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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두근두근』, 서울의 신시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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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다른 계획이 없다면 서울시가 선정한 신시장으로 떠나 보자!

영천시장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서대문 독립공원과 독립문을 우측에 끼고 조금만 걸으면 시장 입구를 발견할 수 있다. 영천시장은 예로부터 떡이 유명한 곳이었다. 새벽에 이곳을 찾으면 떡 가게마다 따듯한 온기를 뿜어내면서 시장을 달구곤 했다. 수년 전과 비교하면 떡 가게의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수한 떡을 만드는 장인이 시장 구석구석 숨어 있다.

 

요즘은 떡에 이어서 꽈배기가 영천시장을 대표하는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다리가 떡 벌어진 옛날통닭도 인기가 높다. 영천시장 맞은편에 있는 주거지역이 현재 재개발 중이라 유동 인구는 많이 줄었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생활밀착형 시장으로써 인근 지역 주민과 호흡해 왔기 때문에 여전히 장을 보러 오는 단골이 있다. 특히 젊은 부부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미취학 아동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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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장에 왔다면 떡, 꽈배기, 통닭 중 하나는 먹어야 합니다

 

영천시장은 2015년 5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꾀하며 더 많은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토요일에 동립장洞立場을 별도로 열며 시장의 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동립장의 동은 한자로 ‘마을 동洞’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아이 동童’이 더 어울리는 시장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를 위한 구경거리가 많은데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목책방이라 불리는 헌책방이고 두 번째는 금화초등학교 체육복을 절찬리에 주문받고 있다는 팻말이 붙어 있는 문방구다.

 

골목책방은 많고 많은 곳에서 하필이면 전통시장 안에서 자리 잡은 헌책방이다. 먹거리만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던 시장 안에 헌책방이 있다는 것이 나는 무척 놀라웠는데 이 놀라운 경험은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도 반복되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안에도 대경서점이라는 헌책방이 있어서 여전히 손님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헌책방이 갈수록 줄어드는 요즘 시장에서 만난 헌책방은 내게 무척 귀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나 같은 20대 청년에게만 귀한 공간이 아니었다. 유아용 책이 빼곡히 들어선 서가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이 아이들은 이곳이 시장이고 또 헌책방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나는 이 아이들이 골목책방의 가치를 알 나이가 될 때까지 이곳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천시장 속 문구점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요즘은 학교에서 준비물을 일괄적으로 지급하고 어린아이도 스마트폰으로 여가를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방구를 찾는 재미를 모르는 듯하다. 학용품부터 장난감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었던 문방구는 어린 시절 내 추억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문방구가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 여전히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와서 문방구를 들리는 꼬마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영천시장의 빛나는 미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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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시장이 있습니다

 

영천시장은 방문할 때마다 꾸준히 밝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영천시장을 마침 찾았을 때 유아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시장 상인들과 플리마켓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셀러가 섞여서 분주했는데 독특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일명, “엄마는 쉬세요, 장은 제가 볼게요!”

 

이벤트에 참여한 꼬마들은 아마도 영천시장이 매우 익숙한 것 같았다. 시장을 이리저리 누비면서 물건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흐뭇했다. 나도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어서 기회를 엿보다가 “박종숙 한식요리연구가와 함께하는 쿠킹클래스” 이벤트를 발견했다. 요리연구가의 레시피가 종이에 프린트되어 있었고 직접 설명을 해 주셨는데 레시피의 주제가 ‘건강한 우리 아이 밥상 비법’이었다. 덕분에 돌이 갓 지난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 때 전통 장으로 간을 하면 좋다는 것과 불고기를 만들 때 짠맛을 죽이기 위해 설탕을 쓰는 것보다는 채소를 더 넣으라는 팁을 얻었다. 아이를 업거나 품에 안은 어머님들과 함께 강의를 듣는 것이 영 쑥스러웠지만 시장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무척 기뻤다.

 

영천시장은 서울시가 선정환 신시장 중 하나다. 고유의 특성을 살리되 지역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시장이 신시장인데 영천시장은 아이와 함께하고 아이를 위한 시장으로써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밖에도 거리예술존을 도입한 길동복조리시장,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프리마켓을 여는 정릉시장,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와 맞붙어서 20년 넘는 기간 동안 생존한 신창시장, 7대 천왕이라고 불릴 만큼 먹거리로 유명한 신원시장이 서울시가 선정한 신시장이다.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신시장이 있다면 이번 주말에는 시장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서울시가 선정한 신시장 정리]

 

1. 영천시장
주소: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294
찾아가는 길: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직진 200m

 

2. 길동복조리시장
주소: 서울 강동구 길동 397-3
찾아가는 길: 서울 지하철 5호선 길동역 2, 3번 출구에서 길동우성 2차아파트 방향으로 도보로 직진 260m

 

3. 정릉시장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동 400-15
찾아가는 길: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에서 성북 07번 마을버스 환승 후 정릉시장입구 정류장 하차

 

4. 신창시장
주소: 서울 도봉구 창동 578-47
찾아가는 길: 서울 지하철 1, 4호선 창동역 서측 정류장에서 1157번 버스 환승 후 신창, 창동시장 정류장 하차

 

5. 신원시장
주소: 서울 관악구 신원동 1599-3
찾아가는 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직진 320m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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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통시장을 찾아 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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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희준

『시장이 두근두근』의 작가. 전통시장 도슨트를 자처하며 2013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시장을 직접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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