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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코카콜라, 청첩장… 왜 모을까?

『수집의 즐거움』 저자 박균호 수집가들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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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수집 이야기를 담은 책 『수집의 즐거움』이 출간됐다. 저자 박균호는 피규어부터 콜라병, 텀블러, 미술 도구, 농구화, 책, 야구 기념품 등 다양한 물건을 모으는 수집가들을 만나 ‘수집의 즐거움’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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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거부로부터 피규어 컬렉션을 13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받고도 단호히 거절한 ‘피규어 수집가’ 조웅 씨, 한 권의 책을 위해 200여 권의 책을 산 ‘책 수집가’ 윤성근 씨 등. 무엇이 이들을 수집가의 세계로 이끌었을까? 『수집의 즐거움』의 저자 박균호는 “흔히 수집가라고 하면 외골수이거나 사회와 동떨어져 사는 사람들이란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수집가들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어떤 물건을 오랫동안 수집한다는 것은 분명 문화인류학적으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수집의 즐거움』을 쓰기 위해 저자는 22명의 수집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대개의 책들이 ‘수집 물품’에 집중했다면 저자는 ‘수집가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언젠가는 훼손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바쳐진 수집품을 뒤적거려야 할 때가 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현재 교사로 재직 중인 박균호 저자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웹진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북 칼럼을 연재했고, 헌책과 절판본의 수집 이야기를 그린 『오래된 새 책』과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론에 관한 『아주 특별한 독서』를 썼으며, 공저로는 『참! 잘했어요』와 『아버지를 팔아 산 핸드폰』이 있다.

 

『수집의 즐거움』 2권을 쓰고 싶다는 박균호 저자는 “어린 시절을 회고해보면 누구나 한때는 모두 수집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다. ‘와! 이런 것도 수집하는구나’ 또는 ‘수집도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공적인 삶을 누릴 수 있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가족들 간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모아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수집가를 인터뷰하면서 저자가 수집하게 된 건 ‘청첩장’


“수집가의 삶도 수집되어 기록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책이 기획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출판사에서 먼저 ‘수집’이라는 주제로 책을 기획하자고 제안해왔습니다. 사람들이 왜 수집을 하는지, 그리고 특정 물건을 수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수집가’가 아닌 ‘수집’이라는 행위와 ‘수집 품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습니다. 저 또한 헌책을 수집하는 사람으로서 흥미가 당기는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출판사와 의기투합하여 구성 및 수집 품목들을 기획하기 시작했는데, 준비를 하다 보니 일반적으로 수집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많지만 수집가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집’이 아닌 ‘수집가’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집가의 삶도 수집되어 기록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대상자를 찾을 때,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수집가들은 언론을 비롯한 외부에 자신과 수집품이 노출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수집품의 종류와 상관없이 공통되는 현상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집이라는 취미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인터뷰할 수집가를 선별할 여건은 되지 못했습니다.

 

수집가들을 ‘수집’하는 일이 만만찮은 것이지요. 그래도 제가 운이 좋았는지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준 수집가들을 용케 만나서 집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품목을 선정하는 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현재의 컬렉션을 완성한 수집가들을 섭외했습니다. 돈을 많이 들여서 편안하게 수집한 분들보다는 술값, 담뱃값을 아껴가며 힘들게 수집을 한 분들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뿐더러 독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청첩장 수집가 문형식 님을 서울역 구내 한 식당에서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저에겐 작은아버지뻘 정도 되는 어른을 모시고 식사를 대충할 수 없어서 메뉴를 조심스럽게 여쭈었는데 ‘김밥’을 드시겠다는 겁니다. 손사래를 치면서 보기에도 거창하고 양도 푸짐한 요리를 주문했는데요. 한참 식사를 하다가 그분의 명함 뒷면을 우연히 보았는데 ‘음식 쓰레기 안 남기기 운동 회장’이란 직책을 발견한 겁니다. 그제야 그분이 굳이 김밥을 주문한 이유도 알게 되었고 진땀을 흘리면서 주문한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였습니다.

 

또 한번은 유명인사 피규어 수집가 배성훈 씨를 만났는데 이분이 수집한 피규어가 하도 많아서 중요한 것들은 따로 보관하는 장소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따라오래서 무작정 뒤따랐는데 알고 보니 건물 옥상 위에서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작은 창고였습니다. 참고로 저는 끔찍한 고소공포증환자예요. 위태로워 보이는 사다리를 타고 그분을 따라가면서 피규어는 안중에 없고 극도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지요.

 

가장 탐났던 수집가의 보물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저도 야구팬이다 보니 토니 김 씨가 소장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야구 스타의 사인이 담긴 야구용품이 가장 탐났습니다. 전 세계에 단 한 장뿐인 야구카드는 정말 훔쳐오고 싶을 정도였어요.

 

저자님께서도 절판본, 희귀본 등 25년 동안 3천 권 이상의 책을 수집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수집의 즐거움』을 펴내고 나서, 혹시 또 다른 것들을 수집하게 되었나요?


『수집의 즐거움』을 집필하면서 새로 수집하게 된 것은 ‘청첩장’이었습니다. 전에는 그저 세금고지서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한 부부의 탄생을 알리는 첫 번째 공식 상징물이잖아요? 찾아보니 제 청첩장도 없더라고요. 잘 모아두었다가 20~30주년 결혼기념일에 선물한다면 큰 선물이 될 것 같아요.

 

현재 교직에 있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어떤 말씀을 해주시나요?


다양한 분야의 독서가 참 중요하지만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고등학생이다 보니 우선은 각 학생들의 진로와 연관된 좋은 책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죄와 벌』이나 『오만과 편견』과 같이 쉽게 읽히는 고전이나 한국작가로는 성석제, 천명관처럼 학생들이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어떤 분들에게 『수집의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으신가요?


수집가분들을 만나보니 거의 대부분 가족들의 곱지 않은 눈초리에 시달리고 계시더라고요. 수집품의 사진을 부탁했는데 “아내가 외출해야 몰래 꺼내서 촬영할 수 있다”는 분도 계셨고 심지어는 수집품 관련 카페를 개설했는데 가족들에 의해서 강제로 폐쇄당한 분도 계셨습니다. 최근 개최된 ‘코카콜라 병 탄생 100주년 전시회’에 출품된 희귀하고 아름다운 한정판 콜라들은 모두 코카콜라병 수집가들의 소장품이었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한 행사이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수집이라는 활동은 그 시대를 기록하는 사관과 같은 역할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수집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수집가들의 가족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수집으로 새 인생을 살고, 직업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를 읽게 되면 수집가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굳이 이 책에 소개된 품목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수집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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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의 즐거움박균호 저 | 두리반
이 책은 최근 많은 이들이 수집하고 있는 피규어부터 콜라병, 텀블러, 미술 도구, 농구화, 책, 야구 기념품 등 다양한 종류의 수집 품목을 소개한다. 각각의 수집품이 어떤 매력이 있는지, 또 어떤 형태로 수집을 하는지, 희귀 아이템들은 어떻게 해서 가치가 높아졌는지 등 수집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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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2003년에 창간한 예스24에서 운영하는 문화웹진입니다. 작가와 배우, 뮤지션 등 국내외 문화 종사자들을 인터뷰합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패션, 교육 등 다양한 칼럼을 매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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