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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피아노 치는 남자의 연애, 다를까요?”

미니앨범 『Man On Piano』 로 콘서트 무대 팝 피아니스트가 예능을? 외국에서는 흔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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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팝 피아니스트 윤한을 만났다. 공연보다 연애, 데이트가 즐겁지 않냐고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펜보다는 키보드가, 종이보다는 워드 파일이 익숙하다는 모든 게 의외인 남자, 윤한. 의외성의 매력을 엿보았던 시간이다.



윤한이 피아니스트, 싱어송라이터, 음악감독, 뮤지컬배우에 이어 또 하나의 타이틀을 더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는 방송인. 누군가는 그를 두고 트집을 잡는다. “음악 작업을 할 시간도 모자를 텐데 예능을? 유명해지고 싶은 거야?” 그러나, 지난해 서른 해를 넘긴 윤한은 조금도 머뭇거리는 법이 없다. 타인의 시선과 오해, 그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 “오해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솔직히 관심 없어요. 지금 제가 즐거운 일을 하고 싶어요. 그게 더 우선이에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파트너 이소연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남자이지만, 사석에서는 다른 모습이다. 까칠해 보이기도, 직설적이고 무뚝뚝한 면도 많다. 윤한의 소속사 스태프에 의하면 “4차원 캐릭터가 없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굉장히 몰입하는 성격”이란다. 첫인상과 끝인상이 다른 인물, 궁금증이 샘솟았다.

미니앨범 『Man On Piano』 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고 있는 윤한. 서울, 부평, 수원, 안산, 김해, 의정부, 인천, 성남 등 총 8회에 걸쳐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1월 7일에는 예스24 회원들과 함께한 미니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윤한의 음악으로 아침을 열고 있다”는 팬부터 “피아노 잘 치는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여고생까지, 200명의 관객들은 윤한의 목소리와 선율에 취해, 추위를 잊었다. 공연도 방송도 화보 촬영도 무작정 즐겁다는 윤한은 2014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일까. 압구정의 한 스튜디오에서 윤한을 마주했다.




피아노 치는 남자, 노래하는 피아니스트

2010년 발매한 윤한의 1집 앨범 『Untouched』 를 두고,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은 “소울 감성과 도시적 세련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앨범”이라고 평했다. 김정위 위원이 덧붙인 한 마디는 “이 정도 음악이라면 일등 작업남이다”. 다짜고짜 윤한에게 자신의 앨범을 자평할 것을 권했다.

“작업남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여자들의 속마음을 잘 아는 남자를 표현한 말이라면 뭐, 좋은 거 아닌가요? (웃음). 젬병보다는 낫잖아요. 저도 아직 제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끊임없이 계속 시도해보는 거고요. 완전히 클래식한 곡을 만들기도 하고, 되게 힙합적인 곡도 좋아하고 워낙 다양해요. 하나의 장르, 느낌만으로 표현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원하는 분위기 같은 건 있죠. 1집에 「Someone」이란 곡이 있는데, 그 곡은 참 마음에 들어요. 좋아요. 굉장히 오래 전에 쓴 곡인데, 아직까지 좋으니까. 나중에 다른 작업을 할 때도 참고하고 싶은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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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의 음악을 듣기 전, 방송에서 보여진 이미지만으로 그를 파악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윤한은 일등 작업남이 맞다”고 말할 것이다. 작사, 작곡, 노래, 연주에 이르기까지 팝 피아니스트와 싱어송라이터의 경계를 허문 윤한은 1집 발매 전부터, 이사오 사사키 내한공연, 이루마의 러브레터 공연, 시청 광장 크로스오버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팬들을 확보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노래하는’ 피아니스트 윤한. 목소리에 자신감이 있으니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건 아닐까? 물으니, 윤한은 거듭 고개를 저었다.

“절대요. 노래를 잘 부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자신 없어요. 실제로 ‘노래는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팬들도 종종 있고요(웃음). 그런데 제가 ‘나 노래 잘해’ 이런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건 아니거든요. 그냥 좋아서 부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담 없이 부를 수 있어요. 노래 레슨을 받으라는 권유도 많이 들었는데요. 한 번도 받지 않았어요. 자신 없지만, 잘 불러서 부르는 게 아니니까요. 제 목소리를 그대로 살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최근 발매한 『MAN ON PIANO』 는 윤한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들어간 앨범. 영화 <맨 온 파이어>가 ‘세상을 놀라게 한 남자’의 의미로 활용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피아노로 다양한 팝 넘버를 선보이는 윤한을 표현했다. 타이틀곡 ‘피아노 치는 남자’는 좋아하는 사람과 주말 오후, 데이트를 하는 상상을 하며 지은 곡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윤한의 실제 모습과 썩 다르지 않다.

“즐거운 마음으로 곡 작업도 했고, 방송도 즐기는 기분으로 찍고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같을 거예요. 『MAN ON PIANO』 는 피아노를 일상 속에서 재밌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앨범이에요. 최근에 브릿 팝을 즐겨 들으면서, 이런 스타일의 앨범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아무래도 앨범을 작업할 당시에 즐겨 듣게 되는 음악 스타일이 조금은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선보인 곡들이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연주를 바탕으로 했다면, 『MAN ON PIANO』 는 페스티벌이나 야외공연의 분위기에 어울릴 법한 업템포의 곡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여성 팬들에게 유독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4번 트랙 「B형 여자」는 윤한이 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가사를 붙인 곡. 유독 B형 여자와 연애를 많이 했던 윤한의 에피소드도 들어 있을까?

“제가 실제로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와 함께 팬클럽 친구들의 재밌는 사연을 뽑았어요. 입에 착착 맞고 가사로 쓰기 적합한 이야기를 모았죠. 아무래도 팬 분들과 같이 만든 곡이라서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제게도 특별한 곡이죠”

윤한이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작업한 곡은 「Cafe De Wilsburg」. 1집 『Untouched』 의 「London」, 2집 『For This Moment』 의 「From Paris To Amsterdam」에 이어, 도시를 주제로 한 곡을 선보였다. 윤한은 자신이 실제로 가보지 않은 도시를 상상하며, 곡을 쓰고 있다. 3년 후 즈음에는 ‘Place’라는 제목으로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음악 전공 결심

방송 프로그램 속 윤한은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지만, 실제 생활에 있어서는 꽤 이성적인 사람이다.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회사원의 일상이라고. 새벽에 작업하는 일은 손에 꼽는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왠지 밤 늦게까지 작업하고 올빼미 생활을 할 거라는 생각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아요. 펜으로 메모 같은 것도 별로 안 해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워드 파일로 곡 쓰고 그래요(웃음). 곡 작업을 할 때도 즉흥적이지 않아요. 거의 다 계획적이었던 것 같아요. 멜로디를 쓰면서 동시에 가사를 붙여 보면서, 곡을 만들어요. 컴퓨터로 한 번에(웃음).”

피아니스트에게만 있을 것 같은 특별한 감성과 예민함. 윤한에게는 쉽사리 찾을 수 없는 걸까? 그렇다면 앨범 속에 담긴 음악의 물줄기는 어디에서 찾지? 윤한은 큰 눈을 깜빡이면서 “저 되게 단순해요”라며, 피식 싱겁게 웃었다.

“그냥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그런 성격이에요. 저희 회사가 클래식 연주가들이 많은 기획사거든요. 그래서 직원 분들이 피아노 조율하는 것도 다 알아서 챙겨주세요. 굉장히 익숙하시더라고요. 연주가 분들은 대부분 작은 것도 꼼꼼히 챙기는 편인데, ‘조율을 442㎐로 했냐’ 이런 것까지 확인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사람이 분간하기 힘든 거거든요. 전 처음에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직원 분들이 ‘조율, 어떻게 해드릴까요?’ 물으면, ‘잘해주세요’라고 말했어요. 지금까지 페달도 안 눌리고 건반도 다 깨지고, 이런 피아노로도 연주 많이 해봤거든요. 피아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느낌이랄까. 조율이 잘 된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좋아요.”

윤한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음악을 전공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취미로 피아노를 배우기는 했지만, 음악인이 될 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공부 잘하고 모범생이었던 아들의 갑작스런 선전 포고에 그의 어머니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유학을 가서 전문적인 음악 공부를 한 뒤 음대 교수가 되는 건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막연했지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 때, 윤한은 어머니의 설득을 받아들여 음대 입시 공부를 시작했다. 6개월 동안 명문대 출신 작곡가에게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은 결과, 윤한은 버클리음악대학에 합격했다. 전공을 결정하는 2학년 때, 그는 재즈 피아노를 선택했지만 졸업 후의 미래를 그려 보며, 영화음악 작곡으로 전공을 바꿨다. 윤한은 그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로맨스가 필요해> <돈의 화신>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등 다수의 드라마 OST를 선보였다.

“OST 작업도 재밌어요. 드라마 <구가의 서>를 함께 작업한 음악감독이 <로맨스가 필요해 3>를 맡게 되셨는데, 또 한 번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곡을 쓸 때는 길이 제한, 이런 조건이 없지만 드라마는 극의 상황, 분위기에 맞게 곡을 풀어가야 하잖아요. 길이도 2분 30초, 딱 맞게 끊어야 하고, 음악이 너무 튀어서도 안 되고. 여러 가지 제한이 많지만 OST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제 음악이 드라마에 쓰여진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고요. 드라마, 영화 분야에서도 점점 음악에 많이 투자하는 분위기라서 스케일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퀄리티도 좋고. 요즘 나오는 OST를 들어보면, 다 좋더라고요.”




음악과 전혀 상관 없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

윤한은 2012년 뮤지컬 <모비딕>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동시에 노래, 연기를 함께해야 했던 첫 무대. ‘엑터-뮤지션 뮤지컬’이라는 색다른 공연에서 수준급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MBC <아름다운 콘서트>에서 음악감독 겸 보조 MC로 활동했고, 지난해 9월부터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 출연 중이다.

“섭외 전화가 왔을 때, 흔쾌히 수락했어요. 파트너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웃음). 제작진에게 귀띔이 있을 줄 알았는데 원래 안 알려준대요. 첫 녹화 날까지고 안 알려줬어요. 다행히 같이 출연하고 있는 이소연 씨가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잘 맞춰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부터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세요. 감사하죠.”

<우결>에서는 매너남, 배려남으로 통하는 윤한. 때때로 남성 시청자들로부터 원성을 듣기도 하지만 튼실한 자존감의 소유자, 윤한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방송 모니터는 꼬박꼬박 하지만, 악플이 달려도 선플이 달려도 무심한 반응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음식이 없듯이, 음악도 사람도 마찬가지잖아요. ‘윤한’이라는 사람을 오해할 수 있는데, 솔직히 그런 거에 관심이 없어요. 최대한 최선을 다해서 즐기면서, 진실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에요. 음악인인데 왜 방송에 나오냐? 그런 거는 제게 큰 의미가 없어요.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을 하던 사람이 연기를 하거나, 연기를 하던 사람이 음악을 하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데, 외국에서는 당연한 흐름이에요. 저스틴 팀버레이크 같은 사람을 봐요. 영화를 찍었다가, 빌보드 차트 1위 앨범도 내고,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그도 하고 그러잖아요. 왜 그러겠어요?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 거예요.”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윤한은 어떤 새로운 일도 도전할 생각이다. 음악과 전혀 상관 없는 연기도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피아니스트로 데뷔했지만 나중에는 그림을 그린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 저를 보고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반대로 거부감을 갖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요. 다른 사람들 반응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그런 시선을 따라 살다 보면,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나타날 때 머뭇거리겠죠. 저는 그러진 않을 거예요.”




모든 공연, 항상 만족스러운 이유

윤한은 오는 2월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발렌타인데이 콘서트를 비롯해 3월까지 전주, 울산, 군포에서 ‘윤한 로맨틱 콘서트’를 펼친다. 연인보다는 솔로들이 많이 온다는 윤한의 콘서트. 여성 관객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서, 언젠가 남자들을 위한 곡도 써볼까 궁리 중이다. 지난해 12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전국투어 콘서트 ‘맨 온 피아노(MAN ON PIANO)’는 윤한에게 유독 잊히지 않는 무대였다.

“데뷔 초부터 예술의전당에서 ‘윤한’ 이라는 이름을 걸고 공연을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아티스트 윤한으로서의 시작점이 된 무대였어요. 감격스러웠어요. 지휘자 포지션으로도 무대에 섰는데, 관객들이 제 뒷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을 거예요. 무언가 처음 도전을 할 때는 어색한 게 당연한 것 같아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시도를 했다는 게 중요한 거죠. 어디에 의미를 두는 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 그의 일상은 공연 연습, 방송 촬영, 인터뷰의 반복이다. 올해로 데뷔 5년 차지만, 아직은 신인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윤한이 늘 마음에 새기는 건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라는 말이다. “하고 싶은 욕심만 있다면 언제든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윤한. 타고난 낙천성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부모님의 성격을 빼닮았다.

“데뷔하기 전까지 콩쿨, 오디션에 수 차례 떨어졌었어요. 필드에 좀 나가서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돌파구가 그런 것밖에 없었으니까요. 당시에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별로 없었고 저는 연주자였으니까, 계속 찾아가고 떨어지는 일의 연속이었어요. 하지만 힘들진 않았어요.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런 게 모두 언젠가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금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예전에는 낯도 많이 가렸어요.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면서 조금 달라진 거고요. 미국 친구들은 아직도 제가 이렇게 방송활동하고 조금이나마 알려진 걸 잘 몰라요. 요즘 뭐하냐고 물으면 ‘그냥 음악해’라고 말하니까요.”

윤한에게는 공연이 끝난 후, 빼먹지 않는 버릇이 하나 있다. “오늘 공연 좋았어”라고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일이다. 무엇 하나 아쉽지 않은 일이 없지만, 되도록 후회는 하지 않는다. “후회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잖아요. 항상 이변은 있는 법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실수도 있는 거고요. 후회보다는 건설적인 마인드로 다음을 약속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윤한이 화가 나는 순간은 단 하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다. 더 잘할 수 있는데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나이를 막론하고 제언한다. 때때로 너무나 직설적인 표현에 당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오랫동안 윤한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의 본심을 알아챈다.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을 좋아해요. 공연도 많이 찾아갔고요. 지금 키스 자렛에 대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는데, 연구해보고 싶은 아티스트에요. 저도 키스 자렛처럼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내가 환갑이 넘었을 때, 어린 친구들이 ‘윤한’에 대해 궁금해한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논문 거리가 되는 사람, 매력적이지 않아요?”

윤한은 자신의 트위터에 종종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라는 말을 적는다. 하루하루를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하다. “며칠 전에 눈이 많이 온 날, 친구들이랑 이자카야에서 사케를 한 잔 했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건강검진을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 것도 감사하고, 꿈의 무대에서 전국 투어를 한 것도 행복하고, 친형이 아이를 낳아서 조카가 생긴 것도 기쁘고요(웃음). 소소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2014년 첫 달을 보내고 있는 지금, 윤한의 고민은 무엇일까. “봄 지나면 금방 여름이잖아요. 몸을 키워야 하나 고민이에요. 대학생 때는 헬스 중독이었거든요. 근육질 몸매였는데 한국에 오니까 슬림이 대세더라고요. 살을 뺐다기보다 운동이 줄고 식습관도 변하니까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지금은 좀 마른 거 같지 않아요?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다시 시작할까 봐요.” 헐크 몸매의 윤한이 쉽게 상상이 되진 않지만, 자아가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하는 윤한이니, 색다른 그의 모습을 볼 날이 머지 않았다.


   피아니스트 윤한의 추천 앨범 BEST 3

Joe Brooks 『A reason to swim』

조 브룩스의 앨범 중에 한국에 처음 소개된 EP 『A reason to swim』 에 수록된 「Holes Inside」 를 추천합니다. 이 곡은 조 브룩스가 세상에 알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이기도 한데요. 조 브룩스는 별다른 레이블의 도움 없이 혼자 마이스페이스에 음원을 올리고 1년 가까이 1위를 차지한 괴물이기도 합니다.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살아있는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가 귀를 녹아 내리게 만들어 주로 저녁에 운전하면서 많이 듣고 있습니다.



John Mayer 『Continuum』

존 메이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이 자연스러움이에요. 그러한 면이 굉장히 잘 살아난 그의 셀프 프로듀스 앨범인데요. 이 앨범은 트랙 별로 쭉 들으면 점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그와 함께 하고 있음이 느껴지는 앨범입니다. 언젠가 존 메이어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말을 적게 할수록 사람들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말을 했어요. 있는 그대로의 그의 모습을 음악을 통해 표현해낼 수 있다는 점이 참 부럽더라고요. 제가 그를 존경하게 된 앨범이기도 합니다.


Jamie Cullum 『The Pursuit』

좋아하는 뮤지션, 닮고 싶은 뮤지션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제가 늘 언급하는 아티스트입니다. 경계가 없고, 한계도 없고, 늘 새롭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그의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의 앨범은 음악 뿐 아니라 아트워크도 참 좋아하는데요. 모든 앨범을 추천하고 싶지만, 최근 제 공연에서 몇 차례 커버한 적이 있던 「Mixtape」 이 수록된 이 앨범을 추천합니다. 함께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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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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