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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복 “결혼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 저자 황재복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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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황과 불확실한 미래, 기타 등등의 이유로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 저자 황재복 디자이너는 그럼에도 결혼은 두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 의 저자 황재복 디자이너는 대한민국 최고의 웨딩 드레스 디자이너다. 배우 한가인 외에도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 부부의 웨딩드레스 등 수많은 유명 인사가 그녀에게 웨딩드레스를 의뢰했다. 황재복이 만든 드레스에 많은 사람이 끌린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누구보다 결혼, 결혼식이 지니는 의미를 잘 꿰뚫어 봐서가 아닐까.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는 드레스 디자이너로 25년, 결혼 생활 30년을 맞아 쓴 책이다. 그 동안 직접 결혼생활을 하며, 수많은 예비 신부ㆍ신랑을 만나며 느낀 바를 책에 수록했다. 결혼을 준비하며 마주칠 어려움과 결혼한 뒤 달라지는 생활, 그리고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 고르는 법 등 유용한 팁이 가득하다. 그녀가 상담한 연예인 부부 사례는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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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인데요. 제목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제가 올해 드레스 디자이너로 25년, 결혼 생활 30년을 맞는 해입니다. 30년 동안 저의 결혼생활을 해오며 또 25년 동안 결혼하는 커플들을 만나오며 옷을 만드는 일과 결혼생활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전체적인 옷의 모양을 구상하여 그에 맞는 원단을 고르고 마름질하고 바느질하듯 자신이 꿈꾸는 결혼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원단 고르듯 신중하게 배우자를 선택하고 열정과 정성으로 마름질하고 바느질하듯 결혼 생활을 만들어 가는 거 하고 같다는 거지요.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결혼을 옷을 디자인하며 완성시켜나가듯 스스로 원하는 방향의 행복을 만들라는 의미입니다.

 

이 책은 여성 결혼 설명서 같습니다. 결혼 전과 후에 맞닥뜨릴 다양한 일을 다뤘는데요. 이런 책을 써야겠다고 계획한 계기가 혹시 있었나요.


저의 딸 세희가 결혼을 생각해야 할 27살이에요. 다양한 결혼의 케이스를 보아오고 느껴왔던 엄마로서 의미 있는 결혼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물론 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칠 수 있는데요.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데 단 하나의 정답은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결혼으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일들을 당면하게 될 때, 딸에게 내가 살면서 보니까 이런 방법도 있더라고 말해주는 일종의 조언을 적은 책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세상의 모든 딸들이 아쉽고 힘들 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은 바로 엄마일 텐데 딸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 저의 마음이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과 같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내 딸 세희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앞으로 만날 누군가의 딸들을 위한 그런 책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는 아무래도 상류층 예비부부가 상담을 많이 해 오는 듯한데요. 이 책을 보면서, 상류층이라고 해도 결혼하면서 맞닥뜨리는 일은 다른 계층과 그렇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어떤가요?


책을 쓰기 전 가장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상위 1프로라고 불리는 고객들을 주로 만났고, 그것이 일반적인 얘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분명한 건 제 책의 내용이 그들의 결혼을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것을 통해서 제가 느끼고 깨닫게 된 것, 그리고 나름대로 공부하고 고민해서 얻은 결혼에 대한 근본적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케이스나 상황은 다를 수 있으나 그 경험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나 관계에서 오는 문제점들은 비슷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수없이 고민하고 다듬었어요. 제가 25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지켜봤지만 결론은 우리 모두는 행복하고 싶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30년 전 선생님께서 결혼했을 때와 지금 결혼 분위기가 같은 듯 다른 것 같습니다. 같은 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결혼했던 30년 전에는 결혼 후 직업을 갖은 여성들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일도 해야 되고 가정도 이루어야 하니 부부의 역할개념도 많이 변했고 서로 이 상황을 이해해야 원만하게 가정을 이끌어갈 수 있죠. 가족구성원의 생각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혼율도 30년 전과 비교하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어요. 그러나 같은 점은 우리가 결혼을 하는 이유는 안정과 행복을 얻기 위해 한다는 인간의 본능은 그 시대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이죠. 이 책은 우리에게 변함없는 개념인 결혼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조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삼포세대라는 말이 있는데요. 결혼과 아이를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안타깝게 느끼셨을 듯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삼포세대라는 말은 불안정한 일자리로 인한 취업난, 치솟는 부동산 값, 생활비 등이 너무 부담이 돼서 연애하는 것, 결혼 하는 것, 그리고 아이를 낳는 것마저 포기 하고 살겠다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들이 기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신혼생활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과 남들 시키는 교육은 내 자녀에게는 다 시켜야 할 것 같다는 욕심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어렵게 두 사람이 노력하여 잘 이루어온 부부들을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이런 부부들은 훨씬 돈독한 동지애를 갖게 되는 것도 지켜봤습니다. 사랑을 한다면 두 사람이 경제적인 부분을 잘 조율해서 가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혼자보다는 역시 둘이 더 큰 행복을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자기의 기준과 주관을 주변의 흔들림 없이 세우기를 충고합니다.

 

책 속에서 다루시기도 했지만, 여러 연예인 커플을 상담해 주셨잖아요. 연예인들은 업무 특성상 자기만의 개성이 강할 듯한데, 맞춰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듯합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례를 꼽아 주신다면

 

오히려 연예인들의 웨딩드레스 컨셉을 잡아주는 것은 의외로 일반인보다도 더 쉽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분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그 점을 강조해 주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자기 색깔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이 연예인뿐 아니라 그래서 일반 신부들까지도 드레스 고르기의 첫 번째 고려할 점입니다. 기억에 남는 연예인 커플은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했던 건 신해철 씨와 윤원희 씨 커플입니다. 윤원희 씨의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드릴 때 저 역시 신랑이 누구였는지 몰랐었어요. 신랑신부 두 사람의 조화를 강조하는 디자이너로서 나중에 알고는 당황했죠. 그러나 공인들의 사생활 보호는 역시 존중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반대하는 결혼도 언급하셨는데요. 만약 따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나요. 선생님께서 원하는 사위상이 있다면.


아마 저희 딸에게는 반대하는 결혼이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저는 제 딸의 판단을 믿기 때문에 딸이 선택하는 배우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의 스타일을 저보다 더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고, 자기 삶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배우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부모관계가 되어 살면서 채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제 딸 세희의 판단과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지켜봐주며 도와주겠습니다. 제 남편이 아니라, 제 딸의 남편이니 저의 기준보다는 딸의 기준이 더 우선이 되어야겠죠. 솔직히 속상해도 기다려보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사위상은 간단해요. 딱 제 남편 같은 신랑감만 데려왔으면 좋겠어요. 대단한 분이라서가 아니라, 솔직히 익숙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좋은 배우자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그럴 수 있는 그런 배우자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삶을 충실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학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이후에도 의상디자인, 동양철학, 예술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셨는데요. 이렇게 끊임없이 공부하신 데에는 뚜렷한 주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언뜻 들으면 계속 다른 전공을 바꿔 공부한 거 같아 특이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세요. 영문학, 의상 디자인 그리고 철학, 사실 제가 삶을 살아오면서 그 시간시간 필요성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연결된 과정이에요. 영문학과 전공 공부가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는 책을 쓰는 데 바탕이 되었고,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해 시작했던 패션디자인 공부가 오늘날 디자이너가 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심플하면서 우아한 ‘황재복 스타일’을 만들어낸 제게 분명한 철학이 있을 것인데, 그것을 좀 더 철학적 바탕의 논리로 연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예술철학을 공부했고요. 늘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저를 신나게 합니다. 생활도 재미있어지지요. 항상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 저를 흥분 시키거든요.


선생님의 디자인에는 인문학적 통찰이 배어 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스타일이라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전 제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심플한 스타일의 옷을 25년간 만들어왔고 흔들림 없이 제 스타일을 그 시간 동안 유지해왔습니다. 옷의 선택에서 시작했지만 제 고객들 역시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한가인 씨 역시 결혼식 날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 주기를 원해서 제 드레스를 선택했다는 것처럼, 제 고객들 대부분이 옷을 고르는 성향이 앞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것을 전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어요. 자기 주관들이 명확히 있는 것이죠. 결혼식이라는 화려한 무대 때문에 더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심에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들에서도 그들은 그들 스타일을 고수하더라고요. 제 고객들의 삶에 대한 통찰이  곧 제 옷의 철학입니다.


선생님께서 감명 깊게 읽은 책을 3권 정도 꼽아 주신다면? 이유도 간단히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몇 달 전 이근후 박사님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책을 읽을 때가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의 집필 마지막 단계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책을 독자들이 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었어요. 처음 출간하는 책이다 보니 솔직히 독자들에게 편히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이 어떤지 좀 혼돈스러웠는데 내게 자신감을 준 책이었어요. 내용이 진솔하고 많은 이에게 좋은 에너지를 나누어줄 수 있는 자기계발서는 글쓴이의 내공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한 질문들에 현명한 답변을 주는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 역시 나의 생각과 많은 부분의 공감대가 있어 인상 깊게 읽었던 책입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몇 번을 읽어도 늘 위로가 된다는 면에서 내 책도 독자들에게 힘들고 고단 할 때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줄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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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황재복 저 | 라이스메이커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가 선택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황재복 저자는 그녀의 이름 앞에 자리한 수식어처럼 성공한 여성의 표본이다. 누구보다 바쁜 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에서도 충실했다. 사랑받는 며느리로, 본받고 싶은 어머니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로서의 삶도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여성이라면, 저자가 일하면서 만나게 된 세상의 많은 신부들과 자신의 결혼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현실화시키는 비법이 담긴 이 책을 꼭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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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

<황재복> 저12,600원(10% + 5%)

결혼의 문턱에 서 있는,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한 가슴 따뜻한 조언 이 책은 딸을 가진 엄마로서, 25년간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온 패션 디자이너로서, 30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여전히 잘 해내고 있는 인생 선배로서 저자가 들려주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중대한 인생의 관문에서 두려워하고, 고민하는 후배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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