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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곳

가족은 정신적인 영양을 제공해주는 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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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는 가족집단의 특성을 잘 집어내어 내용을 진행한다. 한 가정에 연예인을 가족 구성원으로 투입시켜 2박 3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하면서 편안함만이 가득했던 가족 집단에게 낯선 설렘을 전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판타지에만 존재했던 연예인과 가족이 되어 노래방을 가고, 잠을 자고, TV를 보고, 밥을 먹으면서 대중의 판타지는 현실이 된다.

‘국민 오빠’, ‘국민 남동생’, ‘국민 여동생’ 등 전 세대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연예인에게는 ‘국민’이라는 말과 더불어 ‘가족 호칭’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는다. 이는 대중들이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연예인과의 친밀감을 형성해 나가려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대중과 연예인 이 둘 사이의 친밀감은 판타지로 치부된다. TV속 세상과 현실 속 세상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 every1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는 연예인을 일반 가정집에 가족 구성원으로 데려오면서 TV속 세상과 현실 속 세상의 벽을 허물어 버렸다.

가족은 한 사람이 사회에서 쓰고 있는 역할 가면을 벗고 본래의 모습을 서로에게 보일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집단이다. 그렇지만 편안하기에 상호간의 설렘이 부족하고 자칫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집단이 될 수도 있다.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는 이러한 가족집단의 특성을 잘 집어내어 내용을 진행한다. 한 가정에 연예인을 가족 구성원으로 투입시켜 2박 3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하면서 편안함만이 가득했던 가족 집단에게 낯선 설렘을 전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판타지에만 존재했던 연예인과 가족이 되어 노래방을 가고, 잠을 자고, TV를 보고, 밥을 먹으면서 대중의 판타지는 현실이 된다.

시청자들은 기존 가족 집단과 새로 가족으로 투입된 연예인이 직접 부딪히며 만들어가는 소통의 과정을 유심히 바라본다. 이는 화면 속에서 자신과 똑같은 일반인이 연예인과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의 또 다른 판타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가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었지만 이는 이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판타지를 느끼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일어날 법한 일 같은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화면 속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일어날 법한’이라는 말처럼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에서는 연예인이 투입된 새로운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 외식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놀이기구를 타며 추억을 쌓는 것이 전부이다. 타 리얼 프로그램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미션으로 대표되는 외부의 개입을 없애는 대신 연예인과 일반 가족구성원과의 어우러지는 생활을 그대로 그려냄으로써 자연스러움을 극대화 시켰다. 이 점은 연예인과 일반인이 미션을 수행하느라 허둥거리는 모습보다는, 연예인이 대중과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진심으로 그들의 가족구성원이 되도록 만들었다. 배우 김지석이 스스럼없이 남동생을 껴안아 잠을 깨우고 세수도 하지 않고 동네 마트에 시장을 보러가는 행동처럼 말이다.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는 일반인 가족과 연예인의 특별한 조합에서 출발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들을 그들의 실제 가족과 다른 환경의 일반 가정과 연결시킨다. 남자 형제만이 있는 배우 김지석을 딸이 많은 가정과 연결시키고, 아버지를 일찍 여읜 개그우먼 안영미를 듬직한 아버지와 남자형제가 많은 가정과 연결시킨다. 가수 이정은 콩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연예인들을 실제 그들에게 결핍된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연기하기 보다는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해 적응한다. 난감해하면서도 새로운 환경에 맞춰가는 모습은 또 다른 흥미를 이끌어 낸다.


하지만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의 주된 감성 코드는 감동코드이다. 이는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출연진들은 헤어짐이 아쉬워 서로 눈물을 흘린다. 2박 3일 동안 연예인과 일반 가족이 나눈 정이 깊어 봤자 얼마나 깊겠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지만, 그들의 눈물은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면 충분히 이해간다. 그 눈물은 짧은 시간이지만 가장 사적이고,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서 지내면서 온전히 일상을 공유했고, 그들이 진짜 새로운 가족 집단을 이뤘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일 것이다.

미국 작가 펄벅은 이렇게 말했다. “가족은 정신적인 영양을 제공해주는 대지이다.” 펄벅이 말하는 ‘가족’의 중요성을 예능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이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라고 생각한다. ‘가족 예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족을 키워드로 한 많은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도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가 영원히 멀 것만 같았던 대중과 연예인 그 둘 사이의 진짜 ‘소통’의 모습을 전달하며 진짜 ‘가족’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소소한 감동과 연예인이 일반인 곁에 머무는 판타지를 느끼고 싶다면 MBC every1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를 시청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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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남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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