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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가치를 기꺼이 소비하다

앤티크antique: 선버리 앤티크 마켓,포토벨로 마켓,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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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식 또는 오래된 것’을 뜻하는 앤티크antique는 통상 100년 이상 된 것을 가리킨다. 제아무리 오래되었다 한들 박물관에 고이 모셔진 유물들을 일컬어 앤티크라고 부르진 않는다. 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실용성’을 갖춘 물건, 언제든 거래가 가능한 물건이어야만 앤티크인 셈이다.

‘구식 또는 오래된 것’을 뜻하는 앤티크antique는 통상 100년 이상 된 것을 가리킨다. 그보다는 ‘어린 것’, 1세기 이내에 만들어진 것은 빈티지라 불린다. 제아무리 오래되었다 한들 박물관에 고이 모셔진 유물들을 일컬어 앤티크라고 부르진 않는다. 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실용성’을 갖춘 물건, 언제든 거래가 가능한 물건이어야만 앤티크인 셈이다. 영국인들이 앤티크와 빈티지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옛것을 존중하고 그 쓰임을 독려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 공용 방송에서는 경매와 기부, 중고 앤티크 문화를 테마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대중의 앤티크 소비를 일반화하며, 영국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중고품 사용을 당연시하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이를 증명하듯 각 동네마다 카페만큼이나 많은 채러티숍과 벼룩시장이 자리한다. 그러니 옛것을 소비하는 일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인식이 자연스럽다. 옛 제품으로 넘쳐나는 런던에서 제대로 된 빈티지 앤 앤티크 쇼핑을 즐긴다는 것은 안목을 넓히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즐거운 일이다.

 

 

경마장에 들어선 7백 여개의 앤티크 부스

선버리 앤티크 마켓 Sunbury Antique Market

 

선버리앤티크.jpg선버리앤티크2.jpg


선버리 마켓은 앤티크와 빈티지를 즐기는 런더너들에게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매달 둘째?마지막 주 화요일 문을 열며, 오후 12시부터 일찌감치 ‘폐장 모드’인 만큼 새벽 같이 서두르는 것이 좋다. 경마장 내 700여 개 좌대가 들어서는 마켓은 수고로움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


마켓의 주 무대는 런던 남부 외곽지역에 자리한 경마장 ‘켐프턴 파크Kempton Park’. 워털루 역에서 캠프턴 파크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입하면 약 40분 뒤 도착한다. 대형 트럭을 몰고 온 상인들은 경마장 곳곳에 가구를 자유롭게 진열하고, 근처 실내공간에는 그릇과 액세서리 같은 작은 소품들을 판매하는 스톨이 가득하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둘러보는 데 족히 2~3시간은 소요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흥정해 구입할 것을 권한다. 부스 위치를 다시 찾기 헷갈리는데다, 좋은 제품의 경우 다른 이가 구입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 마호가니로 만든 18세기 빅토리안 스타일 화장대, 접이식 다이닝 테이블, 인더스트리얼 조명, 앤티크 액자와 1950~60년대 북유럽 가구까지 방대한 콜렉션을 자랑한다.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운반 가능한 선에서 합리적으로 구매할 것. 전체적으로 런던 시내의 앤티크 숍보다 20~30% 저렴하며 현금만 가능하다.

 

open  매달 둘째마지막주 화요일 오전 6시30분~오후 2시
train  워털루 역에서 캠프턴 파크 행 기차 탑승 뒤 약 40분
add.  Kempton Park Racecourse, Staines Road East, Sunbury on Thames, Middlesex TW16 5AQ contact  01932 230946, www.sunburyantiques.com

 

 

앤티크 러버들의 ‘스테디셀러’
포토벨로 마켓 Potobello Market

 

포토벨로마켓.jpg


모든 장소가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유명세를 얻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인파가 몰리고, 그러다보면 그 공간을 개척했던 트렌드 세터들은 새로운 아지트를 찾아 이동한다. 노팅힐 포토벨로 앤티크 마켓은 일찌감치 이 ‘슬픈 공식’을 거친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앤티크 시장.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앤티크 & 빈티지 마니아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던 이곳은 브릭레인과 버몬지 일대에 그 명성을 내주며 ‘관광지’가 된지 오래다. 그럼에도 ‘노팅힐’이라는 단어가 주는 일종의 로맨스, 영화 <노팅힐>의 잔상에 젖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장소다.


하지만 조금만 부지런하다면 저렴하면서도 희귀한 앤티크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포토벨로는 여전히 연륜 높은 앤티크 딜러들이 상점을 운영하는 런던 최고의 마켓이다. 오전 6시에서 9시 사이에 관광객들 피해 상인들끼리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전문 딜러들과 제대로 된 앤티크 제품을 둘러볼 수 있을 듯! 게다가 묵묵히 그 자리에 남아 포토벨로의 명성을 이어가는 보석 같은 매장들도 숨어 있다.

 

open 매주 토요일 오전 8시경(좀 더 일찍 방문하면 양질의 앤티크 제품 쇼핑 가능)
tube Ladbroke Grove, Notting Hill Gate
add. Portobello Rd, London, W10 5TA
contact 020 7727 7684, www.portobelloroad.co.uk

 

 

‘이효리’처럼 준비하는 빈티지 웨딩
애니스Annie’s


국내에서 제대로 된 빈티지 드레스를 구입하기는 꽤나 어렵다. ‘하우스 웨딩’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던 이효리 역시 직접 미국에서 발품을 팔아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구입했을 정도. 로열패밀리의 고풍스런 결혼식부터 하우스웨딩까지, 다양한 예식이 존재하는 영국에서는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그중 캠든 패사지Camden Passage 거리에 위치한 애니스는 품질 좋은 제품을 보유한 빈티지 웨딩드레스 전문숍. 1920~60년대 레이스 드레스, 소녀 감성을 더하는 수제 베일, 실크 웨딩 장갑, 새틴 소재의 빈티지 슈즈 등을 한 자리에 모았다. 빈티지 웨딩드레스는 보통 300~400파운드 선에 판매되며, 사이즈는 별도 수선이 필요할 듯.

 

ANNIE’S, 12 CAMDEN PASSAGE, ISLINGTON, N1 8ED, www.anniesvintageclothing.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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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박나리 저 | 예담
왕실, 애프터눈 티, 정원, 앤티크, 펍과 스포츠, 서점과 갤러리 등 클래식 테마를 중심으로 밀도 있게 정리한 내용을 통해 오랜 세월을 견뎌 영원불멸한 진리로 굳어진 것들, 유행을 타지 않아 언제 꺼내 봐도 부족함이 없는 영국의 전통미를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런던 구석구석에서 근교까지, 우아한 브리티시 문화의 감수성을 체득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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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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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박나리

4년째 영국에 살고 있지만 런던 방문은 언제나 설레는 여행자. 이야기가 있는 삶과 사람을 동경하는 서른 중반의 둥근 인격체. 문청文靑의 꿈을 안고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나왔으나 낯선 도시와 문화를 마주하는 일에 매료돼 오랜 시간 여행&라이프스타일지 기자로 근무했다. 네이버 윙버스 [트래비] [럭셔리] 에디터를 거쳐 2012년 영국에 정착했다. 비 오는 날의 얼 그레이, 평일 오후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주디 덴치의 영국식 악센트와 장미향 가득한 리젠트 파크는 언제 즐겨도 좋다. 해를 거듭할수록 ‘클래식’이야말로 영국의 참 멋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중이다. 가끔씩 노루와 꿩이 출몰하는 정원 딸린 작은 집에서 생활하며 [매거진B] [디자인] [아레나 옴므] 등에 크고 작은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목차

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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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정원, 앤티크, 애프터눈 티, 펍, 스포츠, 6가지 클래식 테마 여행 여행자들이 꼽는 최고의 도시, 런던을 깊이 있고 우아하게 여행하는 법 여행 전문 기자로 일하다 런던으로 건너가 프리랜스 컨트리뷰터로 활동 중인 박나리 작가가 3년 동안 취재하며 집필한 책으로, 브리티시 전통의 키워드로 런던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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