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여행여담을 시작하며

여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본 줄거리와 관계없이 흥미로 하는 이야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때가 언제냐고요? 전 비행기에 있을 때가 제일 좋아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여행계획을 세우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고, 공항에 내려선 순간부터 ‘아,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곳에 혼자 왔구나.’ 싶어 공황상태에 빠지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든 여행의 본질은 옛말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집 떠나면 고생이다.”

여행 운이 따르는지 이때까지 여러 나라를 다녔어요. 첫 여행은 발사이즈와 똑같은 토익 점수를 받고 떠났던 미국여행이었죠. 말 한마디 못했지만 걱정 없었어요. 단체로 떠난 패키지여행이었거든요! 가만히 있으면 목적지에 데려다주고, 그 곳에 대한 설명도 다 해주니 그야말로 알찬 여행이었어요. 좀 심심하긴 했지만 말예요.

 

0.jpg

 

그 다음은 캐나다에 일했죠. 오전에는 어학연수를 받고, 오후에는 일하고, 지금 생각해도 코피가 터질 것 같은 나날이네요. 그렇게 일 년여를 보냈더니 영어실력도 조금 늘어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 토익점수를 가지게 됐어요.

 

그리곤 일하면서 번 돈을 모두 싸들고 남미로 떠났어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다섯 개 나라를 두 달여에 걸쳐 천천히 돌았죠. 원래도 넉넉지 않은 여비였는데 가방이 털리면서 점점 서바이벌 여행으로 변해갔죠.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시커메진 몰골은 부모님도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귀국해선 취직했죠. 일을 구하고 나니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때부턴 여행경비가 가장 비싼 때에 여행을 다녔어요. 남들 다 쉬는 추석연휴의 여행경비는 평소의 2.5배쯤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임신, 출산, 육아! 더 이상은 여건이 안 돼서 여행을 못하겠다 싶은데도 매년 어딘가 다녀오게 되네요. 태교여행은 홍콩과 마카오로, 아이와 함께 하는 첫 여행은 후쿠오카로.

 

이렇게 적고 보니 되게 여행을 잘 다닐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아직도 어설프기 그지없는 초보 여행자랍니다. 이쯤하면 여행지에서 겪을 법한 실수를 다 저질러본 것 같은데 매번 새로운 실수담을 갱신하고 있으니 말예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가 이제껏 여행했던 경험 중 기억에 남는 부분들만 모아 적으려 해요.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는 그런 여행기는 아니지만, 꽤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혼자만 재밌으면 안 되는데, 그게 좀 걱정이네요.

 

아, 맞다.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때가 언제냐고요? 전 비행기에 있을 때가 제일 좋아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여행계획을 세우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고, 공항에 내려선 순간부터 ‘아,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곳에 혼자 왔구나.’ 싶어 공황상태에 빠지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든 여행의 본질은 옛말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집 떠나면 고생이다.” 하루키의 여행법이란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구절을 찾았는데, 그 부분을 소개하며, 짧은 프롤로그를 마칠게요.

 

“혼자 멕시코를 여행해보고 새삼스레 절실히 느낀 것은, 여행이란 근본적으로 피곤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내가 자주 여행을 해보고 나서 체득한 절대적인 진리다. 여행은 피곤한 것이며, 피곤하지 않은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관련 기사]


- 홋카이도 남동부 해안도로 1박 2일
- 삿포로 돔, 그날의 야구
- 일본 여행에서 알아두면 좋은 한자
- 쉘 위 스위츠 in 홋카이도
- 오색으로 빛나는 온네토 호수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최은정

안녕하세요, 어쩌다보니 이곳저곳 여행 다닌 경험이 쌓여가네요. 여행자라기엔 아직도 어설프지만, 그래도 오래 다니다 보니 여행에 대한 생각이 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 캐나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일본, 대만, 중국 등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책

이토록 매혹적인 외국어 공부

인간은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다. 외국어 공부는 보다 넓은 세계도 보여준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응용언어학자 김미소 두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면 미치도록 외국어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영어, 일어 모두.

배우 문가영이 아닌, 사람 문가영의 은밀한 기록

배우 문가영의 첫 산문집. 문가영은 이번 에세이를 통해 ‘파타’라는 새로운 얼굴을 통해 자신의 내밀한 언어들을 선보인다. 자신을 경계인으로 규정하며, 솔직한 생각과 경험을 형태와 시공간을 뛰어넘어 실험적으로 다뤄냈다. 앞으로의 그녀가 더 기대되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는 에세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로운 삶에 도달한 68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의 신간이다. 남에게 보이는 삶을 벗어나 온전한 나의 삶을 위해 해온 노력과 경험을 들려준다. 막막하고 불안한 20-30대에게 자신만의 삶을 방식을 찾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사교육의 나라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잡기

단돈 8만 원으로 자녀를 과학고에 보낸 엄마가 알려주는 사교육을 줄이고 최상위권 성적으로 도약하는 법! 고액의 사교육비와 학원에 의존하는 대신, 아이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위해 부모가 가정에서 어떻게 올바른 학습 환경을 마련하고 노력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