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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대기업에서 나와 ‘삼촌’이 된 두 남자

‘가짜 꿈’에 현혹되지 말고 ‘진짜 꿈’을 찾아라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박승오, 김영광 저자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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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꿈을 찾지 못해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 아이들을 바라보며 애태우는 부모들을 위해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는 올바른 방향을 알려준다. 어떤 꿈을 가져야 우리 아이가 행복할까.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한 간단명료한 해답이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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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는 제목만으로도 묘한 안도감을 준다. 어쩌면 이 말은 우리 아이들이 가장 듣고 싶은 위로의 한 마디가 아닐까, 어쩌면 이 말은 우리 어른들이 가장 전하고 싶은 응원의 한 마디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서다. 정말 듣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정말 말하고 싶었지만 건네지 못했던 마음을 마주했을 때의 안도감.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의 이야기는 바로 그 감성에서 시작된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너만의 속도대로 천천히 해 나가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은 건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게 기다려 주는 동안 홀로 애태워야 하는 것도 모든 부모의 몫이다. 재촉하기도, 마냥 바라만 보기도, 마음이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당사자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섣불리 꿈을 정하자니 확신이 들지 않고 ‘때’가 찾아오기를 기다리자니 불안하다.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는 균형을 찾아준다.

 

책의 두 저자는 구체적인 직업을 결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가짜 꿈’에 현혹되지 않고 ‘진짜 꿈’을 발견해낼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 재능을 개발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까지도 들려준다. 이 모든 이야기는 저자들이 직접 세상과 부딪히고 스스로의 진로를 수정하면서 깨달은 것이다.

 

카이스트에서 공학을 공부하던 박승오 저자는 시력을 잃을 뻔했던 일을 계기로 교육자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현재 그는 젊은이들의 방향 설정을 돕는 ‘나침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한편, 기업에서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공동 저자인 김영광 역시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대기업 입사에 성공했지만 스스로 그 틀을 박차고 나왔다. 이후 사회적 기업으로 이직하면서 인생의 방향성을 찾게 되었고, 청소년들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꿈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 ‘내일 교육연구소’와 재능기부 단체 ‘끼친’의 대표인 그는 동그라미재단에서 교육지원사업도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은 꿈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 순간에 예상하지 못했던 공허감과 마주했다. 이후 꿈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이 직접 선택한 길 위를 걸을 때의 만족감도 맛보았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향해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라고 말을 건넬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삼촌’이라 지칭한다. 더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과 만나 더 친숙한 언어로 마음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바람이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에 담겨 출간되자, 두 삼촌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진로 삼촌들이 간다!’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진로 설계 강연회를 마련한 것이다.


 

‘가짜 꿈’의 세 가지 유형


지난 9일, 동그라미재단에서 진행된 강연회는 ‘내 안에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방법’에 대한 박승오 저자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하나’가 아닌 ‘왜 그것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문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What’이 아닌 ‘Why’부터 질문해야 하는 거죠. ‘왜’라는 질문은 반드시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자신의 소질과 욕망에 대해서 솔직하게 탐색한 후에 ‘어떻게 하면 나다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가’라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고 난 뒤에 ‘그렇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죠. ‘What’부터 질문하는 건 직업을 먼저 정해놓고 그 안에 자신을 맞추는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그 일을 하다 보니까 직업으로 삼게 되고 성공에 이르는 건 전혀 다른 접근입니다.”

 

박승오 저자는 ‘청소년 시기는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나가는 시기’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서 그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에도 소개되어 있는 ‘다중지능 검사’ ‘MBTI’ ‘MMTIC’을 비롯해 애니어그램, 교류 분석, 홀랜드 모형 등 전문 검사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다.

 

“재능을 발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인된 전문 검사 도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중학생에게는 ‘MBTI’를 쉽게 풀어서 만든 ‘MMTIC’이라는 도구도 좋고요. 고등학생 이상에게는 ‘스트렝스 파인더(Strength finder)’라는 도구를 권하고 싶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좋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전문 검사 도구는 개인을 형식화된 틀에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세분화되어 있지 않고, 이해를 넘어서 활용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재화의 단계가 필요합니다. 재능이 발휘된 사례를 이해한 다음에는 나만의 용어로 강점을 정의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그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꿈이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진짜 꿈’과 ‘가짜 꿈’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짜 꿈’이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되는 꿈이다. ‘진짜 꿈’과 ‘가짜 꿈’을 구별하려면 오래도록 자신의 꿈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간절함이 시들해진다면 ‘가짜 꿈’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가짜 꿈’의 몇 가지 유형을 알게 됐습니다. 흉내 내기에 그치는 모방성 강한 꿈이거나,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모습 혹은 자신이 누리게 될 혜택 때문에 쫓는 꿈, 두려움을 갖고 있는 대상이나 과거에 부족했던 대상을 원하는 꿈은 ‘가짜 꿈’일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나는 언제 살아있음을 경험하는지’ 자문해 보면 됩니다. 무엇을 할 때, 어떤 것을 소유했을 때, 어떤 공간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죠.”


 

꽃은 꽃마다 피고 지는 때가 다르다


박승오 저자의 뒤를 이어 강연을 시작한 김영광 저자는 ‘나에게 꼭 맞는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꿈은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아이들이 꿈을 이루는 시점이 올 때까지 부모가 함께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지금의 세상에서는 직업의 종류뿐만 아니라 선호도까지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미 장기 저성장의 흐름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들도 들려오고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너희들의 미래는 밝으니까 꿈을 이뤄라’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그 대신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지 정확하게 보여주고, 어떻게 하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지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필요하게 될 지식과 능력을 이야기할 때 기업가 정신을 많이 강조하는데요. 단순하게 창업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개척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입니다. 업을 세우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죠.”

 

김영광 저자는 달라질 세상에 대비하는 자세의 하나로 ‘창직’을 꼽았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새롭게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많은 연구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내에 현재의 직업들 중 상당수는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새롭게 생겨난 직업을 가지게 될 확률도 높은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직업들로 꿈을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어쩌면 그것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꿈으로 삼은 직업이 미래에는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청소년들은 자신에 대해서 이해하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가면서 꿈을 찾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은 ‘어떻게 하면 내 아이의 재능을 살리면서 세상의 변화와 연결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시면 미래를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물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김영광 저자는 자기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동기’다. ‘세상은 왜 이럴까, 나는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바라보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경쟁이 치열하고 비교하는 문화가 강해서 많은 부모들이 ‘왜 내 아이는 부족할까, 왜 내 아이는 느릴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불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불안 대신 아이를 믿고, 아이가 어떤 방향성을 가진 사람인지 함께 찾아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꽃은 꽃마다 피고 지는 때가 다르다’는 말처럼 언제든 아이가 가장 아름답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욕심을 많이 버리시고 바뀌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같이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 세대가 살아온 세상과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굉장히 다를 거예요. 그런 차이를 인정하시면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영광 저자가 남긴 당부의 말을 끝으로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의 저자 강연회는 끝을 맺었다. 두 저자가 들려준 책 속의 이야기들은 우리와 아이들이 잊고 있었던 본질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든 스스로가 선택한 것임을 잊지 않고, 그 결과 충만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이와 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라는 걸 일깨워주는 것이다. 그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라는 나침반이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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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박승오,김영광 공저/신병근 그림 | 풀빛
청소년의 진로 삼촌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저자가 이번엔 책으로 청소년들을 만난다. 다년간 청소년 친구들을 만나면서 짧은 강연과 활동 시간에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글을 통해 체계적으로 하나하나 짚어 주고자 한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이다.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질문에 대해 책과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대답을 명확한 줄기에 따라 차근히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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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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