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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글쓰기 비행학교』김무영 저자와의 만남 나다운 글쓰기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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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 『글쓰기 비행학교』의 출간을 기념하여 독자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열렸다. 싱어송라이터 유승아의 공연으로 시작으로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가 글쓰기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은 무엇일까?

『글쓰기 비행학교』의 저자 김무영은 한 마디로 글쓰기 전도사이다. 각자 살고 있는 삶을 글로 남길 때 비로소 자신만이 간직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는 삶이 글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다양한 이들에게 ‘글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실제 그는 오래 전부터 ‘용감한 작가들’, ‘삶의 기술로서 글쓰기’라는 이름의 모임을 통해 글 쓰는 이들과 함께 에너지를 나누는 중이다. 작년 가을 그의 첫 번째 책 『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를 출간한 이후,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최근 『글쓰기 비행학교』를 펴냈다. 저자는 강연회에서 “글쓰기를 깨닫는 순간, 비로소 당신도 작가가 된다”고 강조하며 글쓰기가 편안해지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작가만남-글쓰기

 

글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저자 김무영은 본격적인 전업 작가가 되기 전까지 오랜 시간 대필 작가로 활동해왔다. 일곱 살 때 『곰돌이 푸우의 우주대모험』을 쓴 이후 글 쓰는 즐거움을 누리며 꾸준히 썼지만, 글로 생활이 가능하기 까지는 긴 시간을 버텨야만 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글을 쓰면서 살고 싶었다. 내가 쓴 글로 세금을 내고 아이들을 입히고 키우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글 써서 먹고 사는 일은 참 뜻대로 되지 않고 어려웠다. 계속해서 고난을 겪는 와중에 내 글에 대해서 중요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잘 쓸까만 고민했지, 무엇을 쓸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던 점이다. 글은 삶 속에서 나온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에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글쓰기는 요령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삶의 문제다. 글을 잘 쓰려면 글을 잘 쓸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요령이 아니라 삶을 고민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글쓰기의 요령만을 취할 뿐, 글쓰기의 정신은 좀처럼 탐구하려 들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인간관계의 본질은 그대로 내버려 둔 채 그저 서로의 육체만을 탐하는, 아주 단순하고 감각적인 지금의 세태를 닮았다. ( 『글쓰기 비행학교』14쪽)

 

김무영 저자는 글 보다 삶이 먼저라는 중요한 사실을 뼛속깊이 느낀 이후 자신의 개성에 대해서 탐구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진정 나다운 것인지 알기 시작하면 글쓰기가 수월진다고 강조했다.

 

보다 더 나다워지는 것, 나답게 말하고, 나답게 글 쓰는 것, 나는 이런 것들이 진짜로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삶이 나답게 바뀔 때, 글도 나답게 바뀐다. 좋은 글이란 다름 아닌 나다운 글이다. ( 『글쓰기 비행학교』17쪽)

 
“세상에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하나밖에 없는 자기 자신이다. 그 속에 정신이 들어있다. 글쓰기 역시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심히 주의를 기울여야할 자기만의 감각이 있다. 여기서 나답게 글을 쓰기 시작하면 가장 효과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자기다운 글쓰기를 계발시켜 나가야 한다. 글쓰기는 다음의 다섯 가지의 동사로 설명할 수 있다. ‘삶이다, 보여준다, 깨닫는다, 만난다, 선물 한다’ 이 말들을 들여다보면 관계성을 지니고 있다. 글쓰기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만나게 해준다. 진부한 비유지만 글쓰기는 어쩌면 연애와 흡사하다. 커플이 만나면 함께 같이 할 수 있는걸 찾게 되듯이 글쓰기를 하면 무언가 만나게 된다.”

 

저자 김무영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글쓰기 간단실습’ 리스트를 추천했다. 일상에서 SNS에 부담 없이 글을 올리듯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첫 번째는 나만의 단어사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한 단어가 지닌 뜻은 사전에 나온 대로 정해질 수 있지만, 각각 개인에게 의미하는 바는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책상에 앉아 무작위로 단어 다섯 개를 떠올려보자. 이를테면 하와이안 피자를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별로 맛있지 않은 피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분은 엄마가 사준 첫 번째 피자로 기억할 것이다. 후자일 때 이야기가 생성된다. 세상에 별다른 이름 붙여지지 않은 단어들이 다가와서 말을 걸게 된다. 어떤 단어를 쓰고 자기만의 이야기가 몽글몽글 피어오를 때 글을 이어보자.”

 

“두 번째는 하루 5분씩 이미지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다. 하루 하나씩 제목을 쓰면 일주일 동안 일곱 개가 나온다. 그 후 짧은 글을 가공해서 스토리를 만들어본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괴롭게 한 날에 특정한 제목을 붙이고 내 삶과 연관지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만들 수도 있다. 하루에 다섯 개정도 사진을 찍고 이어본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단계에 맞춰 이야기를 이어본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훌륭한 글감의 소재가 되어주고 글 쓰는 훈련이 된다.”

 

작가만남-글쓰기

 

저자는 글쓰기의 세 가지 핵심이 ‘목적, 이유, 메시지’에 있다고 말했다. 어떤 글의 존재와 의미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독자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독자에 따라 언어가 달라져야 한다. 주제가 똑같아도 다르게 이야기해야 한다. 목적과 이유를 고민하면 메시지는 바로 나온다. 공감대는 개성의 동질성이다. 어떤 글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접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글을 쓰면서 접점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유 없는 글쓰기란 없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이유는 대부분 글을 읽게 될 독자와 연관이 있다. 글쓰기의 이유와 목적을 알려면 내가 이 글을 누구에게 왜 쓰려고 하는지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면 된다. ( 『글쓰기 비행학교』43쪽)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극복하는 방법


“대부분 글을 쓰려고 앉았을 때 아무것도 써지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이런 고민을 들을 때마다 단계적으로 쓰라고 권유한다. 먼저 글이 쓰고 싶어지는 지점을 포착해내야 한다. 각자 이유는 다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작가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면밀히 관찰했다. 조금이라도 끌리는 순간이 있으면 써보자. 두 번째 문제는 글을 쓸 때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쓰면서 걸린 지점은 나중에 독자도 알게 된다. 이때는 표현 하나를 두고 합당한 게으름을 부려야 한다. 막히는 부분은 부지런히 쓰되, 막혔을 때는 집요하게 성찰하고 써야한다.”

 

저자는 원하는 표현이 써지지 않을 때 글감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취재하는데 발품을 아끼지 않는다. 글에 대한 영감이 부족할 때는 적극적으로 관련된 이들을 만나볼 것을 권했다.

 

“한 때 립스틱 후기 쓰는 일이 들어온 적이 있다. 태어나서 립스틱을 바를 일은 없었기에 글이 써지지 않았다. 그 때 당시 직접 집에서 발라보는 것은 물론이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 립스틱만 보게 되었다. 사람들을 열심히 관찰하는 것도 일종의 글쓰기다. 계속 고민하고 와서 한 문장을 쓰면 그 전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립스틱을 만드시는 분들을 찾아뵙고 인터뷰했다. 립스틱의 색상을 묘사할 때 ‘부드럽고 선명한 색감’ 보다는 ‘키스를 부르는 입술’이 확실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그이가 사랑하는 입술’이 ‘촉촉한 입술’ 보다 귀에 박힌다.”

 

 『글쓰기 비행학교』는 글쓰기에 대한 스킬을 전수해주기 보다는 글쓰기를 독려해주는 책에 가깝다. 저자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경험담이자 시행착오를 친근하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글쓰기는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하며 누구나 노래를 흥얼거리듯 누구나 글쓰기를 흥얼거리는 세상을 꿈꾼다고 마무리했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글이란 자신의 삶을 재료로 해서 진심을 담는 글일 것이다.

 

“글을 쓰다보면 그냥 휙휙 넘어가던 것들이 다시 보인다. 글을 쓴다는 건 본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해준다. 그렇기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붙잡을 수 있어야 한다. 가끔 생각하면 글은 삶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글이 물으면 삶으로 답한다. 또 삶이 물으면 글이 답할 수 있다. 살결과 글 결은 함께 간다. 삶이 묻고 글이 답하는 나다운 글쓰기를 하는 곁을 지키는 평생 동반자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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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비행학교 김무영 저 | 씽크스마트
『글쓰기 비행학교』는 글쓰기 요령뿐만이 아닌, 글쓰기 본질까지 파고드는 책이다.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도 글쓰기를 준비하는 법, 글을 쓰는 목적과 이유, 주제와 소재, 글의 구성, 장르와 표현, 5가지 퇴고방법 등 실제적인 글쓰기 기술과 함께, 오랜 시간 작가를 꿈꾸며 누렸던 작가 개인의 글쓰기 경험담, 또 대필 작가로 다진 글쓰기의 노하우와 에피소드,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까지 글쓰기가 가진 입체적인 모습과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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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권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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