가 부족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 부분을 장점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선뜻 손이 간다는 느낌이랄까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깊게 들어가지 않더라도 쉽게 맥락만 짚고 넘어갈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그런 점에서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역시 접근성과 친밀도인 것 같습니다.

 

경제, 시사와 함께 역사 이야기를 실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역사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사극 같은 걸 보면서 ‘이게 정말 역사적 사실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그런 정보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게 됐어요. 그 글들을 책에 수록한 이유는 역사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역사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고, 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과거에 있었던 문제들을 조금은 고쳐나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 포함시켰어요. 개인적으로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많은 기사들 중에서 어떤 기사를 읽어야 할지, 기사를 읽으면서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인기 검색어와 관련해서 검색되는 기사들은 보시지 않는 게 가장 좋습니다(웃음). 포털 사이트의 뉴스 카테고리에 들어가셔서 보시는 게 좋아요. 작은 팁을 알려드리자면, 지면 검색을 활용하시면 종이 신문에 나왔던 뉴스만 검색해서 보실 수 있거든요. 그러면 소위 낚시용 기사라고 하는 것들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이 날의 만남을 마무리하며 저자 보헤미안은 독자들이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를 통해서 역사적 사실과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에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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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보헤미안 저 | 베프북스
블로그 월평균 방문자 수 15만 명! 시사?인문?경제 부문 화제의 블로그 ‘뻔지르’ 운영자 보헤미안이 어렵게만 보이는 시사와 경제, 역사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혹은 잘못 알고 있는 시사 상식들을 바로 잡아준다! 저자의 유쾌하고도 간단명료한 설명에 빠져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 보면, 시사를 보는 눈이 열리고 새로운 관심과 흥미가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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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보헤미안> 저12,51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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