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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김소현 손준호 “엄마아빠로서 만든 책”

『모차르트와 세계명작』김소현 손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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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세계명작』에는 빨간 모자, 호두까기 인형, 피노키오, 브레멘 음악대, 장화 신은 고양이 등 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명작 5편이 수록되었다. 부록 CD에는 뮤지컬 배우 부부의 역량을 십분 발휘, 모차르트 소나타를 배경음악으로 동화 구연을 펼쳤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로 사회적 성공을 거두고 대중에게 사랑까지 받는 삶은 얼마나 축복 받은 삶인지. 그런 삶은 때로 지나치게 빛나서 좀처럼 이 세상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대중은 화려한 모습에 열광하지만 그 삶에서 발견된 아주 사소한 티 하나에도 돌아서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땅에 발 단단히 딛고 서서 중심을 잡는 것,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는 것일 터다. 만일 그 중심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서로를 응원하는 짝이 있다면 어떨까. 그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손준호. 이들은 뮤지컬과 방송 등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고 있다. 워낙 유명한 뮤지컬 배우 커플이긴 하나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주안이 엄마아빠'로 더 잘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감동한다. 아이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 곁을 지키는 부모 역시 하루씩 더 성장한다. 어쩌면 무대 위 화려한 배우의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부모로서 좌충우돌하는 그 모습이 그들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이 동화책을 펴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주고 싶은 것들을 상상하는 부모의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 책만큼은 뮤지컬 배우나 방송인이 아닌 평범하고 범상한 부모의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다. 이런 마음이 많은 부모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모차르트와 세계명작』에는 빨간 모자, 호두까기 인형, 피노키오, 브레멘 음악대, 장화 신은 고양이 등 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명작 5편이 수록되었다. ‘세계명작’을 수식하는 ‘모차르트’의 의미는 부록으로 담긴 CD를 보면 알 수 있다. 뮤지컬 배우 부부의 역량을 십분 발휘, 모차르트 소나타를 배경음악으로 동화 구연을 펼쳤다. 이야기와 모차르트 소나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긴장감과 설렘, 기쁨 등의 감정이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덕분에 아이들은 더욱 집중하여 이야기에 빠져든다. 주안이 역시 CD를 통해 들려오는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무척 신기해하면서 동화에 점점 빠져들었다.

 

클래식이 아이들의 정서 안정과 두뇌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긴 하나 정작 육아에는 빠져 있게 마련이다. 클래식을 태교음악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늘 아쉬웠다는 두 사람. 동화에 클래식 음악을 입혀 더 많은 아이들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이 물씬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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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로서 필요해서 만든 책

 

동화책으로 만나다니 의외입니다. 책을 내겠다고 생각한 어떤 계기가 있나요?

 

김소현(이하 김): 정말 제가 필요해서였던 것 같아요(웃음). 저희가 둘 다 너무 바쁘고, 목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까 반복해서 읽으면 목이 많이 쉬어요.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아빠의 목소리로 녹음을 해서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외국에는 스토리텔링 책이 무척 많잖아요? 종류도 많고요. 우리나라에도 물론 있지만 엄마아빠의 목소리로 한 책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제가 태교할 때 모차르트를 많이 들었어요. 클래식을 전공해서 좋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요. 클래식의 장점과 저희가 뮤지컬에서 했던 연기, 아이를 키워본 엄마아빠의 입장, 그런 것들을 모두 책에 접목시켜 봤어요. 책에 관해 다양한 생각도 많이 했고요. 글자 크기에 대해서도 고민했어요. 엄마아빠들이 활자가 작거나 글자가 많이 들어가 있으면 읽어주기 싫거든요(웃음). 또 그림은 너무 반짝거리지 않게, 아이들 눈부시지 않게 하자는 생각도 했었고요. 회의를 많이 했어요. 저희는 책 분야로는 전혀 전문가가 아니니까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제가 엄마로서 느꼈던 것들, 해주고 싶었던 것들을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죠. 독자분들이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해요(웃음).

 

CD가 포함되어 있는 점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어요.

 

김: 무대에 선 사람들이라 그런지 저희가 평상시에도 과장된 표현이 있어요(웃음). 주안이에게는 그렇게 읽어주거든요. 어른들이 듣기에는 좀 웃길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그런 거 좋아하잖아요(웃음). 녹음을 잔잔하게도 해봤는데, 역시 아이들의 시선으로 내려가서 마치 그걸 정말 보고 있는 것처럼 해야겠더라고요. 이런 작업물을 통해 엄마아빠 없는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선물해주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손준호(이하 손): 저희가 아이들을 직접 찾아 가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음향도 있어야 하고, 마이크도 준비해야 하고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많이 붙더라고요.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봤어요. 책 작업이 진행되면서 기부도 해보자, 자비로 책을 구입해서 고아원에 보내기도 해보자, 이런 얘기를 계속 하게 됐어요. 책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처음에는 막연했지만 이렇게 책이 나오고, 아이가 그림을 보면서 ‘멍멍이다! 얼룩말! 꼬끼오!’ 하며 가리키고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저희도 참 좋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역시 이 CD 부록을 아이들이나 부모님들 모두 좋아할 것 같습니다.

 

김: 아이들은 반복해서 들으면서 단어들이 점점 하나씩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은 또 읽어달란 얘기를 정말 많이 하거든요. 그것을 CD로 들으면 엄마아빠들이 더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손: 아빠들은 다 알 거예요. 대부분 앉아서 아이를 안고 책을 앞에 펼쳐놓고 읽어주잖아요. 처음에는 열의에 불타서 읽어주죠. 하지만 다 읽어도 아이들은 계속해서 읽어달라고 해요. 여러 번 읽다보면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목도 갈라지고 목소리도 쉬고 힘들어지죠. 어른들 수준에 맞는 책이 아니니까 지겨워지기도 하고요. 근데 이렇게 책장 넘기면서 CD 틀어놓고 들려줄 수 있으니까 반복에 대한 부담감도 없고 좋더라고요.

 

‘자장가’와 ‘안녕 별들아’는 김소현 씨가 작사를 하셨어요. 노랫말에서 엄마의 사랑이 듬뿍 느껴집니다. 원래 작사를 하기도 했었나요? 

 

김: 전문적인 분들이 녹음, 작사 모두 해주실 수 있지만 저희가 직접 만드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부족하겠지만 저희가 다 하려고 했어요. 사실 작사가 처음이에요. 부족하더라도 우리가 다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작사까지 하게 됐어요. 너무 웃겨요(웃음). 가사는 편하게 내 아이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자장자장 닌나난나 아루루 랄라라’ 이것들은 자장자장의 다른 나라 말이에요. ‘닌나난나’가 다른 나라 말이고, ‘아루루’가 또 다른 말이거든요. 유치하지만 이렇게 제가 생각한 것들을 썼어요(웃음). 녹음 역시 저희는 전문적인 성우가 아니니까 거칠더라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어요. 
 
손: 정말 엄마아빠가 해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것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분들이 아니라 엄마아빠가 집에서 읽어주는 것처럼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과 친숙해져야

 

모차르트를 소개하셨는데요. 그 외에 생활에서 많이 들었으면 하는 음악가가 있나요? 혹은 두 분이 좋아하는 음악가를 소개해주셔도 좋고요.

 

김: 다들 잘 아시겠지만 정말 좋은 곡들이 많아요. 클래식을 전공한 입장에서는 아까운 곡들이 너무 많죠. 그래서 책을 시리즈로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동화도 읽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클래식을 어렸을 때부터 듣다보면 친숙해지거든요. 동화와 함께 듣기에 베토벤도 좋다고 생각해요. 약간 무거운 음악도 많지만 베토벤이야말로 드라마틱한 음악들이 많으니까 거기에 드라마틱한 동화를 매치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ㄱ, ㄴ, ㄷ’, ‘a, b, c’처럼 기본적인 동화로 시작했으니 그 다음에는 ‘남자 아이들을 위한 동화’, ‘예쁜 여자 아이들을 위한 동화’ 하는 식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르골도 써보고 싶고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더라고요.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아요(웃음).

 

책을 만들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손: 녹음할 때요(웃음). 저희 부모님께 들려드려도 보고, 주안이에게 들려주기도 했는데요. 저희 아버지가 어색한지 ‘좀 잘 읽어봐.’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께서 읽어주시기도 했는데 결국 서로 이상하다고 하면서 많이 웃기도 했죠. 너무 어색해서 아내 앞에서도 잘 안 읽으려고 했어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마이크에 대한 부담감이 별로 없었던 거예요. 녹음 같은 것을 많이 하니까 연습했던 것과 똑같이 할 수 있었는데요. 그래도 처음에는 한 번 듣기 좋은 음악이 아니라 몇 번 들어도 좋을 평균치를 자꾸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너무 과하면 처음에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지만 불편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결국 처음 녹음을 동화 하나에 두 시간인가 한 시간 반 정도 했어요. 진짜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너무 어색해서 녹음 도중에 나와서 웃기도 많이 했어요.

 

구연동화의 특성을 살리기가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군요?

 

김: 처음에는 남편이 처음부터 끝까지 역할을 바꿔가면서 여자 역할까지 다 해봤어요. 저는 그것을 원했거든요. 모든 등장인물을 아빠가 구연해서 ‘아빠가 아들에게 주는 책’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제가 필요하더라고요.

 

손: 혼자 그렇게 하니까 너무 진정성이 없어지는 거예요. 할머니도 해야 하고 엄마도 해야 하는데 제가 ‘얘, 빨간모자야.’ 하면 너무 웃기더라고요. 그래서 아내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여자나 피노키오 같은 것은 아내가 녹음을 했죠.

 

구연동화와 함께 읽으니 집중도 잘 되고, 더 실감나고 재미있더라고요. 두 분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 같습니다.

 

김: 어른들도 책 읽는 게 요즘은 쉽지 않잖아요. 매체가 워낙 다양하니까요. 요즘 아이들도 점점 더 책을 안 읽게 되고요. 무엇보다 어렸을 때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어요. 아이들은 지루할 틈을 안 줘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포인트를 많이 줬어요. 이 책으로 인해 책에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거니까요.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보고 그런 것들이 좀 걱정도 되고 아쉽기도 해요. 물론 그것에서 또 학습되는 것도 많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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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클래식 듣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음악에 관한 두 분의 특별한 자녀교육 철학이 있나요?

 

김: 저희 어머니 역시 클래식을 전공하셨기 때문에 저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클래식 음악은 기본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니까 아이들에게 많이 들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자녀 교육의 시작이 음악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은 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귀로 듣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저희 아이도 어렸을 때 제가 모차르트 음악 정말 많이 들려줬었거든요. 방송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차르트의 작은 벨 변주곡을 정말 좋아했어요. 클래식이 저희 아이에게는 익숙하고 편하고 자연스럽게 일찍부터 받아들여졌던 것 같아요. 모차르트가 좋다는 것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태교만 하고 출산 후에는 듣기를 대부분 멈추잖아요.

 

손: 럴 수밖에 없는 게, 뱃속에 있을 때는 여유가 어느 정도 있어서 아이에게 좋은 것도 찾고 노력도 많이 하는데 막상 출산하고 나면 그런 부분이 없어지잖아요. 육아만으로도 스트레스 받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생활이 시작되니까요. 음악을 틀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더라고요. 아이가 크면 어느새 음악 듣는 습관은 점점 사라지고요. 그럴 때 이 책으로 음악을 다시 들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엄마도 힘든데 억지로 ‘음악을 들어볼까?’ 그렇게 하기 힘들잖아요. 책을 읽어주면서 음악도 들으면 좋을 것 같았죠. 클래식이라는 게 옛날 것이지만 지금까지 사람들이 찾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정서에도 좋고, 음악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굉장히 크고요. 또 감성적인 부분도 터치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아무래도 엄마 역할이 컸던 것 같아요. 모차르트를 들려주고 싶다고 계속 얘기를 하더라고요. 음악을 틀어놓다 보면 아이랑 얘기를 같이 해서 음악 감상이 아니라 소음이 되기도 했는데요. 방법을 찾아보자고 생각했어요. 동화를 읽어주는데 모차르트 음악이 뒤에 깔리면 어떨까? 했었죠.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아이의 음악적 감각이 확실히 달라요. 언어 능력도 그렇고요.

 

김: 민망하지만(웃음). 주안이가 정말 기억력이 좋아요. 모차르트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영상을 틀어줬던 게 있어요. 20여분짜린데, 끝나면 이어서 abcd 영상이 나와요. 그걸로 abcd를 깨쳤거든요. 따로 한 게 없고, 제가 한 것이라곤 모차르트 음악 들었던 것뿐이에요. 저는 한 명 밖에 안 키워봤으니까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게 영향이 없다고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말도 잘하고요. 뭔가 음악에 영향을 받은 요소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손: 저희가 경험한 거니까 ‘영향이 있구나.’ 하고 생각해요. 경험을 했으니까요.

 

어른들이 클래식과 친해져야 아이들도 친해지겠죠. 어른을 위한 입문서 계획은 없으신가요?

 

김: 저는 사실 클래식 선율이 좋은 게 많아서 클래식 선율에 우리나라 가사를 붙여서 음반을 내고 싶었어요. 데뷔한지 오래돼서 그 사이에 생각이 많았네요(웃음). 뮤지컬이 많이 대중화 됐기 때문에 뮤지컬 입문서도 내고 싶었고요. 해보니까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점점 노하우도 생기고 그래요. 우선은 이번에 책 낸 것을 많은 엄마아빠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셔요. 이번에 책까지 내셨고요.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세요?

 

김: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도전이 두려웠어요. 도전을 하더라도 제가 생각하는 틀이 있었는데 남편 만나고 많이 깨진 것 같아요. 예능도 전혀 관심이 없었거든요. ‘위대한 탄생’도 아이 낳고 백일도 안됐을 때였어요. 육아 걱정이 앞섰는데 남편이 정말 용기를 많이 줬어요. ‘오마이베이비’도 사실 망설였어요. 저는 SNS에 아이 사진도 안 올렸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백년손님’이라는 걸 하면서 장인장모와 짧은 기간에 추억을 정말 많이 만들었다는 거예요. 방송을 통해 아이가 가장 예쁠 때 좋은 추억을 남기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으니 정말 그렇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예쁜 영상들이 많이 나와서 못 그만두겠어요. 6개월만 하자 해놓고 벌써 일 년이 다 돼가요(웃음). 실제로 현장에 제가 있었는데도 못 봤던 것들을 PD님이 편집해서 보여주시니까 신기해요. 한 마디도 못할 때 시작했는데 지금은 말도 많이 늘었고요. 게다가 주안이를 정말 많이 예뻐해 주시니까요.


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살피자면 다음엔 책을 시리즈로 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리면 좋지 않을까 해요(웃음). 

 

김: 정말 엄마아빠로서 필요해서 만든 책이에요. 책을 받아보신 분들은 그걸 느껴주실 것 같아요. 출판사와 저희가 한 마음으로 했거든요. 출판사에 정말 감사해요. 서로 좋은 책 만들어 보자 하는 생각으로 했기 때문에 참 좋았어요.


손준호 씨가 육아 참여를 비교적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빠 육아의 장점이 있다면요?

 

김: 남편 다섯 살 때 저희 시어머니께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그랬대요(웃음). 그게 정말 좋더라고요. 일도 일이지만 일단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잖아요. 그런 점이 참 좋아요. 저희가 연상연하 부부다 보니까 이 사람이 나이가 많을 때 결혼한 게 아니에요. 젊은 아빠잖아요. 그래서 에너지가 넘친다고 할까요(웃음). 그런 면들이 엄마 입장에서 정말 감사하고 좋죠. 제 친구들이 방송 보고 부럽다고 전화가 많이 와요(웃음). 오히려 힘든 건 아빠가 너무 열정적으로 노니까 아이가 저한테도 막 밟고 이래서(웃음) 사실 그게 좀 힘들어요.

 

손: 저는 같이 차면서 놀고 그러거든요. 아이는 엄마가 공연 다녀오거나 그러면 반가우니까 아빠랑 놀듯이 표현을 해요. 근데 엄마는 그게 힘든 거죠. 저는 항상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는 스물넷에 결혼해서 빨리 아이를 낳고 나이 차이 최대한 나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그 계획은 실패를 했지만요(웃음).

마음이 잘 통했으면 좋겠어요

 

CD를 들어보니, MR로만 실린 부분도 있어서 그 대목에서는 따라 부를 수도 있게 했어요.


김: 일부러 그것도 넣어달라고 했어요. 노래에 익숙해져서 엄마아빠가 직접 불러주면 좋겠어서요. 아이들도 따라 불러도 되고요. 책이 생각한대로 잘 나와서 좋지만 막상 부끄럽기도 해요. 자기가 노래한 거 들으면 약간 부끄러운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손: 이건 더 하죠. 아이들 높이에 맞춰서 자신을 내려놓고 녹음했으니까요(웃음). 어른들이 들으면 웃길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도 직접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신다면 저희와 똑같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부끄러운 건 사실이에요. 저희 마음이 잘 통했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어떤 면이 자녀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저는 약간 조급해요. 빨리 해야 되고, 어느 정도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최대한 짧은 순간에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욕심도 있어요. 또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면이 있어요. 좀 앞서간다고 해야 할까요? 일을 할 때도, 무대 올라갈 때 무척 긴장하고 떨고 하는데요. 손준호 씨가 엄청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그것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죠. 결혼해서 짧게 살았지만 저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아빠의 긍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이 아이에게 엄청난 좋은 영향일 것 같아요. 부모로 봤을 때는 그래서 참 찰떡궁합인 것 같아요. 둘이 무척 다르니까요. 훈육할 때 저는 받아주는 스타일인데 아빠는 무섭게 하는 식이고요. 적절히 잘 조화를 시켜야겠죠(웃음).

 

손: 아내는 무척 열정적인 엄마예요.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미래다, 하는 얘기 많이 듣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참 편하고 믿음이 가요. 아내가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려고 노력하고 몸이 힘들더라도 애를 많이 써요. 저는 몸이 힘들면 ‘괜찮아’ 이런 스타일인데 아내는 그렇더라도 아이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도전해보게 하고, 경험하게 하고, 아이 손에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하고, 그런 스타일이에요. 그런 부분이 저도 편하고 아이에게도 좋은 것 같아요. 결혼하기 전에는 몰랐어요. 엄마로서의 모습이 예측이 안 되더라고요. 남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웃음), 아이에 대한 사랑은 백점 만점에 백점 줄 수 있는 엄마예요. 모유수유부터 시작해서 아이 음식 만들어주고 하는 것들 모두 좋은 것을 주려고 많이 노력하고요. 아이에게 주는 사랑도 많아요. 주안이가 엄마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아요.

 

저희는 도와주시는 분이 없어요. TV에서 보시고 ‘저거 다 아줌마가 해주는 거야’ 하시는데 전혀 아니에요. 그것이 아내에게 미안할 때도 있긴 하지만 추구하는 게 다른 거니까요. 저희는 다른 사람 손이 아닌 우리 손으로 직접 키우기를 원했어요.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피곤하거나 일이 있거나 여가를 보내고 싶을 때 아무래도 아이보다는 내 여가를 찾게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이런 뜻을 아내가 잘 따라주는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워요. 요즘 조금 불평불만이 많아지기는 하는데(웃음), 지나가면 또 좋은 추억으로 남을 테고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손준호 씨는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이 확실히 있으시네요.

 

손: 저는 제 목표가 최고의 뮤지컬 배우, 노래 제일 잘하는 배우, 이런 게 전혀 아니에요. 바보스러울 정도로 욕심도 없어요. 저는 오로지 목표가 행복한 가정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책도, 내 아이에게 주는 거니까 얼마나 고민을 했겠어요. 이 마음을 같이 다른 부모들과 함께 나누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싶어요.

 

아이에게 어떤 부모이길 바라세요?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도 하시고, 이 책의 수익금 일부도 기부한다고 하던데 이런 사회활동도 부모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김: 저는 저희 부모님께서 일을 하시는 걸 보고 자랐는데 그게 굉장히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잘해주시고 사랑을 주시는 것도 물론이지만 일을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서, ‘아,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거든요. 저희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따라하는 게 부엌놀이거든요.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걸 많이 보기 때문에 그것부터 시작을 하는 거예요. 그만큼 엄마아빠가 하는 행동이 중요한 거잖아요. 최대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요. 그래서 집에서도 말이나 행동도 조심스럽더라고요. 다들 그러시겠죠(웃음).

 

손: 나중에 주안이가 자식 낳고 이 책을 보면 저희에게 고마워하겠죠. 부모님이 나에게 이런 것도 만들어줬구나 생각하면서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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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세계명작손준호,김소현 편/김민하 그림 | amstory
‘뮤지컬 배우 손준호 & 김소현의 『모차르트와 세계명작』’은 뮤지컬 배우 손준호, 김소현 부부의 첫 번째 책으로, 다섯 편의 세계명작동화를 클래식과 함께 엮어냈습니다. 책과 함께 수록된 오디오 CD에는 뮤지컬 배우 손준호, 김소현 부부의 실감나는 구연동화와 이에 맞게 편곡된 모차르트의 음악, 그리고 클래식 창작동요 2곡이 담겨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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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모차르트와 세계명작

<손준호>,<김소현> 편/<김민하> 그림14,400원(10% + 5%)

‘뮤지컬 배우 손준호 & 김소현의 『모차르트와 세계명작』’은 뮤지컬 배우 손준호, 김소현 부부의 첫 번째 책으로, 다섯 편의 세계명작동화를 클래식과 함께 엮어냈습니다. 책과 함께 수록된 오디오 CD에는 뮤지컬 배우 손준호, 김소현 부부의 실감나는 구연동화와 이에 맞게 편곡된 모차르트의 음악, 그리고 클래식 창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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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나의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좋을 단 하나, 사랑

임경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주인공의 일기를 홈쳐보듯 읽는 내내 휘몰아치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그 마음을 멈추지 못하는, 누구나 겪었을 뜨거운 시간을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표현해낸 소설.

매혹적인 서울 근현대 건축물

10년째 전국의 건축물을 답사해온 김예슬 저자가 서울의 집, 학교, 병원, 박물관을 걸으며 도시가 겪은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도시의 풍경이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당신의 시선을 세상으로 향하게 해줄 것이다.

2024 비룡소 문학상 대상

비룡소 문학상이 4년 만의 대상 수상작과 함께 돌아왔다. 새 학교에 새 반, 새 친구들까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처음’을 맞이하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섬세한 시선이 눈부신 작품. 다가오는 봄, 여전히 교실이 낯설고 어색한 친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전한다.

마음까지 씻고 가는 개욕탕으로 오시개!

『마음버스』 『사자마트』 로 함께 사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김유X소복이 작가의 신작 그림책. 사람들이 곤히 잠든 밤, 힘들고 지친 개들의 휴식처 개욕탕이 문을 엽니다! 속상한 일, 화난 일,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음까지 깨끗히 씻어 내는 개욕탕으로 오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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