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연애에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내 피부 관리 비법은 ‘와하하하하!’ 크게 웃는 것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밀당의 진수다. 여자가 참 여유가 있다. 모자란 남자는 최소한 이 말을 들은 다음 순간에는 여자에게 매달렸겠지. 기꺼이 남자를 붙잡으면서도 여자가 유쾌하다. 몰두하고 있는 여자라면 이런 말 못하지. 마음의 공간이 주는 활달함이 느껴진다. 마음에 든다. 강렬하게 붙잡으면서도 툭! 차기. 배워 둘 만한 기술이다.

내 피부 관리 비법은 ‘와하하하하!’ 크게 웃는 것이다. 피부는 원래 결이 아래로 쳐져 있어서 당겨 올려 주려면 얼굴 근육 운동을 해야 하는데, 얼굴근육 운동으로 웃음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박장대소를 하면 손바닥도 마구 마주쳐야 하니 건강에 좋다. 웃으면 주름 생긴다고 잘 안 웃거나 하면 잔주름이 더 생긴다. 그리고 웃으면 배가 땡기기 때문에 복근 운동도 된다. 일단 박장대소는 하고 볼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웃는 게 좋은 것은 무엇보다 웃을 때는 잡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머리를 꽉 채웠던 생각이 하나도 나질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피로할 때는 웃음이 최고다.

웃음은 분산투자를 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무언가에 몰두하면 잘 웃지 않게 된다. 때로 몰두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하면 생머리를 쓰게 되어 흰머리가 난다. 웃지 않으면 얼굴에 주름 생기고 눈도 피로해지니 나는 전략적으로(!) 산만함을 선택하는 편이다. 공부할 때도 책 읽을 때도 나는 산만하다. 나를 강하게 당기는 것에 반응해서 쑥 빠져들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면 이내 배가 고파온다. 나는 배고픔을 절대 모른척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산만해진다. 아, 진짜 논리적이다.

대신 한 번 좋아하게 되거나 관심을 두면 꽤 오래 가는 편이다. 한 번 시작한 것을 그만 둔 것이 없다. 냉면 가닥처럼 질기고 가늘고 길게 간다. 그래서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이 무언가에 빠지는 것에 일정한 에너지의 크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지금 좋다고 모든 일에 가지를 치고 그것에만 나의 시간과 감정 전체를 쏟아내지 않기 때문에 대신 오래오래 좋아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그것에만 집중한다. 그렇다고 집중을 끝까지 가지고 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집중이 아주 무겁지는 않다.

나는 사람에게도 그런 것 같다. 내 좋은 사람과 오래 함께 할 수 있도록 당장 쏟아지는 마음을 짐짓 모른 체 하고 잠시 딴 짓을 하기도 하며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돌아다니다가 ‘아하하!’ 웃으면서 잊어버리기도 한다. 어차피 거리를 두려고 애써 봤자 불어날 마음이다. 그때 달려가는 마음을 그냥 두면 혼자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꼭 사고를 친다. 사고 치지 말라고 마음을 뺑뺑이 돌리는 것이다. 시간 속에 그 마음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녹여내라고.


밀당의 진수다. 여자가 참 여유가 있다. 모자란 남자는 최소한 이 말을 들은 다음 순간에는 여자에게 매달렸겠지. 기꺼이 남자를 붙잡으면서도 여자가 유쾌하다. 몰두하고 있는 여자라면 이런 말 못하지. 마음의 공간이 주는 활달함이 느껴진다. 마음에 든다. 강렬하게 붙잡으면서도 툭! 차기. 배워 둘 만한 기술이다.

원래 마음의 분산투자도 잘 하는 내가 이 시까지 익혔으니, 귀추가 주목되도다. 다만 필요한 것은 남자. 괜찮아, 세상의 반이 남자니까!


[관련 기사]

-모난 것이 못난 건 아니잖아
-사람을 사랑하고 노래를 즐기며
-바나나가 뭐길래



img_book_bot.jpg

맹랑 언니의 명랑 고전 탐닉 임자헌 저 | 행성:B잎새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이제는 거의 쓸 일이 없는 한문을 공부하고 사극에서나 볼 법한 옛글을 번역하는 저자는 소위 ‘문자 좀 쓰는 여자’이면서도, 누구보다도 지극히 현대적이고 시크한 요즘 여자이다.이 책은 현대 여성들이라면 다 겪을 법한 소소한 일상의 사건사고에 저자 특유의 기발한 발상과 위트, 독특한 관찰력을 담고 거기에 고전을 살짝 토핑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2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자헌

의욕 넘치게 심리학과에 지원하여 합격했으나 막상 가 보니 원하던 학문이 아니어서 대학시절 내내 방황했다. 어쩌다 보니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연수원에 입학하여 깊은 고민 끝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렸다. 상임연구원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나름 ‘문자 좀 쓰는 여자’가 되었다. 《일성록》 1권을 공동번역하고 3권을 단독 번역했으며, 《정조실록》을 재번역 중이다.

맹랑 언니의 명랑 고전 탐닉

<임자헌> 저12,600원(10% + 5%)

“하루키보다 공자를, 커피보다 맹자를 사랑한 문자 좀 쓰는 언니의 촌철살인 일상 수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이제는 거의 쓸 일이 없는 한문을 공부하고 사극에서나 볼 법한 옛글을 번역하는 저자는 소위 ‘문자 좀 쓰는 여자’이면서도, 누구보다도 지극히 현대적이고 시크한 요즘 여자이다.이 책은 현대 여성들이라..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유아수학 공부

국내 최대 유아수학 커뮤니티 '달콤수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꿀쌤의 첫 책! '보고 만지는 경험'과 '엄마의 발문'을 통해 체계적인 유아수학 로드맵을 제시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활동을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나를 바꾸는 사소함의 힘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시대. 불안과 번아웃이 일상인 이들에게 사소한 습관으로 회복하는 21가지 방법을 담았다. 100미터 구간을 2-3분 이내로 걷는 마이크로 산책부터 하루 한 장 필사, 독서 등 간단한 습관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느끼시길.

지금이 바로, 경제 교육 골든타임

80만 독자들이 선택한 『돈의 속성』이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 금융 동화로 돌아왔다. 돈의 기본적인 ‘쓰임’과 ‘역할’부터 책상 서랍 정리하기, 용돈 기입장 쓰기까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저마다 삶의 궤적이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은 비슷한 생애 주기를 거친다. 미숙한 유아동기와 질풍노동의 청년기를 거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늙어간다. 이를 관장하는 건 호르몬. 이 책은 시기별 중요한 호르몬을 설명하고 비만과 우울, 노화에 맞서는 법도 함께 공개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