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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앞에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애지중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상사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당신, 두려움 관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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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든 이런 신입사원들을 잘 육성해서 회사의 핵심인재로 만드는 건 사수와 상사의 책임이다. 부모가 아이의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고 양육했을 때 아이와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듯, 상사와 신입사원 간의 관계도 그렇다.

김영수 차장은 최근 들어온 신입사원 때문에 마음이 답답하다. 이번에 김 차장네 팀에서 신입사원 한 명을 받았다. 말 그대로 1차 서류전형, 2차와 3차 심층면접을 통해 지원자 1,500명 중에 뽑힌 똘망똘망한 신입사원들 중 한 명을 배정받은 것이다. 엄선된 인재라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했다. 물론, 처음부터 신입사원이 일을 잘 해내리라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회사에 처음 발을 디딘 신입사원은 조직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만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

 

‘잘 가르쳐서 사람 만들어야지!’


김 차장은 아침 출근 때 사무실에 들어가면 “안녕하십니까, 차장님.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벌떡 일어나 인사하는 신입사원 이정식 씨를 보면 흐뭇했다. 그러던 며칠 후, 김 차장은 이정식 씨에게 자료정리파일을 하나 주었다.

 

“정식 씨, 이 파일에 들어 있는 리스트를 회사규모별, 업종별로 나누어서 정리 한번 해줘요. 내일 오후까지.”

이정식 씨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예, 차장님” 하고 대답했다. 다음 날, 김 차장은 정식 씨를 불렀다.


“다 됐어요?”

정식 씨는 “예, 드리겠습니다, 차장님”이라고 말한 후 파일을 전송해왔다. 파일을 열어본 김 차장이 말했다.


“어? 이게 뭐야. 정식 씨 잠깐 와 봐요.”
이정식 씨는 긴장한 표정으로 김 차장에게 다가왔다.


“뭐가 잘못됐나요, 차장님?”
“정식 씨, 내가 규모별, 업종별로 분류해서 정리하라고 했는데, 이거 그렇게 한 거 맞아요?”


정식 씨는 서서히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더니,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 어… 그러니까, 차장님께서 시키신 대로… 그게 하다 보니까….”


더듬더듬 이야기하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정식 씨가 자기 자리로 돌아간 후, 김 차장은 혼란스러웠다. 내가 정식 씨를 심하게 몰아붙였던가? 아니면 인상을 팍 쓰면서 짜증을 냈었나? 아니다. 적어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지금껏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하 직원을 무지막지하게 몰아붙이거나 버럭 화를 낸 적이 거의 없다. 주변 동료나 부하 직원들의 평도 대략 그랬다. 그런데 정식 씨는 오늘 내 앞에서 왜 말을 잇지 못하며 당황했을까?

 

서른살감정공부

 

상사 앞에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김 차장의 반응에 정식 씨가 당황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김 차장의 잘못이 아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상사에게 이 정도 피드백을 안 받으며 생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개성이 강하고 자신의 사생활을 침범당하는 것을 싫어하며 감정적으로 솔직하다. 반면에 어려운 상황이나 난처한 상황에 놓이면, 크게 당황하거나 쉽게 허물어지는 등 반대되는 성향도 보인다. 자녀라야 한두 명 있는 집안에서 애지중지 커온 요즘 세대들은 부모나 선생님에게조차 크게 혼이 난 기억이 별로 없다. 부모는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입시전쟁에서 아이들 감정이 상할까봐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려고 한다. 학교 선생님이 조금만 훈계해도 학부모가 찾아오고 아이들의 저항이 거세지므로, 혼내야 할 상황에서도 강하게 혼내지 못한다. 그렇게 자란 신세대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조금만 힘들어져도 쉽게 포기하고 상처를 입는다.

 

이정식 씨가 그런 대표적인 유형이다. 음식이나 장소, 취미 등 본인의 취향과 관련하여 호불호를 말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펼 때는 또렷하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조금이라도 비판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면 그걸 못 견뎌 한다. 화를 내기도 하고 심지어 직장에서 울기도 한다.

 

이런 양면적 성향을 가진 신입사원을 데리고 일해야 하는 중간관리자들은 속이 터진다. 회사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 신입사원을 어린아이처럼 달래가며 가르쳐야 하나 싶어 답답하다. 더구나 요즘 신입사원들은 회사나 상사 스타일이 본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이직도 쉽게 결정한다. 상사 입장에선 다루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이런 신입사원들을 잘 육성해서 회사의 핵심인재로 만드는 건 사수와 상사의 책임이다. 부모가 아이의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고 양육했을 때 아이와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듯, 상사와 신입사원 간의 관계도 그렇다.

 

신입사원 감정 대응 전략


신입사원이 우리 팀으로 들어왔다면, 일단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관찰부터 한다. 이것이 상사가 해야 할 신입사원 키우기 1단계 액션이다. 그리고 일정 시점까지는 어느 정도의 미숙함이나 변덕스러움을 참아줄 필요가 있다. 이건, 시킬 일을 시키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업무는 가르치되, 신입사원의 스타일과 감정적 성향을 관찰하고 그것에 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3개월, 6개월이 지나다 보면 신입사원은 어느덧 우리 회사의 규범, 팀 문화, 조직 분위기를 차차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된다.

 

사회적 촉진 현상(Social facilitation)이라는 것이 있다. 한 팀이나 회사 내의 직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서로의 행동을 촉진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 회사의 직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느껴지는 분위기가 비슷하다. 일주일에 5일, 하루에 최소 8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생각과 가치관, 이미지가 닮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상사들은 조금만 기다려주면 된다. 신입사원이 우리 팀, 우리 회사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행동규범을 익힐 때까지.

 

마지막으로, 신입사원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주의점 세 가지를 살펴보자.


일단, 사람이 아닌 발생한 사건에 초점을 두며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쉽게 주눅이 드는 신입사원에게 “당신 틀렸어!”라고 말하면 대번 상처를 받는다. “행동방식이 틀렸다는 건데, 뭐가 잘못됐나요?”라고 말하는 상사들이 있다. 그런데 듣는 직원 입장에선 “당신이라는 인간 자체가 틀렸어!” 하는 소리로 들린다. 그러니 “당신의 ○○○한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아”라고 정확하게 짚어서 말해준다.

 

두 번째 주의점은, 지시하는 주체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사장님이 좋아하시지 않아!”라고 말하지 말자. “나는 이런 방식을 선호하지 않아!”라고 말해야 한다. 업무를 지시하는 당신의 생각을 말해줘야 신입사원이 상황파악을 빨리한다.

 

세 번째 주의점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어떤 상사는 “난 괜찮으니, 그만 자리로 가봐요”라고 한다. 그런데 괜찮다는 상사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고 화가 난 듯 씩씩거린다. 전혀 괜찮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누구나 당황한다. 어쩔 줄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화가 났다면, “마음이 불편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백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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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함규정

국내 최초 감정코칭 전문가. 미국 10대 코칭·리더십 기관인 블레싱 화이트의 수석코치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감성지능 진단 툴 MSCEIT자격 보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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