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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웃음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리라

웃음, 죽음 그리고 장미의 이름, 영화 <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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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은 웃음과 관련이 있다. 수도원에는 큰 도서관이 있고, 수도사들이 이 도서관에서 옛 서적을 필사하는 일은 하고 있다. 이 시대에는 활자 인쇄가 없었기에 손으로 직접 글을 써서 책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 권의 책이 문제가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었다. 『시학』 은 희극과 웃음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2006)을 원작으로 한 영화 <장미의 이름, Le Nom De La Rose, The Name of The Rose, 1986>은 이렇게 시작된다.

“가련한 죄인의 삶이 막바지에 이르고 보니, 이제 내 머리는 백발. 이 양피지에 한 기록을 남기려 한다. 젊은 날에 체험한 놀랍고도 끔찍한 한 사건의 기록을. 때는 주후 1327년 말이었다.”
화자는 영화의 주인공인 ‘아드소(크리스찬 슬레이터 분)’다. 그는 자신의 스승 윌리엄 수사(숀 코네리 분)를 수행해 북부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으로 간다. 영상으로 보는 수도원의 모습은 음침하고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두 사람이 이 수도원에 간 까닭은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이 수도원에서 수도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두 사람은 조사를 위해 수도원에서 일주일을 머문다. 그런데 두 사람이 그곳에 머무는 일주일 동안 계속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주인공인 윌리엄 수사(숀 코네리 분)와 수사의 제자인 아드소(크리스찬 슬레이터 분)

살인의 이유는 바로 웃음 때문이었다. 소설 『장미의 이름』 에는 이에 대한 복선이 나온다.

“공허한 말, 웃음을 유발하는 언사를 입에 올리지 말지어다.” 베네딕스회 회식 제4장에 나오는 말이다. 베네딕트회에서는 웃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작년 말에 개봉된 영화 <화이트 스완, White Swan, Assassins Run, 2013>에서의 크리스찬 슬레이터의 모습.
두 영화 사이에는 27년의 시차가 있다. 소년이 아저씨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베네딕트회는 왜 웃음을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까. 이는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웃음의 미학』(유로, 2006)에 보면, 구약 성경에서 하느님의 웃음은 의기양양하고 경멸적이고 조롱이 섞인 웃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예수는 한 번도 웃지 않았고 미소도 짓지 않았다고 말한다. 웃는 사람은 바보거나 현명하지 못한 자들, 즉 비 신앙인이거나 이교도들이다. 구약성경이든 신약이든 웃음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부분은 단 한곳도 없다고 한다.

영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은 웃음과 관련이 있다. 수도원에는 큰 도서관이 있고, 수도사들이 이 도서관에서 옛 서적을 필사하는 일은 하고 있다. 이 시대에는 활자 인쇄가 없었기에 손으로 직접 글을 써서 책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 권의 책이 문제가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었다. 『시학』 은 희극과 웃음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학』 을 읽는 수도사를 살해한다. 주인공 윌리엄 수사는 조사하는 과정에서 마치 현대의 CSI 수사관처럼 철저하다. 돋보기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14세기에도 이런 물건이 있었나 하고 놀라기도 한다.

영화에서 웃음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웃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재미있다.



조사 중인 두 사람의 모습. 윌리엄 수사는 돋보기를 사용하고 있다.
14세기에 돋보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중세판 CSI를 보는 기분이 든다.

웃음의 기원

“아기들은 태어난 지 5주일이 지나면 방긋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소리 내어 웃거나 가볍게 역정을 내는 반응은 서너 달이 지난 뒤에야 나타난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털 없는 원숭이』(문예춘추, 2006)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엄마로부터 미소나 웃음을 배울까? 그렇지 않다.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도 미소를 짓고 웃을 수 있다. 즉 미소나 웃음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프랑스이 작가 라블레는 “웃음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인간만이 웃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동물 연구를 통해 동물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찰스 다윈은 침팬지나 원숭이도 간지럼을 느낄 때 킥킥거리거나 인간의 웃음과 비슷한 웃음소리를 내고, 입 언저리를 뒤로 당기며 이마에 약간 주름이 생기는 표정, 즉 인간이 웃을 때의 표정을 짓는다고 말했다.


아기의 천진난만한 웃음, 사람은 선천적으로 웃는 법을 알고 태어난다.

사람과 침팬지가 웃는 것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두 종은 공통 선조를 가지고 있으니 이는 당연하다. 그렇다면 웃는 능력이 언제 시작되었을까? 영국의 마리나 다빌라 로스 교수팀은 인간과 유인원의 웃음이 1,000만~1,6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통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로스 연구팀은 침팬지와 고릴라, 오랑우탄, 보노보 등 어린 유인원 스물두 마리와 사람 아기 세 명을 간질이며 이들이 내는 웃음소리를 800여 차례 녹음했다. 녹음한 소리를 분석한 결과 유인원과 아기의 웃음소리를 구성하는 성분이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통해 이들의 웃음 소리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류해 이를 도표로 만들었다.

이 도표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유인원의 진화적 계통과 웃음이 일치했다는 점이었다. 요컨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와 보노보의 웃음소리가 우리와 가장 비슷했다. 고릴라가 그 다음이었고, 오랑우탄의 웃음 소리가 인간과 가장 달랐다.


웃음의 기능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뿐만 아니라 웃음을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문장은 수없이 많다. 웃으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웃음과 건강이 생리적으로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하니, 웃고 볼 일이다. 웃을 일이 없자면 TV의 개그 프로그램이라도 봐야할 것 같다.

고고학자인 스티븐 미슨은 그의 책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뿌리와이파리, 2008)에서 웃음의 사회적인 기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웃음은 낯선 이를 만날 때 어색한 분위기를 깨주고, 결속을 유발하고, 선의를 불러일으키며, 공격성과 적개심을 줄여 준다. 사업가는 고객과 친근감을 형성하기 위해 웃음을 이용한다. 우리 모두는 이성을 유혹할 때 웃음을 이용한다.”

요컨대 웃음은 개인의 생리적 차원에서 좋으며,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좋다는 말이다.



할아버지의 웃음 속에서 그의 건강함과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웃음이 이렇게 사람에게 좋건만 남녀의 웃음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놀랍다.


남자와 여자의 웃음의 동기가 다르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프로빈의 주장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여성의 말보다는 남성의 말을 들을 때 더 많이 웃는다고 한다. 따라서 여성 코미디언은 남성과 비교해 성공하기 힘들다는 논리가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여성 코미디언의 생명이 길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고려대학의 마동훈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순간적으로 주고받는 농담이나 행동이 웃기는 데서 유머를 찾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거나 공감대가 형성돼야 흥미를 느끼는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요컨대 여성은 남자보다 스토리 자체를 즐기고 또 공감 능력이 웃음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웃음은 효과와 협력을 암시한다. 따라서 타인의 웃음을 쉽게 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은 그만큼 매사에 협력과 지지를 쉽게 얻어 낸다. 유머가 곧 설득력이란 말이다. 여자들은 낯선 남자와의 대화를 나눈 뒤에 자신을 더 웃긴 남자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유머 감각이 있는 남성에게 끌린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는 세계 37개의 문화권에서 배우자 선호 조사를 통해 여성이 남성에게 원하는 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의 유머 감각은 남자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임이 밝혀졌다.


여성의 웃음, 남자는 이렇게 웃지 못한다

여배우 매릴린 몬로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만약 당신이 여성을 웃게 할 수 없다면, 당신은 그녀가 어떤 것도 하게 만들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남자는 여자만큼 많이 웃지 않는다. 사회학자들은 여자들의 기본적인 표정은 웃음이고, 남자들의 기본적인 표정은 무표정이라고 말한다. 이는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말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웃는 일을 싫어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남자들은 사진을 찍을 때 웃으라고 요구해도 활짝 웃지 않는다. 그러니 남자들은 얼굴 사진을 보면 자신의 남성 호르몬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 여자는 근광대뼈근육이 남자보다 두텁다. 이 근육은 주로 웃을 때 사용되는 부분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웃는 데에는 해부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셈이다.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는 웃음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인간 세계에서 웃음을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나 남성이 여자와 비교해 잘 웃지 않는다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남성들이여 자신은 많이 웃지 못하더라도 여성을 웃겨라. 이것이 당신을 성공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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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환 <친절한 과학책> 저자

북칼럼니스트. 1년에 100권 이상, 10년 넘게 읽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나가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멈출 수가 없었다. 과학을 알면서 인문학과 문학을 바라보는 눈이 더욱 깊어졌다. 어느새 사람들은 그를 ‘과학 전문 북 칼럼니스트’라고 부르고 있었다. 2010년부터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책을 소개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EBS, KBS, YTN 등의 책 관련 프로그램과 코너에 고정 출연하기 시작했다. 북 콘서트의 진행자로 무대에도 여러 번 섰다. 대학교와 도서관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그로서는 전혀 계획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삶이었다.

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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