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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언제 어디서 들어도 좋은 노래, 최호섭 「세월이 가면」

최호섭 「세월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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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의 유일한 히트곡 「세월이 가면」이 여러 편의 드라마에서 배경음악으로 그리고 많은 가수들에 의해 계속해서 부활하는 이유는 누가 들어도, 언제 들어도, 어디서 들어도 좋은 노래이기 때문이다.

최호섭 -「세월이 가면」

 

최호섭이 부른 「세월이 가면」은 히트곡이지만 그의 대표곡은 아닐 수 있다. 1988년 「세월이 가면」은 상업적 성공을 창출했지만 그를 대표하는 노래는 그보다 12년 전인 1976년에 '취입'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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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이 끝난 1988년 가을, 「세월이 가면」은 발표된 지 6개월여 만에 전국적 인기를 획득하며 찬란하게 비상했지만 그때까지도 최호섭이 < 로보트 태권 V >의 주제가를 부른 꼬마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 브이'로 시작하는 < 로보트 태권 V >의 주제가를 만들고 우리나라 뮤지컬의 대부로 추앙 받는 최창권 선생의 둘째 아들이고 1980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그룹 샤프의 「연극이 끝나고 난 후」를 작사한 최명섭이 그의 형이라는 가족관계 역시 나중에 밝혀진 팩트였다. 「세월이 가면」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고 현재는 작곡가로 활동하는 최귀섭은 최호섭의 동생이다. 「세월이 가면」은 이렇게 혈연으로 맺어진 형제애의 결과물이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 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은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아련하고 가슴 여미는 이 유명한 가사는 형 최명섭의 언어다. 인연의 마지막을 예감한 이 노랫말은 앞으로 다가올 그리움과 회한을 현재의 시점에서 담아내며 이런 상황에 놓인,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곧 놓일 사람들과 감정의 쓰라림을 공유한다. 나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얘기였다. 공감대를 형성한 「세월이 가면」의 성공은 월등한 멜로디뿐만 아니라 최명섭이 써내려간 이 시적이며 가을을 품은 가사 역시 일등공신이었다.

 

이상은과 함께 1988년을 빛낸 신인 가수 최호섭은 이 노래로 < 가요 톱 텐 >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짧지 않은 우리나라 가요 역사에서 여전히 빛을 발한다. 최호섭의 유일한 히트곡 「세월이 가면」이 여러 편의 드라마에서 배경음악으로 그리고 많은 가수들에 의해 계속해서 부활하는 이유는 누가 들어도, 언제 들어도, 어디서 들어도 좋은 노래이기 때문이다.

 

2015/03 소승근(gicsuc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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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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