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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음악극 <두결한장>의 탄생, 여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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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으로 새롭게 태어난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프레스콜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게이 남편과 레즈비언 아내의 위장결혼이라는 중심 소재는 원작 영화와 동일하나, 등장인물과 결말에 변화를 주면서 작품은 뻔한 길을 편하게 가길 거부했다.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하 두결한장)이 동명의 음악극으로 재탄생했다. 9월 27일부터 대학로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이번 작품은 지난 2일 프레스콜을 갖고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시간 남짓 짧게 선보인 무대였지만 웃음과 눈물이 진하게 어우러진 이야기는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원작의 연출에 이어 음악극 <두결한장>의 총감독을 맡은 김조광수 감독은 “처음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이 작품이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소개되기를 바랐다”고 밝히며 “이렇게 공연으로 다시 제작되어 여한이 없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그는 “영화도 음악과 춤이 많이 포함된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연출력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그렇기에 음악극 <두결한장>의 탄생이 “한 사람의 관객 입장에서 굉장히 좋았다”고 반색을 표했다. 


두결한장-민수티나효진서영1.jpg


이와 관련하여 김태형 연출가는 “작품 안에서 민수와 티나가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이나 게이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과정을 음악으로 풀어가고자 했다”고 밝혔다. 영화 <두결한장>을 보면서 게이와 레즈비언의 사랑이야기가 이성애자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다가왔다는 그는 “사랑이란 무엇이고 사랑의 본질이란 어떤 것인가, 연인 가족 친구 사이의 사랑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공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극중 민수의 캐릭터가 자신을 숨기고 비겁하게 살다가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통해서 정체성을 드러내는 과정을 보면서 “가면을 벗고 솔직하게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체험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밝혔다. 


김태형 연출가와 함께 영화 <두결한장>을 음악극으로 탈바꿈시킨 이는 추민주 극작가. 뮤지컬 <빨래>와 연극 <나쁜자석>을 연출하기도 했던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각색을 맡았다. 영화와는 또 다른 극장 언어로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나가면서도 “흥겹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원작의 방식은 그대로 가져오고자 노력했다고. 추민주 작가는 음악극 <두결한장> 안에서 “진짜로 산다는 건 어떤 걸까, 사랑은 어떤 걸까, 이런 이야기들을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강정우, 내 안의 여성성을 끌어냈다 


종합병원 내과의사이자 부모님께 효도하는 착한 아들이지만 게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는 민수, 산부인과 의사로 좋은 엄마가 되기를 꿈꾸지만 여자를 사랑하는 효진, 두 사람의 위장결혼이라는 이야기의 뼈대는 원작과 동일하다. 그러나 음악극 <두결한장>은 영화와는 다른 결말과 무대 공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상징들-예컨대 음악이나 조명, 공간의 구성을 활용하며 또 다른 맛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캐릭터의 변화 역시 눈여겨 볼 요소다. 영화에서 민수와 커플을 이루었던 ‘석’의 역할이 사라지고, 그가 가지고 있던 캐릭터는 티나와 서영에게 더해졌다. 


민수 역에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김종욱 찾기> 연극 <나쁜자석> 의 배우 정동화와 함께 연극 <모범생들> <유도소년> 드라마 <쓰리데이즈> 의 박성훈이 더블캐스팅됐다. 현재 뮤지컬 <쓰릴 미> 를 함께 공연 중인 정동화는 “<쓰릴 미>에서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강한 역할을 맡았는데, 그 부분이 <두결한장>과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고 말하며 민수의 캐릭터에 대해서 “까칠하게 보이지만 유약하면서 비겁한 면도 있다. 티나를 만나면서 그 껍질을 깨고 자신의 진실을 드러내는 인물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배우 박성훈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민수 안에 숨어 있는 모습들을 끄집어내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민수의 상대역 티나를 맡은 배우는 연극 <유도소년>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의 오의식, 그리고 뮤지컬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의 강정우다. 티나는 낮에는 채소가게 사장으로 밤에는 게이밴드 G-Boys의 보컬로 살아가면서 늘 즐거운 에너지를 내뿜는 인물이지만, 민수 앞에서만은 한없이 수줍은 모습이다. 지금까지 남성적이고 선 굵은 인물을 연기해 온 배우 강정우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는 않았지만 안으로는 많은 여성성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조금 더 편하게 보여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 한 편으로는 편했다”고 이야기했다. 오히려 어려웠던 부분은 자신과는 달리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티나의 성격이었다고. 그래서 그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티나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민수와 위장결혼을 하는 효진 역할에는 배우 차수연과 손지윤이, 그녀와 6년째 연애 중인 서영 역에는 배우 리안나가 캐스팅됐다. 네 명의 주인공 외에도 1인 3역까지 소화해내는 조연들-김효숙, 이갑선, 김대종, 이이림, 우상욱, 구도균, 이정수도 빼놓을 수 없다. 관객들을 웃겼다 울렸다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이들의 감초 연기는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음악극 <두결한장>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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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김조광수 감독은 많은 이들이 음악극 <두결한장>을 보고 한국의 동성애자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동성애자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고 행복하게 잘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단지 이성애자 중심의 사회에서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한국에서 게이로 살아가는 일이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내가 커밍아웃을 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작년에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그는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더라. 이상한 눈으로 힐끔거리거나 손가락질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었다”며 직접 체감한 변화를 들려주었다. 그러한 현상을 이끌어내는 중심에 문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영화나 공연을 보면서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다름을) 접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콘텐츠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 정체성뿐만 아니라 인종에 있어서도 그렇고,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의 바람대로 음악극 <두결한장> 안에서 관객들은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김태형 연출가가 이야기한 대로, 그들의 사랑 역시 이성애자들의 사랑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랑하지만 아프고, 아프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연인들의 이야기는 그들 안에서도 발견된다. 다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해야 하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며, 그 사랑을 인정받기 위해 가족들에게 상처를 안겨야 한다는 슬픈 숙명이 더 얹혀 있을 뿐이다. 그 앞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이란 어떤 것일까. 음악극 <두결한장>이 시종일관 잃지 않는 밝은 분위기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비겁하거나 비굴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이야기’ 그 결말은 11월 30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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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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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극 [두결한장]
    • 부제: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 장르: 연극
    • 장소: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 등급: 만13세이상 (중학생 이상 관람가)
    공연정보 관람후기 한줄 기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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