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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을 둘러싼 흥미로운 기록들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을 기리는 ‘이상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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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출판사 문학사상에서 제정하여 지금까지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이상문학상은 문예지를 중심으로, 각종 정기 간행물 등에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작품성이 뛰어난 중·단편소설을 망라, 1년에 한 번 시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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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서울에서 태어나 27년의 짧은 생을 살았던, 천재 작가 이상(李箱).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유명한 구절(단편 「날개」의 첫 구절)로 이상을 떠올리는 경우도 많겠지만 그의 문학적 유산을 기리고 작가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된 ‘이상문학상’을 떠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1977년 출판사 문학사상에서 제정하여 지금까지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이상문학상은 문예지를 중심으로, 각종 정기 간행물 등에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작품성이 뛰어난 중ㆍ단편소설을 망라, 1년에 한 번 시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상문학상은 매해 대상 1명, 특별상 1명, 추천 우수작상 10명 이내로 선정하는데, 이 중 특별상은 대상을 수상한 적 있는 기(旣)수상 작가와 우수작상을 여러 차례 받았던 수상자의 작품이 심사 대상으로 오른다. 상금은 대상이 3,500만 원, 특별상 500만 원, 추천 우수작상에는 각각 300만 원이 수여된다.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대상을 수상한 작품과 추천 우수작품, 수상작가의 우수작품 등을 모아 매년 1월 발행한다. 작품집을 통해 매해 문단의 작품 경향, 흐름을 알 수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작품집은 해마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곤 하는데, 특히 2012년에는 문학사상 창사 40주년을 맞아 수상 작품집의 표지 디자인이 확 바뀌며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상자의 이미지를 전면으로 내세웠고, 수상작의 작품 목록을 감각적으로 배치해 시선을 유도하였다. 또한 색감에도 변화를 주며 매해 독자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다.


주목할 것은 이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예스24에서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 목록을 살펴보면, 국내 문학이 12권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 소설집은 2015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뿌리 이야기』(100위)가 유일하다. 12권 중 11권이 시 그림책 또는 에세이집인 것에 비하면 진귀한 기록이다.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문학상의 권위에 기대 책을 많이 팔기 위한 것이라는 ‘상업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록들은 좋은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요청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또한 모든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이상문학상의 흥미로운 기록들


12회(1988년) 수상자 한승원 작가와 29회(2005년) 수상자 한강 작가는 부녀지간이다. 특히 한강의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은 심사위원 7인의 전원일치 지지를 받음으로써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승원 작가와 한강 작가는 이로써 최초의 이상문학상 부녀 수상 작가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13회(1989년) 수상자 김채원 작가와 21회(1997년) 수상자 김지원 작가는 자매다. 안타깝게도 언니 김지원은 2013년 세상을 떠났고, 2015년 김채원은 소설집 『쪽배의 노래』를 김지원의 2주기에 맞춰 출간해 ‘언니에게 바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는 당시도 무척 화제가 되었던 김애란 작가다. 37회(2013년) 「침묵의 미래」로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 작가의 당시 나이는 33세로 한강(당시 35세) 작가가 세운 최연소 수상 기록을 갱신했다. 김애란 작가는 당시 수상 소감으로  “생각해 보니 이상이 죽었을 때보다 제 나이가 많더라. 언제 그렇게 시간이 흘렀나 멋쩍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제 이상의 나이보다 어린 수상 작가가 탄생하게 될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역대 최고령 수상자는 김훈 작가다. 56세로 28회(2004년)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작품 「화장」은 2015년 거장 영화감독 임권택의 102번째 영화로 영화화되어 베를린 영화제 등 여러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의 힘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수상소감


2010년은 이상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 해 34회 수상자는 박민규 작가였다. 그는 계속해서 신인으로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문학상 자체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우리 세대의 로망이자 존경하는 작가인 이상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상을 받게 된 것은 기쁘다”고 말하며 작가 이상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연수 작가는 33회(2009년)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김연수 작가는 이상의 시를 읽은 후 문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취직과 문학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다 마지막을 각오하고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꾿빠이, 이상』이었다. 그는 “이상 덕분에 문학으로 들어왔고 결국에는 이런 식으로 연결이 돼서(이상문학상을 수상해서) 기분이 약간 묘하다”고 하며 “이상이 웃고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대 이상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품


▲ 제1회 1977년 김승옥 「서울의 달빛 0장」
▲ 제2회 1978년 이청준 「잔인한 도시」
▲ 제3회 1979년 오정희 「저녁의 게임」
▲ 제4회 1980년 유재용 「관계」
▲ 제5회 1981년 박완서 「엄마의 말뚝」
▲ 제6회 1982년 최인호 「깊고 푸른 밤」
▲ 제7회 1983년 서영은 「먼 그대」
▲ 제8회 1984년 이균영 「어두운 기억의 저편」
▲ 제9회 1985년 이제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 제10회 1986년 최일남 「흐르는 북」
▲ 제11회 1987년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제12회 1988년 임철우 「붉은 방」 / 한승원 「해변의 길손」
▲ 제13회 1989년 김채원 「겨울의 환幻」
▲ 제14회 1990년 김원일 「마음의 감옥」
▲ 제15회 1991년 조성기 「우리 시대의 소설가」
▲ 제16회 1992년 양귀자 「숨은 꽃」
▲ 제17회 1993년 최수철 「얼음의 도가니」
▲ 제18회 1994년 최윤 「하나코는 없다」
▲ 제19회 1995년 윤후명 「하얀 배」
▲ 제20회 1996년 윤대녕 「천지간」
▲ 제21회 1997년 김지원 「사랑의 예감」
▲ 제22회 1998년 은희경 「아내의 상자」
▲ 제23회 1999년 박상우 「내 마음의 옥탑방」
▲ 제24회 2000년 이인화 「시인의 별」
▲ 제25회 2001년 신경숙 「부석사」
▲ 제26회 2002년 권지예 「뱀장어 스튜」
▲ 제27회 2003년 김인숙 「바다와 나비」
▲ 제28회 2004년 김훈 「화장」
▲ 제29회 2005년 한강 「몽고반점」
▲ 제30회 2006년 정미경 「밤이여, 나뉘어라」
▲ 제31회 2007년 전경린 「천사는 여기 머문다」
▲ 제32회 2008년 권여선 「사랑을 믿다」
▲ 제33회 2009년 김연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 제34회 2010년 박민규 「아침의 문」
▲ 제35회 2011년 공지영 「맨발로 글목을 돌다」
▲ 제36회 2012년 김영하 「옥수수와 나」
▲ 제37회 2013년 김애란 「침묵의 미래」
▲ 제38회 2014년 편혜영 「몬순」
▲ 제39회 2015년 김숨 「뿌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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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이야기김숨 등저 | 문학사상
이번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인 김숨의 뿌리 이야기와 자선 대표작 왼손잡이 여인 외에도 대상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우수상 수상작인 이장욱의 크리스마스캐럴과 조경란의 기도에 가까운, 이평재의 흙의 멜로디를 비롯해 전성태의 소풍, 손홍규의 배회, 윤성희의 휴가, 한유주의 일곱 명의 동명이인들과 각자의 순간들 등 삶에 대한 깊이와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고루 포진하여 읽는 재미와 맛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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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뿌리 이야기

<김숨> 등저12,4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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