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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150분의 추리극 – 뮤지컬 <셜록홈즈>

국내 최초 시리즈 뮤지컬 시즌 3로 돌아온 천재 괴짜 탐정 셜록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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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는 두 장르의 연결이 매우 짜임새 있고 스토리 역시 탄탄하다.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은 셜록홈즈와 함께 로맨스 안에 담긴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쳐 나가면서 극에 집중하게 된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셜록홈즈.jpg

 

추리와 로맨스의 결합

 

 무대 위에 한 남자가 서 있다. 그는 우울하고 슬픈 표정을 한 채 노래를 시작한다. 노래가 끝나고 남자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려는 순간, 아름다운 여자가 등장한다. 두 남녀는 연인 같아 보이진 않지만 무언가 애절한 느낌을 풍긴다. 일상적인 언어로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어딘가 묘한 느낌이 든다. 이때부터 관객들은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 둘의 관계가 이 뮤지컬의 핵심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걸 예감하게 된다. 여자가 짧은 크리스마스 인사를 건네고 사라지자 남자는 사라진 여자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응시한다. 다시 머리에 총을 겨누고 남자가 두 눈을 감는 순간, 밖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린다. 놀란 남자는 무대 뒤로 뛰어나가고, 긴장한 채 그 장면을 지켜보던 관객들의 눈동자 역시 뛰어나간 남자를 쫓는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이렇듯 시작부터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며 화려한 막을 올린다. 극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명문가 집안 앤더슨 가에서 세 명의 의뢰인이 셜록홈즈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홈즈를 찾아온 세 명의 의뢰인은 앤더슨가의 상속자 아담과 그의 쌍둥이 동생 에릭, 그리고 그들의 숙부 포비이다. 세 사람의 의뢰는 모두 한 가지, 크리스마스 이브날 사라진 아담의 약혼녀 루시를 찾아달라는 것! 세 명의 의뢰인이 한 명의 여자를 찾는 이 흥미로운 사건은 홈즈의 구미를 당기고, 그는 뛰어난 추리력으로 '완벽해 보이는 진실 뒤에 숨은 완벽한 거짓'을 찾아간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세 남녀, 아담과 루시, 그리고 에릭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는  자칫 그저 그런 삼각관계가 될 요소가 다분하지만, 여기에 추리라는 신선한 장르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흥미롭게 흘러간다. 추리극과 로맨스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평판답게 <셜록홈즈>는 두 장르의 연결이 매우 짜임새 있고 스토리 역시 탄탄하다.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은 셜록홈즈와 함께 로맨스 안에 담긴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쳐 나가면서 극에 집중하게 된다. 


다시 돌아온 명탐정

 

뮤지컬 <셜록홈즈>는 2011년 초연된 뮤지컬로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두루 받으며 시상식을 휩쓸었다. 보다 탄탄해진 스토리로 무장한 채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은, 이전보다 더 완벽한 추리게임을 선보인다. 시즌 1,2에서 셜록홈즈를 연기한 송용진, 김도현을 비롯해 위키드의 헤로인 박혜나, 테이, 이충주, 이주광 등 실력파 뮤지컬 스타들이 총 출동해 3년 만의 귀환에 힘을 실어준다.

 

셜록홈즈역의 송용진은 예민하고 까칠한 천재 괴짜 명탐정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흥미로운 사건이 들어오지 않자 예민함이 폭발한 지경에 다다른 괴짜 같은 모습부터,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 고민하는 진지한 모습까지 전부 소화해낸다. 과연 그가 밝혀내려고 했던 진실이 진정 ‘가치 있는 진실’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셜록의 모습은 극 후반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송용진은 그러한 ‘인간적인’ 셜록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표현해낸다. 안정적이고 폭발적인 가창력 또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뮤지컬 <셜록홈즈>가 원작과 다른 점은 왓슨박사를 제인왓슨이라는 여자로 각색했다는 점이다. 왓슨을 여자로 등장시킴으로써 셜록과 왓슨의 관계는 원작보다 유연하고 매끄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물론 파트너로서의 호흡도 완벽하지만 때로는 앙숙 같은 둘의 티격태격거림은 극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왓슨은 셜록의 조력자 뿐 아니라 극의 해설을 맡아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제인 왓슨역의 박혜나는 맑고 시원한 목소리로 무리 없이 모든 곡을 자기만의 것으로 소화해낸다. 그녀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화려한 무대장치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을 빽빽하게 채워나간다. 추리극의 특징답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이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 역시 긴 시간을 아깝게 하지 않을 만큼 짜릿하다. 이토록 매력적인 천재 괴짜 탐정을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뮤지컬 <셜록홈즈>는 내년 2월 8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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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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