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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일본과 중국에 비해 한국문학은 여전히 서사의 힘 강해”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출간 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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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 하면 왠지 전공 학자들이 읽어야 할 책처럼 느껴지지만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은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작가의 삶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문학사를 넘어 풍속사, 문화사, 사회사를 아우르기에 여러 독자가 관심을 둘 만하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이하 ‘명단편 101’) 출간 관련 기자 간담회가 1월 28일 서울 마포구 카페콤마 2호점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황석영 작가와 함께 신수정 문학 평론가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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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은 문학동네 카페에서 2011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3년 동안 연재했던 글이다.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황석영 작가는 기존 해설을 다시 검토하고 수정했다. 이미 한국 문학의 단편을 묶은 시도는 몇 차례 있었으나 문학동네에서 나온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은 크게 세 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작품만이 아니라 작가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함께 소개한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삶을 다룸으로써 이 책은 단순히 문학사를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현대 풍속사, 문화사, 사회사를 복원해냈다. 이는 1943년에 태어나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문단 활동을 하며 많은 문인과 오래 교류해온 황석영 작가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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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한국 근대 문학의 시작을 염상섭으로 잡았다. 대개 이광수나 김동인에서 시작하는 문학사와 달리 『명단편 101』은 염상섭을 첫 작가로 다룬다. 근대적 자아가 형성된 시점을 1919년 3ㆍ1 운동으로 보고, 이 사건을 형상화한 문학 작품을 『만세전』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번 『명단편 101』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황석영이 인식하는 한국 문학사와, 그의 문학관이다. 황석영 작가의 선배, 동료, 후배를 그가 어떻게 평가할지도 독자라면 궁금할 내용이다. 신수정 문학 평론가는 『명단편 101』“문학사로 보는 황석영론”이라고 평했다.

 

셋째, 최근 작품을 많이 다뤘다. 총 10권으로 이루어진 『명단편 101』에서 8~10권은 1990년대 이후 작가로, 지금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문인이다. 황석영 작가에게 최근 작품과 작가를 다루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1990년대 그는 독일에 체류하기도 했고, 옥살이를 하기도 했기에 이 시기의 작품을 접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명단편 101』을 펴내면서 황 작가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꼼꼼하게 살폈다. 단편만이 아니라 그 작가의 장편까지 읽어나가며 글을 써내려갔다. 힘들 만도 하지만 황 작가는 “젊은 피를 수혈한” 느낌이라며 덕분에 말년 문학이 탄탄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그는 이제는 다소 상투적인 화두인 ‘문학의 위기’에 관해서 의견을 말했다. 황석영은 한국 문학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위기가 있을 때마다 뚫고 넘어섰다는 걸 강조했다. 그렇기에 한국 문학은 위대하고 근사하다는 게 황 작가의 진단. 실제로 한국문학은 일본문학과 중국문학에 비교한다면 여전히 서사가 가진 힘이 있다고 한다. 1980년대를 지나며 일본문학은 대중문학과 순수문학 구분이 없어지면서 영향력을 잃었고, 중국문학은 여전히 검열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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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편 101』을 쓰면서 이틀밤을 새기도 했다는 황석영 작가도 어느덧 일흔을 넘었다. “화장실 다녀왔더니 인생이 다 지나갔다”고 농담을 건넨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는 ‘말년 문학’이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글을 쓰는 중이다. 올해도 경장편 한 편이 나올 예정이니, 그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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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황석영 편 | 문학동네
기존의 국문학사나 세간의 평가에 의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현재 독자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던져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선정된 작품들에는 유명한 작가의 지명도 높은 단편뿐만 아니라 지금은 거의 잊힌 작가의 숨은 단편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각 권의 말미에는 시대와 작품을 아우르는 문학평론가 신수정의 해설이 덧붙여져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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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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