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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묻지 않았다. 내 마음에 대해서

감정 과잉인 사람들로부터 벗어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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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기복이 심한 상대방의 감정에 같이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만사 귀찮아하며 우울함을 보였다고 해서, 당신까지 영향을 받지는 말아야 한다. 상대방은 ‘원래 그런 성향인 사람’으로 여겨버리자. 가능하면 상대방의 감정에 무뎌지도록 노력하자.

얼마 전 모 취업사이트에서 함께 일하는 걸 피하고 싶은 직장 동료, 그리고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 동료 순위를 각각 조사한 적이 있다. 이때, 상위권 순위에 뽑힌 함께 일하기 싫은 유형은 바로 ‘감정 기복이 심한 동료’였다. 감정 기복이 심한 동료와 일하기가 힘들다는 응답률은, 업무 처리 속도가 늦어 주변에 피해를 주거나 마감 기한 등 업무의 기본을 잘 지키지 않는 경우보다 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성향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감정이 수시로 바뀌는 사람이 있다. 분명 아침에는 기분이 매우 좋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비 오기 전 찌뿌둥한 하늘처럼 온갖 인상을 쓰고 다닌다. 내가 아는 학교 선배 중에도 이런 유형이 있었다. 선배는 학과실에서 조교를 맡고 있어서 하루에도 여러 번 만날 기회가 많았다. 성격은 괄괄하거나 사납지 않고 조용한 편이었다. 그런데 일정 기간 접하다 보니, 이상하게 선배를 대하는 데 매번 불편함이 느껴졌다. 과실로 선배를 만나러 가기 전부터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했고, 선배를 만나 얘기할 때는 스스로 선배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느꼈다. 서로 크게 화를 내거나 싸움을 한 적도 없는데, 왜 내가 이럴까 당시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그 비밀을 곧 알게 되었다. 같은 과 동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던 중, 나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안 것이다.

 

“그 선배는 묘한 데가 있어. 어떨 때는 그지없이 친절하다가 어떨 때는 싸늘하단 말이야.”


이게 바로 정답이었다. 그 선배는 감정변화가 매우 잦은 편이었고, 왜 감정이 바뀌는지 그 이유도 분명치 않았다. 그래서 선배를 대할 때마다 힘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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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가 화냈다가, 감정 기복이 심한 동료에게


감정에는 일종의 법칙이 있다. 바로 인과(Cause and effect) 법칙이다. ‘X 사건이 일어나면, Y 감정이 일어난다’는 식의 규칙 적용이 감정에서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조금 전 승진 소식을 들은 김 차장은 기분이 매우 좋을 거라고 예측할 수 있다. 집안 수도공사로 아내가 며칠 동안 고생했다면,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앞서 선배의 사례에서는, 선배가 제때 행정처리를 못 해서 교수님께 오전에 혼이 났다면 지금쯤 기분이 안 좋을 거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이러한 감정의 인과법칙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미리 짐작하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를 모르는 채 상대방의 감정이 변한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당황한다. 예측을 못 하는 것처럼 불안한 것도 없다. 상대방이 내게 보이는 감정의 원인이 나한테 있는지 자꾸만 걱정된다. 그래서 상대방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나중엔 만나기도 전에 마음부터 조마조마하고 불편해진다.근무시간 내내 이런 동료와 함께 일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 업무를 의논해가며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같이 일하기에 피곤한 최악의 동료 유형으로 뽑혔을 것이다. 이런 동료는 사무실 내에 없는 게 상책이겠지만, 있다면 어떤 감정전략을 적용하는 게 좋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살짝 보슬비가 내리는 날씨를 좋아한다. 물론 화창하게 갠 날씨도 마음을 가볍게 하지만, 하늘이 조금 내려앉은 듯한 느낌을 주는 비 오는 날도 마음을 아늑하게 만든다. 당신은 어떤 날씨를 좋아하는가? 화창한 여름날과 같은 날씨? 아니면 보슬비가 내리는 안개 낀 날씨? 옛날 어르신들은 비가 오다가 날이 개는 것이 반복되면 “여우랑 호랑이랑 시집?장가 간다”고 했다. 유독 날씨가 변덕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변덕스러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날씨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 “화창한 날씨로 바뀌어라!” 하고 요술을 부릴 수도 없다. 날씨는 내가 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감정의 기복이 심한 동료의 성향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피를 나눈 부모, 형제도 바꾸기가 힘들다. 함께 사는 배우자나 심지어 내가 낳은 자식의 성향도 바꿀 수가 없다. 그러니 직장 동료의 감정적 성향을 바꾸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토록 웃고 우는 것이 쉬운 그들에게 대처하는 법


효과적인 감정적 대처방법은 있다. 일단, 감정 기복이 심한 상대방의 감정에 같이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만사 귀찮아하며 우울함을 보였다고 해서, 당신까지 영향을 받지는 말아야 한다. 상대방은 ‘원래 그런 성향인 사람’으로 여겨버리자. 가능하면 상대방의 감정에 무뎌지도록 노력하자. ‘저 사람이 나 때문에 저러나?’ 하는 생각을 자꾸 하면, 피곤해서 직장생활을 못 한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보이는 감정 하나하나에 민감해져서 “당신, 조울증이야? 감정적으로 문제가 많아! 이래서 어디 같이 일할 수 있겠어?”라며 싸움을 거는 것도 의미 없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건, 느끼는 감정의 종류와 강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섣불리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언급하면 오히려 뒷감당이 안 될 수도 있다.

 

좀 더 적극적인 대처방법으로, 상대방의 감정변화가 심할 때는 업무와 관련된 회의를 잠시 미루거나, 자리를 뜨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동료가 아니라 상사가 감정 기복이 심하면, 그 밑의 부하 직원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럴 때는 상사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려고 억지로 노력하기보다는 잠시 자리를 피하는 것도 현명한 감정전략이 된다. 감정은 예민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대처하면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 감정의 패턴을 평소에 관찰하고 파악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무리 특별한 감정의 원인이 없이 하루에도 열두 번 감정변화가 있는 사람이라도, 관찰해보면 그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원인이나 특정 이슈는 있게 마련이다. 상대방과 대화하기 전에, 특별히 싫어하는 주제나 행동 등은 주의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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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함규정

국내 최초 감정코칭 전문가. 미국 10대 코칭·리더십 기관인 블레싱 화이트의 수석코치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감성지능 진단 툴 MSCEIT자격 보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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