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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변호사 조들호』 해츨링 “이종격투기 할 시간도 없어”

법정 이야기 다룬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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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법정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법정이라고 한다면, 왠지 고루할 것 같지만 그가 그리는 이야기는 경쾌하면서도 통쾌하다. 바로 '조들호'라는 인물이 가진 힘 덕분이다. 다소 엉성해 보이면서도 정의와 싸우려고 하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독자가 작품에 빠졌다.

네이버 인기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책으로 나왔다. 이 작품은 법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주인공인 조들호는 능력있는 검사로, 대형 로펌 대표의 사위로 앞날이 밝았다. 그랬던 그가 검찰 내부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조직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동네 변호사로 살아가게 된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이슈를 법적으로 다룬다. 갑의 횡포, 흉악범의 사형, 내부 고발자 보호, 청소년 보호법 등등. 짧은 에피소드가 이어지고, 그 에피소드를 묶는 큰 사건이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들호의 과거가 밝혀지는데, 대형 로펌과의 대결은 현재 진행형이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을 듯하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데뷔작이다. 해츨링이라는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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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인기를 끌고, 책으로까지 나왔는데요. 모니터로 보는 느낌과 책으로 나왔을 때 느낌이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모니터로 나오는 것과 책으로 출판된 것은 아무래도 편집의 느낌과 독자들이 볼 때의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웹툰은 스크롤로 천천히 내려서 보는 형식이고 한 컷 한 컷이 순서대로 나오는 것인데, 출판은 한 페이지에 작가가 의도한 컷들이 배치되기 때문이죠. 사실 우선적으로 웹에서 독자들을 먼저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웹툰형식을 먼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보통 웹툰이 책으로 나올 때, 원작에 더한 뭔가가 있잖아요. 이 책이 단행본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추가로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기존의 웹툰이 출판으로 나올 때 마다 제가 독자로서 불만스러웠던 점이 무엇이었냐 하면 기존의 스크롤 형식, 마우스로 긁어서 내리는 형식 그대로 출판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로서 출판된 책을 구입했다는 특별한 차별점이 없었던 게 불만이어서 제가 출판을 하게 된다면 새로이 단행본에 맞는 편집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우리가 흔히 '만화'라고 알고 있는 단행본에서도 편리하게 볼 수 있는 형식으로 새롭게 편집을 했습니다.


‘해츨링’이라는 필명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제 본명은 '김양수'인데 동명의 작가님이 이미 네이버에 연재 중이셨어요. 네이버 편집부와 조율하던 중 저도 겹치는 게 싫어서 해츨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해츨링'은 제가 아마추어 만화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부터 계속 활동하던 이름인데, 새끼 드래곤, 아직 다 성장하지 못한 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양판타지 소설에서 나오는 존재입니다.


처음 작품인데, 소재를 굉장히 어렵게 잡았습니다. 법조계는 일반인이 다가가기 쉬운 곳은 아니잖아요. 작품 소재로 법조계를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건 몇몇 인터뷰에서도 밝힌 건데요, 순전히 먹고 살려고 법정물을 선택했습니다. 웹툰 역시 수요가 많은 판타지나 개그, 학원물, 액션물등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저 같은 신인이 무엇으로 뚫을까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와중에 아무도 하지 않은 걸 하자라는 생각을 했고요, 당시 한국만화에서 이제껏 아무도 해보지 않았던 메디컬물과 법정물 두 가지를 놓고 선택을 하다가 그나마 취재가 쉬울 것 같은 법정물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판은 대부분이 공개재판이어서 취재가 쉬울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어느 시사지에 실린 변호사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거다, 하고 무릎을 쳤고, 그때부터 조들호가 만들어졌습니다.


작품을 위해서 실제로 법정에 간다든지, 변호사를 만난다든지 취재를 꼼꼼이 한 걸로 알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막연하게 알았던 법조계 문화를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을 듯한데요.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꼽는다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하나 간단하게 돌아가는 법이 없고, 어느 분야도 허술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본인이 만약 변호사가 되었다면 어떤 분야에서 활약하는, 어떤 성격의 변호사가 되었을까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못 해봤는데요. 만약 정말 제가 변호사가 된다면 특정 분야의 법적인 다툼을 다루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부띠크 변호사라고 하는데요, 부동산이나 금융, 지적 재산권 같은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법 쪽 전문성도 필요하고, 에피소드 하나를 그릴 때마다 진이 다 빠질 것 같은데요. 연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제 자신이 너무 준비가 안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여전히 생각이 깊지 않고, 뭔가 크게 생각하지 못하고, 게으르고 뭐 그런 거요. 


반대로, ‘아 이 작품으로 연재를 해서 다행이다’, 이렇게 느꼈던 행복한 순간을 꼽아 주세요.

우선 부모님이 좋아하시고요, 좋은 동료를 만나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전에 만화준비 한다고 할 때는 부모님이 걱정하셨고, 저 역시 조들호를 준비하기 전에 '이게 안 되면 사과농사 지으러 귀농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농사짓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제가 원하는 일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동료만화가들, 제가 아마추어 때는 그저 바라만 보던 작가님들이 제 동료가 되어 함께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 제가 취재형 만화를 그리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 시민단체, 변호사, 최근엔 동물보호 단체의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만남이 저에게 세상이 넓다는 것을 다시 알려주는 일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서는 휴식도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주로 어떻게 긴장을 푸나요.

잠을 잡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납니다. 전엔 취미로 이종격투기를 했는데 이젠 시간이 없어서 그것도 못 하고 있습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몇 년 정도 연재를 예정하고 있나요? 연재가 길어지면 다른 소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들 법합니다. 혹시 구상 중인 작품이 있다면?

지금은 일단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아서 다 못 적겠네요. 하지만 확실한 건 여태껏 독자들이 보지 못한 만화를 하자는 게 제 작가로서 목표이기 때문에 신선한 만화,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만화를 그리고자 합니다.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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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변호사 조들호해츨링 글,그림 | 사람in
비참한 삶 속에서 만난 다양한 인연들과의 사건들을 계기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일어서는 조들호. 법을 지켜나가는 또 다른 모습인 변호사로서 그의 인생 2막이 펼쳐진다. 변두리 소도시에 어색하게 자리잡은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사무실. 우리는 조들호를 통해서 법이 지켜주는 편안함을 알게 되고, 그의 눈을 통해서 이 세상을 유지하는 법의 실체를 보게 된다. 너무나 인간적인 그와 함께 하는 파란만장한 법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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