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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천희는 왜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배우 이천희 『가구 만드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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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또는 예능으로 만나온 배우 이천희. 그가 책을 냈다. 제목이 『가구 만드는 남자』다. 무엇보다 먼저 든 생각은 ‘참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였다. 그가 만들고 있는 나무처럼 자연스러운 삶, ‘이천희 스타일’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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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다'

 

사전을 찾아본다. ‘노력이나 기술 따위를 들여 목적하는 사물을 이루다’란다. 노력을 들여 무언가 만드는 행위에 대해 생각한다.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사용했던 순간부터 인간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며 살았다.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었고, 뼛조각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어느 재주 좋은 연예인이 무인도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뚝딱뚝딱 만들어내기도 하거니와 비행기를 만들고, 스마트폰까지 만들어 낸 지금, 인간이 만들지 못할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개개인으로 시선을 전환하면 결코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닫는다. 만들 수 있는 것이 없다. 손수건, 양말 한 짝도 만들지 못해 돈을 주고 산다. 만들기에 필요한 상상력도 무척이나 빈곤한 수준이다. 손을 사용해 자신의 쓸모를 위한 물건을 만드는 행위, 그 행위를 거의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배우 이천희는 만든다. 일찍부터 만들기에 빠졌다. 군대 제대 후 방 한 가득 공구를 모아두고 이것저것 만들었다. 친구들은 그더러 미쳤다고 했다. 모델 활동을 하고, 배우가 되었어도 만들기에 대한 관심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더 커졌다. 투박하지만 자신의 스타일로 테이블을 만들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자 아이를 위한 하나뿐인 침대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신의 쓸모대로 취사선택한 ‘아빠표 침대’가 그렇게 완성됐다.

 

“만드는 과정이 그 가구만의 스토리가 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내가 사용하는 의자를 두고 ‘이거 백화점에서 50퍼센트 할인하기에 옳다구나 하고 샀어’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내가 이걸 만드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렸는데, 만들 때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32쪽)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태어나는 이야기들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어느 곳에서나 태어나지만 잃어버린 행위에서 태어나는 이야기는 좀 더 특별할 것이다. 때문에 만들기는 매력적이다. 만드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사람, 이천희가 솔직하게 들려주는 자신의 삶과 세상에 대한 시선이 가구 만들듯 꼼꼼하게 견고하게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나무는 제각기 다르잖아요


“나무처럼,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60쪽)고 하셨어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나는 이렇게 살고 싶어’라고 말하거나, 어떻게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 하지 않으려고 해요. 만들어나가는 삶이라고 생각하고요.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짰다가 안 됐을 때 좌절하거나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한 흐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되려면 되겠죠. 안 되면 안 되는 거고요. 나무처럼 흐름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어요. 내가 흘러가다 보면 그렇게 될 것이고, 내가 계속 신경 쓰고 관심을 갖다 보면 어떤 위치에 가게 되겠죠. 그렇게 받아들이고 살았어요. 저는 사실 톱스타가 되어야지, 인기를 얻어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이 일을 시작한 것도 아니에요. 어떻게 되겠지,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이런 역할을 하면 열심히 잘 해야지, 하다 보니까 그렇게 하게 됐어요. 어느 순간, 흐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면서 사는 게 어떻게 보면 나무가 사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또 햇볕이 내리쬐면 자라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다시 나고, 이런 것처럼 말이에요.


많은 배우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모두 나무라고 한다면, 각기 다르잖아요. 어떤 나무는 곧고 높은 나무가 있고, 굵고 옆으로 퍼진 나무가 있고요. 내가 옆으로 퍼진 나무인데 저기 곧은 나무가 있다고 해서 저렇게 살고 싶다고 해도 그렇게 되진 않죠. 같은 나무지만 나는 그 나무가 아니니까요. 나를 그냥 흐르는 대로 두면 커지고, 풍성해지고, 더 멋있어질 거예요. 그래서 저는 뿌리, 이름, 성격부터 그냥 다른 나무야, 라고 생각하자 했어요. 모델을 할 때도 여러 모델들이 있는데 다 각자 나아가는 방법도 다르고, 연기를 받아들이는 느낌도 달랐죠. 그때도 나는 다른 나무야, 스타일이 달라, 나를 저렇게 만들려 하지말자, 이랬었거든요.(웃음) 나무를 만지면서도 그랬어요. 나무마다 다르잖아요. 애쉬, 오크, 월넛 등. 자를 때도 다르고 톱이 들어갈 때 느낌이나 방식도 향도 다 달라요. 만들어놓았을 때 느낌까지 다 다르니까요.

 

사람이 그저 다를 뿐, 틀린 게 아니고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로’ 간다는, ‘방향성’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그게 잘 먹혔죠.(웃음)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죠.

 

운이 좋다 하셨는데, 연극하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언급하셨잖아요.

 

그런 것 생각하면 정말 그렇죠. 하지만 저 친구들도 다 행복하게 살아요. 즐겁게 살고요. 같이 캠핑도 하고요. 그런 것 보면 우리도 모두 다른 나무인 거죠. 스타일도 다르고요. 어느 부분은 저보다 훨씬 멋있어요. 집도 조금씩 넓혀가고요. 다들 잘하고 있으니까요.

 

그보다 먼저 ‘내가 아는 나와 타인이 아는 나’ 사이의 간극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연예인으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차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필연적으로 평가가 많은 직업이기도 하고요. 자유로워졌다고 하셨지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요즘 들어 그런 생각도 많이 해요.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나’라는 것은 결국 내가 만든 내 모습이 아닌가 하고요. 내가 사람들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혹은 저 사람들이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사실 다를 게 없잖아요. 내가 ‘조심해야지, 나는 저들과 달라.’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들도 나를 다르게 볼 거예요. 그냥 이제는 내려놨다고 해야 할까요? 똑같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그냥 똑같은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날 진짜 불편하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좀 불편하게 생각한 게 아닐까 하고 받아들이니까 좀 많이 편안해졌어요. 결혼하고 혜진 씨와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해요. 전에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상대가 많지 않았고, 주변에는 가족들, 형제들만 있었으니까요.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걸 이해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혜진 씨와는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게 불편해도 우리가 행복하려면 이걸 받아들이고 해야 돼,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함께 고민하다 보니 이건 불편한 게 아니었네?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우리가 내려놓으니까 어렵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혜진 씨와 이게 잘 맞아서 또 생각이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아이 키우는 것도 그래요. 유치원 보내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인 줄 알았어요. 주변에서 하도 힘들다고 얘기해서요. 근데 막상 마음먹고 보내니까 별 거 아니네, 똑같이 하면 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 분이 어리긴 하지만 직업적으로는 선배기도 하고요, 이런 대화를 많이 한다는 것도 이천희 씨에게는 무척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덕분에 무척 편안해지셨나 봐요?


그렇죠. 많이 편안해진 거죠. 아내는 천생 배우 마인드예요. 날 때부터 배우였을 것 같은 사람이에요. 흔히 배우들에게서 느껴지는 조바심, 불안함, 이런 게 없어요. 인생은 길고 연기를 계속할 건데, 지금 못한다고 해서 불안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건 똑같은 마음이지만 막 하고 싶어서 안달하고 이런 게 아니라, 참 저 역할 좋네, 나도 저런 거 하고 싶다, 하고 끝인 거예요. 자신감도 있고요. 그런 걸 보면서 많이 느끼죠. 저도 결혼하기 전에는 작품 안 할 때는 조바심도 나고, 잊히는 것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내는 그런 게 없어요. 아내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크지 않은 거죠. 전 정말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게다가 아내 말을 들으면 항상 좋았어요.(웃음) 어떤 결정을 할 때 아내가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해서 그렇게 했더니 진짜 좋았어요. 배울 게 많아요. 진짜 나이가 어린 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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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나 자신에 집중


어떤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18쪽)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그냥 느낌인 거예요. 내가 어떤 것이 될 거야, 이런 사람이 될 거야, 이런 배우가 되어야지, 이런 스타가 되어야지, 보다 그냥 하다 보니 어떻게 되어 있는 거예요. 처음부터 목표를 세워서 하다보면 그게 안 됐을 때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을 거예요. 계획이 없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에 여기까지 했으니 다음엔 여기까지 하고, 이런 것은 아주 작은 미세한 계획 정도가 적당하고요. 내가 이런 걸 지켜나가면 이런 사람이 되어 있겠지, 라는 생각이에요.


동생과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부분은요(웃음), 동생은 굉장히 정확해요. 동생은 건축을 하고, 회사 다니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형이 말하는 어떤 게 뭔데?’ 하면 저는 ‘그런 거 있잖아, 방향 이렇게 갔으면 좋겠는데.’하죠. 정확히 얘기해달라고 하는데 그냥 ‘그런’ 걸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식이에요. 느낌으로 얘기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연기자들이 연기할 때도 정확히 내 감정은 이거야, 라고 연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느낌에는 미안함도 있고,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그걸 미안함은 3, 짜증은 2, 이렇게 정확하게는 말할 수 없는 거거든요.(웃음) 그래서 아마 책에서도 그냥 ‘어떤’ 게 아니라 그런 게 ‘되고 싶어서’ 하는 것 같다, 라고 표현한 것 같아요.

 

그 문장에서 ‘어떤 사람’이 아니라 ‘노력 중’에 방점이 있는 거군요.


그렇죠. 어떤 사람이란 멋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성공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그건 자기가 만드는 건데요. 제일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되었다, 안 되었다, 라기 보다는 내가 노력하는 것이죠. 그렇게 노력하며 살다보면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고,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는 거고요. 됐다, 안 됐다, 를 가지고 한 말이 아니고요.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하는 거예요. 

 

느낌이나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 어쩌면 연기자, 예술가의 특징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놀랐어요. 서울예대를 들어갔는데 모든 사람들의 말이 다 그런 거예요. “대사를 극장 저쪽에 던져.”라고 해요. 대체 어떻게 던져요?(웃음) 던지라는 게 확 뱉으라는 얘기구나, 짐작하고 했어요. 그래서 뱉으면 또 “야, 던지기만 하면 어떻게 해? 걸어야지!”해요. 참 난감하죠. 대사를 어떻게 걸어요? 물어보면 “너는 걸지를 않고 후후훅 다니잖아! 야, 여기에 빨랫줄이 있다고 생각하고 대사를 걸어봐.” 하는 거예요. 다 그런 식이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저도 극장에서 말을 할 때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더라고요. 나는 저 사람 머리통에 얘기하고 있어, 가슴에 얘기한다, 이런 게 있어요. 처음에는 이해 못했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구나, 생각하게 된 거죠. 방송도 그렇잖아요. 기술적인 부분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모든 게 약간 느낌으로 가니까요.

 

오로지 몸만 쓰는 것, 그 상태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지금 하신 얘기도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몸으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요. 이런 것들이 저자에게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도 학점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내가 얼마나 학교를 열심히 다녔느냐는 내가 많이 배웠는가 여부에 있었어요. 교수님께 점수를 많이 받았는지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이번 학기 정말 열심히 다녔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스스로에게 A학점을 주는 거죠. 실제 점수와는 상관없이 말이에요. 과대를 해서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학점 미달로 장학금을 못 받았어요. 학과에서도 이해를 못했죠. 열심히 했으니까요. 다들 의아해하는 거예요. 저도 학점을 그때 처음 봤어요. 1.6이 안 넘어서 장학금을 못 받게 됐어요. 교수님들도 다 그러셨죠. 쟤는 뭔가 계속 하는데 티가 안 난다고요. 아침부터 학교에 나와서 무대 일도 하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친구가 학점이 더 좋은 경우도 있었고요. 저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뭘 해도 그랬어요.


내가 몸으로, 내 스스로 느끼는 게 중요하고요. 가구 역시 사람들이 이걸 인정해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만들었느냐가 더 중요하죠. 내가 이렇게 만들면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가구 만드는 장인이 오셔서 제가 만든 가구를 보면 ‘어떤 놈이 이렇게 만들었지? 생각은 하고 만들었나?’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 그건 의미가 없어요. 내 만족으로 만들다 보니, 이것도 어떻게 보면 느낌인데요. 저는 그게 좋아요. 이 가구를 만들 때 얼마나 미친 듯이 만들었고, 하나하나 사포질하며 공을 들였고, 그런 부분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의 시선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시는 거네요.


오로지 그거예요. 운동을 해도 그래요. 대학 다닐 때 인라인 하키를 정말 좋아했어요. 국내에 인라인 하키를 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때 혼자 어찌어찌 장비를 구해서 매일 운동장에서 혼자 그걸 했어요. 공을 띄웠다가, 강하게 찼다가, 스케이트 타고 다니고 하면서요. 두세 시간 씩 땀 흘리고 집에 와서 자고, 또 새벽되면 나가서 하고요. 혼자의 기량은 어마어마해졌지만 팀은 없고요.(웃음) 나중에 하키 팀이 와서 저한테 같이 하자고 해서 갔어요. 그런데 사람들과 같이 하고, 연습시간도 맞춰야 하고, 하니까 재미가 없는 거예요. 이것저것 할 것도 많고요. 결국 안 하게 됐어요. 자전거도 한강에서 네 시간 동안 앞바퀴 드는 연습을 했어요. 혼자 타고 있으니까 어느 날 크루들이 있다고 와서 같이 타자고 하셨어요. 그게 또 싫은 거예요. 그 분들 안 나오는 시간에 나가고 그랬죠. 혼자 즐길 수 있는 상태가 좋아요.

저는 다 만들고 싶은 거예요


가구 제작 작업은 얼마나 자주 하세요?


요즘은 예전보다 많이 못하죠. 회사를 하는 건 하는 거고, 공방을 분리시킬까 고민 중이에요. 뭘 만들러 가면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주말에는 아내,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하니까 못 나가고요. 그래서 큰 건 못 만들고 잠깐 가서 조그맣게 할 수 있는 것들만 겨우 만들어요. 최근에 만든 건 휴지걸이에요. 며칠 전에는 아내가 그림 전시를 하는데 벽을 세워달라고 해서 그런 거 만들고요.(웃음)


회사에서 하는 작업은 저는 이제 안 하고, 진짜 일손이 없을 때 도와주는 정도만 해요. 할당량을 맡아서 하진 않아요. 예전에는 스케이트보드 같은 건 다 제가 했었는데요. 촬영 들어가면 제가 못하니까 다 동생들이 만들죠. 저는 요즘 그냥 개인적인 것만 하고 있어요.

 

만든다는 것이 이토록 매력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새롭게 느꼈어요.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지기도 하고요. 사실 이런 소비사회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는데 말이죠. 저자가 생각하는 만듦의 매력은 뭔가요?


사람들은 모두 각자 자기 인생을 만들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사는 방식, 느낌, 형태는 다 다르죠. 그런데 타는 차는 다 똑같고, 집도 똑같잖아요. 저는 그런 것에 좀 답답함을 느껴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거지 내 스타일은 아니야, 라고 생각했어요. 아파트가 제일 편하니까 편안한 방식으로 만들어놓은 건데 그대로 살다보면 누군가 만들어놓은 환경에 내가 맞춰 사는 것뿐이잖아요. 이게 날 위해서 만들어진 건가? 그런 생각을 해요. 별로 매력이 없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저는 다 만들고 싶은 거예요. 가구가 됐든 집이 됐든 말이죠. 차도 그렇고 제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자꾸 만들려고 해요. 만든다는 게 내가 거기에 맞추는 게 아니라 그것을 나에게 맞춘다는 느낌이에요. 집도 내 스타일에 맞추는 거고, 차도 내가 필요한 용도에 맞추는 거죠. 다 다르잖아요. 차도 그저 이동수단인 사람이 있고, 짐차의 역할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요. 자기에게 필요한 역할만 하면 되는 게 차인데 사람들은 차는 이걸 타야할 것 같아서 그저 똑같이 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나는 매일 바닷물에 젖어서 시트가 다 젖는데 새 차를 타봤자 의미 없죠. 저는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나에게는 이게 맞는 차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집도 그렇고요. 사는 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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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분명한 삶은 잘 안 맞는다”(135쪽) 고 하셨는데, 역시 좋아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고, 스스로 설득이 되어야 하는 분 같네요. 고집이랄까? 깊은 심지가 느껴지기도 하고요.


며칠 전에 TV를 보다가 ‘다행히 나는 잘 살고 있구나’라고 한 게 있었어요. 알리바바(중국 e커머스 사이트)의 마윈 대표가 자기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얘기했는데요. 첫 번째가 돈이 없었다, 두 번째가 기술이 없었다, 세 번째가 계획이 없었다, 였어요. 그 셋 다 저와 맞는 거예요.(웃음) 제가 대단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계획도 없고요. 이제 성공만 하면 되는구나, 나는 이제 마윈처럼 되는 거야, 했어요.(웃음) 계획이 없다는 게 누가 보면 너무 위태로워 보일 수도 있어요. 어떤 연기자들은 작품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또 무슨 작품을 할지 계획하고, 책도 계획이 있어서 언제쯤은 책을 쓰고, 무슨 영화를 찍고, 이렇게 하는 분도 계세요. 저로서는 정말 3년 전만 해도 책은 생각도 못했던 거예요.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이것도 어찌 보면 흐르는 대로 가는 것 같아요. 불안해하고, 계획이 없어서 어쩌지, 하는 것도 계획대로 살아야 한다는 세상의 환상에 맞춰서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저보다 계획 없는 사람이 전혜진 씨거든요.(웃음)

 

“그러니까 침대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일이라기보다 아빠로서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였던 것 같다. 지금껏 가구를 만들 때 가구를 쓸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을 고려했다면, 아기 침대를 만들 때는 아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를 고민했다.”(76쪽)

 

아이의 침대를 만들면서 ‘아빠로 마음잡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삶의 중요한 순간에 가구가 있더라고요. 회사를 차리기까지 했으니 이천희 씨에게 가구란 참 큰 의미일 것 같습니다.


가구를 안 만들었다면 저도 그냥 제 방식을 지켜나가지 못했을 것 같아요. 중요한 순간에 가구가 있었다기보다는 그게 내 스타일이구나, 생각해요. 군대 제대 후 모델을 하면서도 많은 모델들처럼 했던 게 아니라 내 스타일대로 이런 것을 만들었어요. 그때도 저는 차를 프라이드 국방색을 타고 다녔는데요. 친구들이 미쳤다고 해도 그게 내 스타일이야, 하고 타고 다녔죠. 그때부터 가구도 만들고요. 친구들이 방에 놀러 와서 공구들을 보면서 놀라고, 뭐라 해도 그게 내 스타일이다, 그런 것들이 나를 알리는 도구, 나라는 사람을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신기한 건요, SBS <패밀리가 떴다>에 나왔을 때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는데 모델 시절 같이 했던 친구들은 그게 하나도 안 웃겼대요. 쟤 원래 저런데, 이게 웃기냐는 거죠.(웃음) 강동원 씨도 ‘형, 형을 보면서 웃는 게 이해가 안 가. 형은 원래 저런데.’하더라고요. 그런 거죠.

 

저자의 그런 면들이 가구 만드는 일과도 딱 맞았던 거잖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했던 거죠. 그게 가구가 되었던 것이고, 의자를 만들 수 있었으면 의자를 만들었을 텐데 못 만드니 테이블을 만들었던 거예요. 그나마 내가 자르고 붙이고 할 수 있는 것이 나무다 보니 나무를 선택한 거죠. 만들다보니 그게 어떻게 원목 가구가 되어 있었고요. 제일 처음에 만든 물체들은요.(웃음) 가구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물체들, TV장, 쇼파, 이런 것들은 합판을 대충 올려놓고 쓰는 형태였어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 허술하고 각도 하나도 안 맞고 이런 것 있잖아요. 그렇지만 쓰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어요.

 

서핑, 만들기, 캠핑, 집짓기, 연기...

 

좋아하는 것이 참 많은 사람이에요. 목공, 서핑, 캠핑도 그렇고 커피, 담배, 요리, 사진까지 말이에요. 또 매료되는 분야가 있나요?


계속 서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가구 말고도 다른 것들을 만들어 보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꼭 내 손을 거쳐서 만드는 것이 아니더라도 디자인을 해서 어떤 금속 물체를 만들어 본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그러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플라스틱 사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해보고도 싶고요. 이사를 갔는데 집 근처에 공장들이 많아요. 매일 지나다니다가 대리석이 나와 있으면 그걸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사출해서는 뭘 할 수 있을까 하면서 보이는 것마다 다 생각해요.(웃음)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123쪽)이라고 하셨으니까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지시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그렇죠. 제가 하는 일이 딱 가구다, 이건 아니기 때문이에요. 동호회도 아닌데(웃음), 그냥 이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이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단 같은 느낌인데요. 어쨌든 분명히 이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그게 일부 마니아가 될 수도 있고, 자기가 이렇게 살고 싶은데 말을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저는 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게 있어요. 연기자 외에 인간 이천희로서도 말이죠. 서핑 하는 사람들과 서핑 이야기 하고 싶고, 가구 만드는 사람들과 가구 이야기 하고 싶고, 집 짓는 사람들과 집 짓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다 재미있어요.

 
아, 요즘 또 빠져있는 게 집 짓는 거예요. 목조 주택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섞여있는 집이요. 목조주택이라면 제가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 짓기는 너무 힘들 테니까 어느 정도는 콘크리트로 하고 어느 정도만 목조주택으로 하는 거죠. 옆집 아저씨가 옆에다 집을 지었어요. 매일 보면서 부러워해요. 나도 집 짓고 싶은데, 생각해요. 

 

내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생각의 확장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집은 당연히 지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사는 방식대로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당이 있으면 바비큐 파티를 할 것 같은데 그곳이 부엌과 얼마나 가깝느냐, 그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짐 나르는 게 불편하니까요. 어떤 사람은 바비큐 파티를 전혀 안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살기에 아파트는 괜찮죠. 나는 이 집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림 작업을 한다면 그 공간이 있어야 하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담을 수 있는 집에 대해 생각해요.

 

캠핑에 대해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잖아요. 남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전부 구비하고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요.

 
예전에 저도 캠핑을 하고 싶은데 용품을 파는 곳 사장님이 다 필요한 거래요. 옆에서 부추겨요, 이런 건 진짜 필요한 거라고요. 믈론 있으면 편하죠. 그런데 몇 번 다녀보면 잘 안 쓰게 되는 것들도 있어요. 버너 중에 티타늄이고, 가볍고, 비싼 것이 있어요. 사람들이 많이 사지만 저는 백패킹이나 이런 걸 안 가는데 가벼워도 되고, 무거워도 되고, 상관없었죠. 마트에 갔더니 큰 버너를 9,900원에 팔더라고요. 그게 저한테는 맞는 거였는데 전에는 몰랐네, 생각했죠. 남들이 하는 것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캠핑하면서 많이 배운 건 나한테 이것들이 다 필요하지 않았구나, 제일 필요한 건 무엇이겠구나, 하는 것들이었어요. 그런 것들만 제대로 갖춰놓고 나머지 것들은 없으면 없는 대로 해요. 이불이나 숟가락, 젓가락은 집에서 쓰던 것 가져가요.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새로이 좋아하는 것을 만나면 또 즐기면서 사시겠죠?


네. 좋아하는 일을 할 거야, 라는 큰 목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즐거운 걸 해야지, 재미나게 살아야지, 생각하는 거예요. 한때 선배님들께 욕 많이 먹었던 것이 인터뷰마다 ‘연기도 재미가 없어지면 안 할 거예요.’했던 것이었어요.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지, 고통 받으면서 할 거면 연기 안 한다고 했는데요. 오로지 재미 때문에 하는 거고, 연기할 때가 제일 행복하니까 하는 거라고 했다가 혼났어요. 이해 못하시는 거예요. 하지만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잖아요. 좋으니까 하고요. 그런데 다른 게 있나? 하는 생각을 해요. 만약 안 맞는데 꾸역꾸역 그걸 한다면 저는 별로예요.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마지못해 하는 것,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요. 연기가 됐든, 가구나 집을 만들든 간에요. 그런 것들이 계속 있겠지, 하는 생각도 안 해요. 그냥 생겨요. 갑자기 저거 진짜 재미있겠다, 하고요.

 

그렇긴 하지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조건에 있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연기를 예를 들자면 저자는 이미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아직 데뷔도 못한 사람들도 있고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도 연기자가 되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을 거잖아요? 작품을 작은 걸 하고 있거나 말이죠. 내가 저 위치에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해서 화가 나고, 나는 연기자로서 못하고 있어, 이렇게 생각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즐겁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왜 저 사람보다 역할이 작을까, 드라마에서 왜 이런 걸 하고 있을까, 이 역할 밖에 못하지, 하면요. 저는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와, 내가 이 역할을 하다니.’했어요. ‘대사가 있어! 포스터에 얼굴이 나와! 이 사람들과 같이 앉아 있어!’ 그랬어요. 그게 늘 즐거웠거든요. 내가 저 사람들보다 못한 게 뭐가 있다고, 이런 생각이 없었어요. 그게 정말 즐겁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내 인생만 이렇게 재미있어서 어떡하지, 생각했어요. 지금도 많은 걸 하다보니 주변에서도 이제 뭐할 거냐고 물을 때가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한류 스타도 됐고, 누구는 할리우드에 간다고 하고, 천만 배우가 되어 있고, 후배들은 중국 진출 한다고 난리가 났는데 안 부럽냐고요. 저는 걔네가 그게 즐거운가보지, 하는 거예요. 저는 이제부터 나는 일본 진출이다, 하는 순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포기한다는 게 아니라요. 그건 그들의 즐거움이죠. 어떤 선배님들은 제가 재미없어지면 안 한다고 하니까 그 역할을 못하는 사람들, 노력하는 후배들이 안 보이냐고 하시죠. 물론 보이지만 저도 똑같은 순간이 있었고, 같은 과정이 있었으니까 이게 있는 거지 하루아침에 이게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요. 저는 그때도 즐거웠어요. 그들도 그걸 즐기면서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즐겁지 않다면 다른 일을 찾는 게 더 좋겠다, 그런 의미인데 선배님들은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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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만드는 남자 :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이천희 저 | 달
이 세상 사람 누구라도 어느 한 가지 타이틀로만 한정할 수 없듯이,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고, 또한 많은 일들을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배우 이천희는 정말로 다양한 일과 관계 속에서 더디지만 꾸준하게, 가구를 만들고, 취미를 만들고, 스타일을 만들고, 관계를 만들고, 그 모든 것이 모여 지금의 ‘이천희’라는 삶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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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가구 만드는 남자

<이천희> 저13,050원(10% + 5%)

배우 이천희. 그의 이름을 한자로 풀면 ‘하늘 천(天)’에 ‘빛날 희(熙)’. 하늘에 빛나는 것, 바로 ‘별’이다. 그렇게 ‘스타’로 살 운명을 애초부터 지니고 태어난 그는 [뚝방전설] [남영동1985] [바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온리 유] [글로리아] [대왕세종]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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