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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도시 남자의 제주 생활 적응기

일러스트레이터 정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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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중국자본, 강정, 올레길, 오름 모두 똑같은 걸 떠올리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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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중국자본, 강정, 올레길, 오름 모두 똑같은 걸 떠올리셨죠? 그렇습니다. 까칠한 도시 남자의 제주 생활 적응기 『올드독의 제주일기』 바로 오늘 만나볼 책인데요, 이 책의 저자인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정우열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제주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으면 좋았을텐데 합정동 빨간카페 스튜디오로 오셨어요. 많이 아쉽습니다. 책의 앞표지에 부제처럼 “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냅니다” 라는 (다소) 러브레터가 떠오르는 문구가 눈에 띄는데요, 제주도로 이사 가신지 2년, 그 곳에서 무얼 하면서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원래 자택근무를 하는 직업이라 서울이나 제주도나 특별히 다를 것은 없어요. 대신 기르는 개들과 산책하는 곳이 많이 달라졌죠. 전에는 공원 같은 곳인데 요즘은 바다를 뛰어 다니죠. 그 밖에 손님들이 자주 찾아오신다는 것? 정도를 빼면 특별히 다른 것은 없어요.

 

저희가족 첫 강아지 코코가 2005년생이니까 올해로 열 살입니다. 그래서 작가님의 강아지 소리와 풋코의 사진과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안녕 소리야 편에서 이렇게 쓰셨죠.

 

“우리는 소리에게서 많은 것을 받았기 때문에, 소리의 빈자리를 함께 견딜 것이다. 안녕, 소리야.” 애꿎은 코코만 끌어안고 꺼이꺼이 울면서 읽었는데요, 사실 저보다는 부모님이 많이 걱정되거든요. 자연스럽다고는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픈데요, 소리의 빈자리는 여전히 비워두셨나요? 아니면 다른 분주한 것들로 일부분을 채워가고 계신가요?


그대로 비어있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채워진 것 없이요. 채우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무뎌지긴 할텐데, 아직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앞으로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나야 무뎌지지 않을까 생각돼요.

 

제주에 관련된 인터뷰를 많이 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이 책에 제주 FAQ를 일곱 가지나 적어놓으면서 마지막에 이러셨죠. “앞으로 만약 여기 담긴 내용을 또다시 묻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복수하겠다.”라고... 작가님의 복수의지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빨간책방 청취자들을 대표해서 제가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묻겠습니다. (저한테 복수하세요.) 제주 거주 2년차가 말합니다. 제주에 오시면 이곳은 꼭 들러주세요~ 추천하고 싶은 장소 세 곳을 말씀해 주신다면?


아끈 다랑쉬 오름이라는 곳이 있어요. 아주 작은 오름이에요. 그곳에 억새가 가득 피었을때가 있는데 정말 좋아요. 여름에는 함덕 바다를 가장 좋아해요. 사실 바다 수영을 하지 않는 분들은 협재 같은 바다가 좋아요. 하지만 수영하길 좋아하는 분들은 깊은 바다인 함덕을 추천드려요. 마지막으로 한라산이 좋죠. 한라산은 계절을 불문하고 좋은 곳이에요. 대신 겨울에 오르시려면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죠.

 

복수를 허락한 마당에 한가지 질문만 더 드리겠습니다. FAQ에는 없지만 역시 많이 받는 질문일 듯 해서요. 벌써 일년 챕터에서 그림으로 제주의 사계라는 제목을 달아서 월별로 꽃이나 나무, 열매 수확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으셨어요. 5월과 10월이 특히 풍성하게 느껴졌는데요, 제주도를 방문하려는 외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계절, 혹은 달은 언제인가요?


조건에 따라 다른 답이 될텐데요. 세분화하자면 꽃 좋아하시는 분들은 5월이 정말 좋고요, 그 다음에 바다에 들어가서 노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름이 당연히 좋아요. 하지만 성수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긴해요. 그래서 조금 더 고요한 바다를 원하시는 분들은 6월이나 9월을 추천드려요.

 

제주 방언도 좀 배우셨을테고, 제주에 대한 애정도 더 깊어지셨을 것 같은데... 제주도가 이런저런 모양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걸 저희는 기사를 통해서 접하지만 작가님은 직접 제주에서 2년 동안 겪으셨잖아요. 그래서 마지막 질문 드립니다. 작가님이 원하는 제주의 변화는 어떤 모양일까요?


어렵고 주제 넘는 답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이제 2년 정도밖에 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을 말한다면 자연을 잘 보존했으면 좋겠어요. 어느 정도의 개발은 피할 수 없지만 너무 흉한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으면 해요. 자연은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아름답잖아요. 그리고 원래 살던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는 방식으로 발전을 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갑자기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소외감을 느끼실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다같이 풍요로운 방식으로 발전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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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제주일기 정우열 저 | 예담
'느린 삶'의 대표명사가 된 제주도의 삶. 대안적인 삶의 공간으로 제주도가 떠오르는 요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올드독 역시 약 이 년 전 제주도로 이주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근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제주도에 사니까 좋아요?"라고.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까칠한 도시 남자의 제주 생활 적응기는 제주도 역시 서울과 다름없는 생활의 터전임을 말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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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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