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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푸드 랩

북유럽 식재료를 탐구하는 연구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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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요리의 인기로 세계 미식의 본거지가 북쪽으로 이동했다

북유럽 요리의 인기로 세계 미식의 본거지가 북쪽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흐름의 중심에 코펜하겐의 노르딕 푸드 랩(Nordic Food Lab)이 있다. 노르딕 푸드 랩은 북유럽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식품을 생산하고 조리법을 연구하는 ‘노마(Noma)’의 수석 셰프 르네 레드세피(Rene Redzepi)와 기업가 클라우스 메위에르(Claus Meyer)가 2008년에 창설했다. 즉, 노마 산하의 비영리 단체인 것이다. 노마 맞은편 운하에 떠있는 평범한 선상가옥에 화학자, 셰프, 과학자, 인류학자, 교수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북유럽 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그 획기적인 결과를 세계인과 공유하는 연구소, 노르딕 푸드 랩이 있다.


우리는 이곳의 소장이자 코펜하겐 대학의 감각과학부 교수 미카엘 봄 프뢰스트(Michael Bom Fr?st)와 ‘예일대 지속 가능한 푸드 프로젝트’ 담당자 조시 에반스(Josh Evans) 그리고 현재 노마에서 키친테스트 일을 맡고 있는 라르스 윌리엄스(Lars Williams)의 바통을 이어받아 작년 여름 ‘요리 연구 개발’의 총책임자로 취임한 벤 레아데(Ben Reade)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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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 자, 이거 한번 드셔 보세요.

 

시리얼 : (의심스런 눈초리로) 이게 뭔가요?

 

벤 : 덜스(우산나물 종)라는 해초입니다. 감칠맛과 단맛이 나면서 아미노산이 풍부한 아주 흥미로운 식재료죠.

 

미카엘 : 대부분 새로운 음식을 보면 거부감부터 갖죠. 이를 극복하려면 새로움과 익숙함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이때 아이스크림이 좋은 방법인데,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면 해초로 만든 것에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벤 : 사람들에게 “아이스크림 먹을래요?”라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좋아요.”라고 대답하죠. 자동반사처럼요. 아이스크림 드시겠어요?

 

시리얼 : 네!

 

조시 : 아이들한테 먼저 줘봤습니다. 거절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다른 아이들이 먹어볼 때까지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죠. 아이스크림을 대단히 좋아하는 아이들은 받자마자 먹어치웠죠. 처음에는 좀 거북해도 먹다 보면 맛있게 느껴진다더군요.

 

시리얼 : 해초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은가요?

 

벤 : 웨일스 사람들은 해초로 빵을 만들어 먹습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스낵으로 만들어 먹고요. 하지만 덴마크엔 그런 게 없어서 시도해보는 겁니다. 맛 한번 보세요. 짭조름하면서도 독특한 감칠맛이 나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생물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걸 다 활용하지는 못해요.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개발하려고 해요.

 

시리얼 : ‘맛’은 아주 상대적이지 않나요?

 

미카엘 :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지만 기본적인 룰은 존재합니다. 토마토는 어디서나 맛있다고 여기지만 발효 음식이나 곤충은 폭넓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재료죠. 그때 바로 새로움과 익숙함의 균형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리얼 : 사람들이 과연 곤충을 맛있게 먹을까요?

 

미카엘 : 계 여러 곳에서 이미 곤충을 먹고 있죠. 곤충을 싫어하더라도 그것을 즐겁게 먹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보면 언젠가 먹게 돼요. 서울로 여행간 외국인들이 번데기를 먹는 것처럼요. 마찬가지로 유럽에 곤충 음식을 소개하려면 우선 그들에게 익숙한 맛부터 찾아야 합니다.

 

조시 : 갯벼룩이 좋은 예죠. 새우랑 맛이 아주 비슷한 데다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거든요.

 

미카엘 : 대신 먹을 때 혐오감을 줄이려면 곤충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조리해야 하죠.

 

벤 : 개미는 강한 산성과 함께 허브와 유사한 화학성분을 만들어냅니다. 미각화학자 아리엘 존슨(Arielle Johnson)은 개미가 레몬그라스와 같은 성분을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또한 그는 개미가 감초와 커피의 맛도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이런 게 정말 많습니다. 발효도 여전히 미지의 분야입니다. 현재 24만 종의 식물을 발견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종이 4만 정도예요. 그리고 박테리아는 150만 종이나 발견했지만 이게 전체의 0.5%밖에 되지 않죠.

 

조시 : 미생물은 대단히 빨리 진화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분류 체계는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한 종의 게놈 전체를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된 것도 불과 10년밖에 안 되죠.

 

시리얼 : 정말 흥미롭네요!

 

벤 : 그렇죠? 얼마 전 보그 버터에 대한 연구서를 끝냈습니다. 버터를 늪지에 묻고 발효하는 전통은 3천 년 동안 이어져왔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해봤습니다. 아일랜드의 옛말 중에 “돼지랑 같이 먹을 버터는 늪지에 7년 동안 묵힌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7년 정도 땅에 묻은 버터를 10kg쯤 구했죠.

 

시리얼 : 맛이 어땠나요?

 

벤 : 완전히 이끼 같은 맛이더군요. 숲 속 같은 냄새가 났어요. 흥미로운 야생의 맛이라고 할까요?

 

시리얼 :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도 당신들의 임무 중 하나 아닌가요?

 

미카엘 : 맞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한 네덜란드 대학에서 셰프들과 대담을 했어요. 다음 주에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슬로 푸드 이벤트에 참석합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논문도 많이 발표합니다.

 

시리얼 :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미카엘 : 모든 곳에서요. 바다 식물, 곤충, 포유류 등 먹을 수 있는 거라면 가리지 않고 조사합니다. 뭐, 세상 어
떤 셰프나 할 수 있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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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1 시리얼 편집부 저/김미란 역 | 시공사
영국의 격조 높은 감성을 선사하는《시리얼》의 창간호가 한국어판으로 정식 출간됐다. 이번 vol.1에서는 독특한 유럽의 정서를 자랑하는 세 곳으로 유랑을 떠난다. 《시리얼》에는 여행뿐 아니라 먹을거리를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하나의 대상을 독특한 시선으로 포커싱한 사진과 함께, 견식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가끔은 엉뚱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글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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