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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가수의 관능미, 카일리 미노그 Kiss Me Once

'왕년의 가수'가 아닌, 현역 댄스 여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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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 이제는 어중간해진 댄스 여가수이지만 앨범은 신납니다. 80년대 어반 알앤비 펑크(Funk)부터 덥스텝까지 꽉꽉 눌러 담은 종합선물세트. 카일리 미노그의 < Kiss Me Once >입니다.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 Kiss Me Once >
 
카일리 미노그는 가수의 일반적인 '롱런 법칙'을 적용받지 않는다. 출중한 가창력을 지닌 디바도 아니고, 음악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지도 못하며 자신의 노래를 직접 만드는 싱어 송라이터도 아니다. 카일리 미노그는 이런 불리한 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국인 호주는 물론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27년 동안 마돈나와 필적하는 인기를 향유한다.

 

 

 

1990년대에 주춤하던 카일리 미노그는 2000년대 초반에 「Can't get you out of my head」로 세계적인 인기를 복원하면서 섹시한 이미지를 한층 강조했다. 40대 중반을 넘긴 그의 얼굴에 주름이 하나씩 늘어갈수록 옷가지는 엷어지고 의상은 짧아진다. 신체적으로 우월한 유전자에 대한 자신감은 마돈나처럼 당당함을 통해 관능미 넘치는 몸짓과 교태가 묻어나는 음색으로 드러난다. 카일리 미노그의 오랜 인기비결의 바탕은 바로 외모와 몸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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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리 미노그의 12번째 정규앨범 < Kiss Me Once >의 관전 포인트는 섹스다. 그는 도발적인 소재로 가장 자신 있는 정체성과 주제를 강조한다. 「Sexy love」, 「Les sex」 그리고 Sex와 Exercise를 합성한 발칙한 제목의 「Sexercize」의 '섹스 3종 세트'는 카일리 미노그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음악적인 한계를 극복한다. 씨스타가 부른 「러빙유」의 주요 멜로디와 유사한 훅을 갖고 있는 「Into the blue」는 2004년도 그래미에서 최우수 댄스 레코딩 후보에 오른 「I believe in you」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거머쥔 「I believe in you」의 후속타 격인 「Into the blue」를 리드 싱글로 커트한 것으로 다시 한 번 음악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드러냈다.

 

 

두 번째 싱글로 예고된 퍼렐 윌리암스의 작품 「I was gonna cancel」과 「Sexy love」는 1980년대 어반 알앤비 펑크(Funk)를 대입해 일렉트로닉 댄스로 풀어낸 관능성이 농축되어 있으며, 같은 호주 출신 싱어 송라이터 시아 펄러가 공동으로 작곡에 참여해 덥스텝을 시도한 「Sexercize」도 자리하고 있다. 신구 세대의 음악이 공존하는 < Kiss Me Once >는 카일리 미노그를 '왕년의 가수'가 아닌, 현역 댄스 여가수로 존재하게 한다. 덴마크의 댄스 그룹 아쿠아의 노래처럼 가벼운 「Million miles」를 비롯해 「If only」와 「Fine」은 자신의 인기 기반인 유로 댄스의 탯줄도 놓지 않고 있다. 투애니원이 연상되는 「Mr. President」는 공격적인 일렉트로니카 댄스 넘버로 이번 음반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지만 엔리케 이글레시아스가 작곡에 참여하고 듀엣으로 부른 유일한 발라드 곡 「Beautiful」은 앨범에서 동떨어져 부유하는 약점을 노출한다.

 

카일리 미노그는 < Kiss Me Once >로 섹시 여가수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지만 앞으로는 그의 고질적인 약점인 앨범 수록곡들의 편차를 줄여야 한다. 그 간극을 줄이지 않으면 계속해서 싱글 지향성 가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아름다운 용모는 영원하지 않다.

글/ 소승근(gicsuc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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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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